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ETF+α' 주식형 액티브 ETF 출시 임박…미래·삼성운용 출격

  • 2020.08.04(화) 14:56

AI 기반에 세부 운용은 달라…내달 중 상장 전망
추후 매니저 운용…업계, 공모펀드 부활 계기 기대

출시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상장지수펀드(ETF)가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ETF에 공모 주식형펀드의 특성을 결합한 '주식형 액티브 ETF'의 상장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ETF처럼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으면서도 플러스알파(+α)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운용사들은 주식형 액티브 ETF 상장이 사모펀드에 밀려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공모펀드 시장 부활의 계기가 되길 내심 바라고 있다.

◇ 삼성·미래에셋운용, 상장 신청…내달 중 첫 선

4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1, 2위 자산운용사로 ETF 시장에서도 양대 산맥을 구축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중순 한국거래소에 주식형 액티브 ETF 상품을 각각 1개씩 상장 신청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시행 세칙을 개정한 데 따른 것이다. 액티브 ETF는 채권형에 한해 상장할 수 있다는 문구가 삭제되면서 주식형 액티브 ETF 출시가 가능해졌다. 당초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지난해부터 주식형 액티브 ETF 상장을 허용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로 그 시기가 늦어지게 됐다.

거래소 ETF시장팀 관계자는 "지난달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으로부터 주식형 액티브 ETF 상장신청서를 접수해 현재 심사 중"이라며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다음 달 내로 2개의 ETF 상품이 상장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 미래에셋·삼성 모두 AI 기반…운용방식은 다소 달라

주식형 액티브 ETF는 단순히 특정 지수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ETF에 시장 상황에 따라 편입 자산을 교체하는 액티브 펀드의 적극적인 운용 전략을 가미한 상품이다.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국내에서 출시되는 주식형 액티브 ETF는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면서 상관계수 0.7을 유지하는 전제하에 운용사가 종목 구성에 손댈 수 있다. 기존의 패시브 ETF가 추종지수와 상관계수 0.9를 유지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지수에 대한 부담을 줄여 자율적인 운용 여력을 준 것이다. 

이번에 주식형 액티브 ETF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미래에셋과 삼성의 ETF는 기본적으로 코스피200지수를 따르면서 인공지능(AI)이 종목 선정에 관여한다는 점은 같지만 세부적으로는 약간 차이가 있다. 

미래에셋은 자체 개발한 AI가 국내 신성장 업종 내 실적 개선이 뚜렷한 종목을 골라 담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 구성과 운용을 모두 책임진다. 삼성의 경우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딥서치와 공동 개발한 AI가 기업 공시나 보유 특허 등을 분석해 종목을 선정하고 최종 포트폴리오 구성에는 자사 펀드 매니저가 일부 관여한다.

◇ 매니저 운용 ETF는 아직…운용업계, 반전 계기 기대

2008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액티브 ETF는 애초 채권형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ETF 특성상 실시간으로 편입 종목을 공개해야 하는데, 주식형의 경우 막대한 자금을 굴리는 운용사 포트폴리오가 노출되면 선행매매나 추종매매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이번에 거래소 시행세칙이 변경되면서 원칙적으로는 어떠한 형태의 주식형 액티브 ETF도 상장이 가능하지만 미래에셋과 삼성이 우선 AI 기반 ETF만 내놓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자사 펀드 매니저가 직접 굴리는 액티브 ETF의 세부 운용전략이 실시간으로 노출되는 것이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편입 종목 공개와 관련한 규제를 완화해 주면 기존 공모 주식형 펀드를 ETF로 변경 상장하거나 펀드 매니저가 운용하는 신규 상품을 출시하는데 훨씬 수월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운용업계는 수년간 고공 성장을 거듭하던 사모펀드에 밀려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든 공모펀드 시장이 주식형 액티브 ETF 출시를 계기로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길 바라고 있다. 시장이 어느 정도 자리 잡으면 대표 공모 주식형 펀드들을 ETF 형태로 상장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는 속내도 담겨 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공모펀드 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조만간 각 운용사 간판 주식형 펀드의 ETF 출시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는 상품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져 우리나라가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