KDB생명 본입찰이 오는 7일 예정된 가운데 인수 후보들의 셈법에 관심이 쏠린다. 예비입찰에는 5곳이 참여하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가격과 추가 자본확충 부담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본입찰 참여 여부가 갈릴 것이란 분석이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 매각 주간사 삼일회계법인은 내일 본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예비입찰에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보업계 '빅3'를 비롯해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흥국생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삼성생명과 한국투자금융, 흥국생명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DB생명은 이번이 일곱 번째 매각 시도다.

분위기 다르다는데…건전성은?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이전과 다른 분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산업은행은 지난 4월 매각 공고에서 필요할 경우 거래에 앞서 KDB생명에 대한 사전 자본확충 가능성을 열어뒀다.
자본확충이 이뤄질 경우 늘어난 지분까지 포함해 모두 매각 대상이 된다는 내용도 공고에 담겼다. 자본확충 여부나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거래 성사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KDB생명의 강점으로는 자산 규모와 기존 계약 기반이 꼽힌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총자산은 16조5576억원, 계약서비스마진(CSM)은 8485억원이다. 당기순이익도 278억원으로 전년 동기(27억원)보다 10배가량 증가했다. 기존 보험사는 보험계약과 영업 기반을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는 기회고 보험 계열사가 없는 금융그룹에는 생명보험업 진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매물이다.
반면 자본건전성은 가장 큰 부담이다. 올해 1분기 말 KDB생명의 경과조치 적용 후 지급여력(K-ICS) 비율은 186.1%로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30%를 웃돈다.
하지만 경과조치를 적용하지 않은 K-ICS 비율은 74.5%에 불과하고 기본자본 K-ICS 비율은 마이너스(-) 25.2%다. 현재 건전성은 경과조치 효과가 반영된 수치인 만큼 인수자는 실질적인 자본 체력을 함께 따져볼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경과조치가 단계적으로 축소되는 만큼 인수 이후 추가 자본확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경과조치 적용 전 K-ICS 비율을 130%까지 끌어올리려면 약 7900억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결국 매물 자체의 가치보다 인수 이후 얼마나 많은 자본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지가 본입찰의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다.
외형 확대부터 보험 진출까지…후보별 셈법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생보업계 빅3와 한국투자금융지주, 흥국생명이 경쟁하는 가운데 KDB생명 인수 효과가 가장 분명한 후보로는 흥국생명과 한투지주가 꼽힌다.
우선 흥국생명은 외형 확대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된다. 별도 기준 올해 1분기 말 총자산은 23조2912억원으로 KDB생명의 자산을 더하면 단순 합산 기준 약 40조원 규모가 된다. 이는 같은 시점 동양생명의 총자산(34조4953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CSM도 흥국생명(2조5539억원)과 KDB생명(8485억원)을 합치면 3조4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계약 기반과 영업채널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외형 확대 효과가 가장 직접적이라는 평가다. 흥국생명은 본입찰을 앞두고 KDB생명 인수 태스크포스(TF)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보험업 진출 자체가 핵심 목적이다. 현재 증권과 자산운용, 저축은행, 캐피탈 등 주요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보험사는 없다. KDB생명을 인수하면 생명보험 라이선스를 확보하며 금융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다.
다만 한투지주는 BNP파리바카디프생명도 함께 염두에 두고 있다. 카디프생명은 올해 1분기 총자산이 2조7383억원으로 KDB생명보다 규모는 작지만 경과조치 적용 전 K-ICS 비율이 222.02%에 달해 추가 자본확충 부담이 적다. 반면 영업 기반이 제한적인 만큼 외형 확대 효과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결국 규모를 택할지 건전성을 택할지가 한투지주의 선택지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생명은 왜? 오리무중
생보업계 빅3는 전략적 판단의 성격이 더 짙다. 삼성생명은 총자산 300조원이 넘는 업계 1위 사업자로 KDB생명 인수에 따른 외형 확대 효과는 제한적이다. CSM도 이미 14조원을 웃돈다. 다만 방카슈랑스 판매채널 확보나 경쟁사 견제 등 전략적 측면은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삼성생명은 임원급이 이끄는 전담 TF를 구성하고 회계·법률 자문사도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이번 인수전 참여 배경에 여전히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다른 후보보다 인수효과가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외형 확대 효과가 제한적인데 추가 자본 투입 등을 고려하면 M&A 실익이 크지 않다는 시각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6월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약 1조원 규모의 거래를 추진 중이라 추가 인수에 따른 자본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사모펀드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 지분 투자에도 참여하는 등 최근에는 보험사 인수보다 비보험 금융과 투자 영역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교보생명의 경우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기보다 거래 조건과 시장 상황을 살펴보는 차원의 참여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적과 건전성이 이전보다 개선되면서 KDB생명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인수 이후 추가 자본확충에 얼마나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지도 가늠해봐야 한다"며 "후보별 자본 여력과 전략에 따라 본입찰 참여 여부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