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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뭉칫돈 몰리는 실권주 투자의 모든 것(feat. 에어부산)

  • 2020.12.15(화) 10:00

에어부산 유상증자 실권주 청약에 2조원 몰리며 경쟁률 626.52대 1
대한항공부터 에어부산까지 항공사 실권주 청약에 쏠린 증거금 9조원 
청약부터 증거금 환불까지 상장공모주와 비슷…신주상장일 주가 변수

오늘 공시줍줍 주제는 실권주에요.

주식시장에서 주주배정 유상증자 때 기존주주들이 자신에게 배정받은 주식을 포기하는 것을 실권(失權=권리를 잃었다)이라고 해요. 

따라서 실권주는 주주에게 배정한 신주인수권리를 일부 주주가 포기하면서 발생한 주식이죠. 기존주주가 아니어서 유상증자 신주를 인수할 권리가 없는 사람들은 실권주 공모가 있을 때 참여할 수 있어요. 

현행법은 원칙적으로는 실권주를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지만, 몇 가지 예외조건(일정 가격 이상으로 공모가격 결정, 주주에게 초과청약 기회 부여 등)을 갖추면 판매를 허용해요.
 
금융감독원 직원이나 상장회사 재무담당자가 아니라면 굳이 예외조건까지 외울 필요는 없어요. 실권주를 판매하는 방식은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이사회에서 미리 결정한 후 친절히 공시하니까 유상증자 공시를 살펴보면 된답니다.

아래 그림은 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이 지난 14일 공시한 [유상증자 또는 주식관련사채 등의 청약 결과]란 제목의 공시화면이에요. 에어부산은 지난 9월 3000만주 규모의 주식을 새로 발행해 주주들에게 돈을 받고 팔기로(주주배정 유상증자) 결정했는데 이번 공시는 그 결과를 담은 내용이에요. 

 

에어부산의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했어요. 따라서 지난 7일과 8일 이틀간 우리사주조합(회사 임직원)과 기존주주를 대상으로 먼저 청약을 받은 결과, 총 3000만주 가운데 2879만9751주(청약률 96%)를 판매했고, 나머지 4%(120만249주)는 팔지 못했어요, 

이후 미판매분(실권주) 120만249주를 10~11일 이틀간 일반투자자에게 공개 판매(일반공모)했어요. 일반공모 청약에서는 사겠다는 신청이 7억5197만6000주 몰려 경쟁률 626.52대 1 기록했어요. 금액으로 따지면 2조원(1주당 신주발행가격 2785원*7억5197만6000주)이 몰린 것이죠.

결과적으로 에어부산은 새로 찍어낸 3000만주를 완판하는데 성공하며, 총 835억원의 운영자금을 모을 수 있게 됐어요.

지난달 [공시요정]'특가 세일' 항공사 실권주, 연속 매진 행렬에서 주식시장에 상장한 항공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자금난을 극복하기 위해 실시한 유상증자 결과, 실권주가 높은 인기 속에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내용을 살펴봤는데요. 올해 항공사 유상증자 마지막 주자 에어부산의 실권주도 예외 없이 높은 인기를 누렸네요.

[올해 항공사 유상증자 실권주 청약 결과] 

-대한항공(청약일 7월 14~16일) 1주당 발행가격 1만4200원/ 실권주 경쟁률 124.51:1 / 증거금 3조7256억원 
-제주항공(청약일 8월 18~19일) 1주당 발행가격 1만2400원/ 실권주 경쟁률 79.87대1 / 증거금 1조1894억원
-진에어(청약일 10월 29~30일) 1주당 발행가격 7000원/ 실권주 경쟁률 159.01대 1 / 증거금 1조4869억원
-티웨이항공(청약일 11월 10~11일) 1주당 발행가격 1485원/ 실권주 경쟁률 4358.81대 1 / 증거금 4471억원
-에어부산(청약일 12월 10~11일) 1주당 발행가격 2785원 / 실권주 경쟁률 626.52:1 / 증거금 2조942억원

항공사들이 올해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실시한 유상증자 결과, 실권주를 사겠다고 모인 시중 자금(증거금)이 총 8조9432억원. 거의 9조원에 육박했어요.

항공사들은 당장의 운영자금도 부족해서 유상증자를 실시한 것인데 주식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선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지면 항공사 경영실적 회복할 것이란 기대속에 투자한 것으로 보여요.

