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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상장리츠 군단⋯'순도 100%' 리츠 ETF 출시 예감

  • 2020.07.28(화) 09:09

내년 3월 100% 리츠 구성 ETF 출시⋯배당 수익률 4% 수준 예상
관건은 올해 상장 여부⋯운용사·거래소 긍정적, 일부 회의적 시각

지난 10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이어온 리츠 시장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남은 하반기 개별 리츠 종목들이 상장 채비를 서두르면서 구성 종목이 100% 리츠로 구성되는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탄력이 붙고 있어서다.

이를 주도하는 한국리츠협회는 물론, 상장 주체인 한국거래소, 운용을 맡은 자산운용 업계도 반기는 분위기다. 투자 매력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다만, 해결 과제도 분명하다. 공모 규모에 따라 상품 출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큰 주목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도 나오고 있다. 이번 하반기가 상품 출시 분수령으로 지목된다. 

◇ 리츠 ETF, 내년에 만나요

27일 한국리츠협회(협회)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 1분기 말 리츠 ETF가 출시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22일 협회를 비롯해, 자산운용사, 한국거래소 관계자들이 참석한 관련 논의를 가졌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는 리츠 종목이 담긴 ETF 상품이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TIGER 부동산인프라고배당혼합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재간접형)'과 'TIGER KIS부동산인프라채권TR'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두 ETF 모두 개별 리츠만을 담고 있는 상품은 아니다. 리츠와 마찬가지로 배당 성향이 있는 우선주를 포함했기 때문에 배당주 혼합 상품에 가깝다.

미래에셋 TIGER 부동산인프라고배당혼합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재간접형)에는 지난해 주식시장 대어로 평가 받으며 상장한 롯데리츠와 최근 성장형 리츠로 주목받고 있는 신한알파리츠, 이리츠코크렙 등이 포함돼 있다.

TIGER KIS부동산인프라채권TR에도 마찬가지로 롯데리츠, 신한알파리츠, 이리츠코크랩 등 국내 대표 상장 리츠들이 포진해 있지만 타 상품과 같이 섞여 있어 리츠 ETF로 보기 힘들다.
 
그러나 연내 개별 리츠들이 무더기 상장되면서 내년 초면 '순도 100%'의 리츠 ETF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리츠 ETF가 나올 경우 국내 개별 리츠들이 제공하는 배당 수익률 보다는 다소 낮은 금리가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상장 리츠들이 제시하는 평균 배당 수익률은 4~6% 대에 형성돼 있다. ETF가 출시될 경우 4% 초반 선에서 수익률이 제시될 전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상장 리츠들이 제공하는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4~6%, 최근에는 8%까지 제공한다는 상품도 봤는데, 여러 리츠 종목들을 들고 있는 종목은 4% 초반 수준에서 결정될 확률이 크다"며 "다만, 확정된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수요에 따라 얼마든지 변동될 가능하지만 확실한 건 기준 금리 대비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올해 릴레이 상장이 마무리되면 연말께 관련 상품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1달 정도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2~3월 경 정식 운영 개시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리츠협회 관계자는 "내년 3월 개별 리츠만으로 구성된 상품이 출시되면 국내에서도 미국이나 싱가포르처럼 하나의 투자처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리츠가 재도약 하는 계기는 내년 3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연내 상장 여부 핵심 관건

다만, ETF를 등판시키기까지 몇 가지 해결 과제가 남아있다. 가장 중요한 대목은 연내 상장 여부다. 지난 2010년 이후 리츠 시장의 덩치는 커졌지만 실질적으로 시장에 상장돼 거래되는 ETF 상품이 나오지 않은 것도 이와 연관이 깊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남은 하반기 증시 입성이 예상되는 개별 리츠는 대략 10개다. 이중 미래에셋맵스제1호리츠와 제이알글로벌리츠는 각각 이달 말일과 다음달 상장을 앞두고 있다.

따라서 뒤를 이을 후속 주자들의 상장 여부가 중요해졌다. 뒤늦게 상장 연기나 철회를 할 경우 내년 1분기 출시라는 로드맵 수정은 불가피 해진다. 

실제 마스턴프리미어1호리츠는 상장 대표 주관사인 삼성증권과 협의 하에 이달 22일부터 24일까지 예정된 공모청약 일정을 미룬 바 있다.

재간접 리츠를 제외하고 최소 10개 정도의 리츠가 상장돼야 자산운용 업계나 한국거래소도 관련 ETF 상장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모펀드나 ETF는 집합투자증권을 40% 초과해 다른 펀드에 투자하는 상품(재간접 펀드 등)에 투자할 수 없다. 운용보수가 이중으로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본시장법에 제한을 걸어놨다.

국내 주식시장에는 27일 기준 총 8개의 리츠가 상장해 있다. 이중 NH프라임리츠와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재간접 상품이다. 

즉, ETF 구성 자산으로 삼을 수 있는 종목은 총 6개에 불과한데 남은 기간 이 부분을 채울 수 있는 리츠들이 들어와야 ETF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ETF 시장팀 관계자는 "한 상품(ETF)을 만들 때는 구성 종목이 최소 10개 정도는 있어야 하지만 현재 ETF에 들어갈 수 있는 리츠는 재간접형을 제외하면 6개뿐"이라며 "추후 개별 리츠들의 상장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무르익은 분위기⋯시각은 '제각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발한 이후 리츠 시장은 작년과 다르게 침체돼 있지만 올해 개별 리츠들이 릴레이 상장을 알리면서 순도 100%의 ETF 출시와 관련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상품을 만들고 운용하는 자산운용 업계나 상장 심사를 하는 한국거래소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롯데리츠가 상장했을 때 관련 ETF 상품도 같이 주목을 받은 기억이 있다"며 "남은 하반기 리츠들이 대거 상장을 하면 이에 투자를 하게 될 ETF에 대해서도 시장에서 언급이 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특히, 초저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이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던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배당을 제공하는 인컴 상품 쪽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거래소 반응도 나쁘지 않다. 상품을 만들고 운용하는 주체인 운용사가 상장을 신청하면 적극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가 "리츠 ETF에 대해 강제할 권한은 없지만 수요적인 측면에서 운용사들이 필요성을 느낀다면 적극적으로 상품을 만들어 상장 신청을 할 것"이라며 "여건만 조성되면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시각도 감지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장의 관심사는 리츠와 같은 인컴형 상품 보다는 성장주, 정책수혜주와 같은 특정 분야에 쏠려 있어 ETF가 출시된다 하더라도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리츠가 섞여 있는 ETF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순수 리츠만으로 구성된 상품이 큰 관심을 끌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투자 매력을 어필할 수 있을지 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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