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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만 미래에셋 부회장, 이채로운 재테크

  • 2020.02.12(수) 08:19

미래에셋벤처 보유지분 전량 자녀에 증여
주가 하락기 절세 차원, 꼼꼼 재테크 눈길

미래에셋대우를 이끌고 있는 최현만 대표이사 부회장(60)이 벤처캐피탈 계열사 보유 지분 전량을 자녀에게 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주를 매입할 때 유독 의결권 없는 우선주에 관심을 보이는 등 이채로운 그의 투자 행보와 맞물려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부회장

◇ 주식 쌀 때, 미래에셋벤처투자 지분 자녀에 증여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계열사 미래에셋벤처투자 보유 주식 32만여주를 지난달 31일자로 자녀에게 모두 증여했다.

당시 시세를 감안하면 증여한 지분 가치는 10억원에 다소 못 미치는 금액이다. 최 부회장은 슬하에 1남1녀의 성인 자녀를 두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미래에셋금융그룹의 벤처캐피탈 계열사로 지난해 3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회사다. 최 부회장은 비상근직이긴 하나 미래에셋벤처투자 등기임원을 맡고 있으며 이 회사 상장에 앞서 미미하긴 하나 주식을 보유한 초기 투자자다.

미래에셋벤처투자 상장 직후 다른 투자자들이 발빠른 현금화에 나설 때 최 부회장은 오히려 주식을 추가로 사들여 시선을 모은 바 있다. 이사회 멤버로서 책임경영을 통해 향후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특히 최 부회장이 추가 매집을 계기로 지분을 차츰 확대하나 싶었는데 자녀들에게 모두 넘겨주는 뜻밖의 행보를 보여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 부회장 개인적인 일이라 특별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미래에셋벤처투자 주가 흐름을 봤을 때 절세를 위한 타이밍을 잡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가 하락을 기회로 증여세를 아끼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주식 가치는 몇달 전 단행한 증자 이후 주춤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회사는 작년말 보통주 1주당 약 0.5주의 비율로 1533만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했다.

인도네시아와 인도의 벤처캐피탈 시장 공략을 위한 자금 실탄 마련 차원에서 주식발행초과금 가운데 153억원을 재원으로 증자를 단행했다.

이후 무상증자 및 배당(권배락 기준가 3310원)에 따른 주가 조정(작년 12월27일)을 거치면서 주가가 지속적으로 빠졌다. 이 시기를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 증여세를 절약하기 위한 적절한 타이밍을 잡은 것으로 관측된다.

◇ 남 들 팔 때 우선주 확대 눈길

최 부회장이 회사 주식으로 독특한 투자 색깔을 드러낸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그가 미래에셋대우 '창업 멤버'이자 그룹 내 실력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주식 재테크 면에서 '꼼꼼함'을 드러낸다.

대표적인 사례가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다. 최 부회장은 작년 9월에 미래에셋대우 보통주 2000주와 함께 우선주(미래에셋대우2우B)를 각각 3000주, 2000주 추가로 사들였다.

매입 자금이 1억원에 못 미친 3600만원에 불과하고 취득 주식수가 미미하나 2016년 통합법인 미래에셋대우 출범 이후 처음으로 추가 매입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만했다.

회사의 다른 임원들이 이 기간 보유 중인 우선주를 처분한 것과 달리 최 부회장만 우선주를 오히려 확대한 것도 흥미로운 장면이었다. 작년 9월말 기준 주요 임원 가운데 최 부회장의 우선주 보유량(8만여주)이 가장 많다.

최 부회장이 들고 있는 우선주 '2우B'는 구형 우선주(1995년 상법 개정 이전)와 달리 주주에게 지급하는 최소한의 배당률을 정한 것이 특징이다.

배당금을 마치 채권이자처럼 고정적으로 챙겨준다는 점에서 이름 뒤에 채권(Bond) 약자인 'B'를 붙였으며 회사가 충분한 이익을 못 내 그해 배당을 못하면 이듬해 2년치를 한꺼번에 지급하는 이점도 갖고 있다.

최 부회장이 우선주를 사들인 것은 실적 개선으로 인한 배당 이익 확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대우는 2018회계연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와 2우B 우선주 각각 1주당 220원을 지급했는데 최 부회장이 챙긴 배당금은 총 8000만원 정도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무려 660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는데, 최 부회장이 가져갈 배당금 규모도 늘어난 주식수 만큼이나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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