특히 실권주는 올해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군 상장공모주와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다는 점. 그래서 지금처럼 주식시장 흐름이 좋을때는 공모주만큼이나 실권주 인기도 높은 편이에요.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실권주 청약(12월8~9일) 결과 
 청약경쟁률 2720.45대 1  청약증거금 1조6000억원

그렇다면 실권주는 어떻게 투자하고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조금 더 살펴보도록 해요.

# 실권주와 공모주가 비슷한 점

유상증자 때 신주발행가격은 기준주가에서 일정수준 할인율을 적용해서 계산해요. (유상증자 신주가격을 결정하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포스코케미칼 유상증자 발행가격 결정방법

공모주 역시 먼저 주식시장에 상장한 회사들과 상대 평가해서 주식가치를 구한 뒤, 일정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하죠. (공모주 가격을 결정하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카카오게임즈 공모가격 결정방법)

따라서 실권주와 공모주는 시세보다 싼 가격에 주식을 확보해서 나중에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깔린 상품이란 점. (물론 무조건 차익을 보장하진 않아요. 주식은 기본적으로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 상품이고, 인기가 없는 실권주는 청약미달도 많이 생겨요.)

실권주와 공모주 모두 주식시장에서 사는 게 아니라 증권사에 직접 증거금을 내고 청약 신청해야 한다는 점도 같아요. 

아래 그림은 에어부산이 유상증자를 위해 작성한 증권신고서 화면이에요. 

에어부산은 12월 7일~8일 기존주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했고, 그 결과 실권주가 발생하자 10일~11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았어요. 

이런 일정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를 하는 회사들 대부분이 비슷해요. 기존주주 대상 청약 결과를 집계하고, 그 다음 날 실권주 청약공고를 발표해요. 청약공고는 해당 회사 또는 유상증자를 도와주는 증권사(주관회사, 인수회사)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어요.

실권주 청약 때는 증거금률 100%. 자신이 사고자 하는 금액(1주당 발행가격*수량)만큼 증거금(증권회사에 예탁하는 보증금)을 내야 해요.

공모주 청약 때는 자신이 사고자 하는 금액의 절반을 증거금으로 내는 것(증거금률 50%)과 비교하면 증거금률이 높은 편. 다만 공모주는 1인당 청약가능 한도가 정해져 있지만, 실권주는 청약 한도가 없어요.(실권주 전체 수량이 청약한도)

[KB증권 홈페이지 에어부산 실권주 청약공고 화면]

# 신주상장예정일 차익실현 매물 주의

공모주 청약과 마찬가지로 실권주 청약 때도 환불일, 신주상장예정일도 잘 살펴봐야 해요. 

만약 에어부산처럼 청약경쟁률이 높아서 자신이 신청한 금액만큼 실권주를 배정받지 못했다면, 이틀(영업일 기준) 뒤 나머지 금액을 돌려받아요. 

또한 실권주를 배정받았더라도 곧바로 거래(매도)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신주상장예정일부터 거래 가능하다는 점. 

에어부산의 신주상장예정일은 올해 주식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0일. 따라서 이날은 실권주 포함, 이번 유상증자로 새로 발행한 신주 3000만주가 일제히 거래를 시작하는 날이에요. 

에어부산의 현 주가 수준(3905원, 12월 14일 종가)이 12월 30일까지 이어진다면, 주당 2785원에 유상증자 신주(실권주 포함)를 매입한 사람들은 이날 주식을 팔아서 차익을 거둘 수 있어요. 앉은자리에서 시세대비 30% 이익을 낼 수 있는 상황. 

다만 공모주와 달리 실권주는 신주상장예정일 전에도 계속 기존 주식이 거래되기 때문에 주가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 알 수 없고, 일정기간 매도금지(보호예수, 의무보유확약)가 없어서 상장일에 한꺼번에 매도 물량이 쏟아져나와 하락할 가능성도 있어요. 당연히 공모주처럼 '따상'을 기대할 수 없는 분위기라는 점. 
 
또한 에어부산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못하고 새로 주식을 사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이 날짜는 주의하는게 좋아요. 시세보다 30% 싸게 팔려나간 주식 상당수가 잠재적 매물로 대기하는 날이니까요. 

TMI: 공모주는 보통 우리사주조합 20%, 일반투자자 20%(확대 예정), 기관투자자 80%의 비율로 배정하는 것처럼 실권주도 배정비율 공식이 있어요. 에어부산을 포함 항공사들은 모두 '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에 실권주 중 10%를 배정하고 나머지를 일반투자자와 기관투자자에게 배정했어요.

*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 신용등급 BBB+ 이하 채권 또는 코넥스상장 주식에 전체자산의 평균 45%를 투자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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