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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고심 끝 '옵티머스 최대 70% 보상안' 속내는?

  • 2020.08.27(목) 13:01

6번째 이사회만에 30~70% 차등 유동성 공급
투자자 보호·주주가치 제고 모두 고려한 결정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에게 최대 70%까지 유동성을 선지원한다. 옵티머스 사태가 본격화한지 2개월여만의 결정으로 펀드 판매액을 고려할 때 NH투자증권이 지급해야 하는 금액은 2000억~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2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에게 가입 규모에 따라 원금의 30~70%에 해당하는 자금을 지원하는 유동성 공급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펀드 만기가 지난 고객 가운데 투자금액 3억원 이하 가입자에겐 원금의 70%, 10억원 미만 가입자에겐 50%, 10억원 이상 가입자에겐 40%를 지원한다. 법인 가입자도 개인과 동일한 지원 비율을 적용하되, 가입 규모가 10억 이상인 법인은 개인보다 유동성 여건이 나은 점을 고려해 30%만 지원하기로 했다.

3억원 미만 가입자가 전체 가입자의 77%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다수의 투자자가 원금의 70%를 선지원 받을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고객들에게 더 높은 비율의 유동성을 지원해 2차 피해를 방지하는 것이 유동성 공급 취지에 부합한다고 자체 판단했다. 또 11월부터 사모펀드 최소 투자가능금액이 현행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 조정되는 점도 고려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6월 25일 임시이사회를 시작으로 지난달 23일 정기이사회와 8월 13일, 19일과 25일 세 차례에 걸친 비공개 긴급이사회를 열어 유동성 공급을 위한 해법 찾기에 나섰다. 선지원해야 하는 금액이 워낙 큰 탓에 이사회 내부에서도 의견 접점을 찾는데 진통을 겪다가 이날 결국 6번째 이사회 만에 어렵사리 결론을 내는데 성공했다.

NH투자증권의 최대 70% 유동성 공급안은 한국투자증권이 내놓은 보상안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초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 가운데 가장 먼저 원금의 70%를 선지급하는 보상안을 내놨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서 주주들의 눈치도 살펴야 하는 NH투자증권과 달리 한국금융지주 100% 자회사로서 의사결정 절차가 단순한데다 판매금액도 훨씬 적어 신속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옵티머스 펀드 판매액은 287억원으로, 4327억원에 달하는 NH투자증권과 크게 차이가 난다. NH투자증권 입장에선 한국투자증권과 동일한 선지급 비율을 적용할 경우 그 금액이 3000억원을 넘어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 참고로 NH투자증권이 역대급 분기 실적이라고 자평한 지난 2분기 연결 순이익이 2305억원이었다. 

이날 내놓은 차등 지급안은 이런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상대적으로 소액을 투자한 고객들에게는 최대 비율로 보상하되 형편이 나은 고액 투자자나 법인 투자자에는 이보다 낮은 비율로 보상하면서 투자자 보호와 주주 가치 제고 모두 다 신경 썼다는 평가가 나온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안건 의결은 판매사로서의 도의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조치"라며 "고객들의 유동성 문제로 인한 2차 피해를 줄이고 장기적 경영 관점에서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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