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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이는 홍콩증시…국내 ELS 투자자 속 타들어간다

  • 2021.10.15(금) 06:15

[폭풍전야 ELS]①
홍콩H지수 ELS 미상환잔액 점차 확대
조기상환 쉽지 않아…변동장 지속 전망

국내외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에 시달리면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지수형 ELS의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지수들의 흐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그중에서도 홍콩H지수를 두고 신경이 바짝 곤두서 있다. 원체 ELS 발행량이 많은 기초자산인데다 최근 코스피와 동조화를 보이며 지수가 지속적으로 후퇴하고 있어서다.

당장 홍콩H지수가 급격하게 반등하지 않는 한 앞서 발행한 관련 ELS의 조기상환은 줄줄이 연기될 처지에 놓였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ELS 발행액 점진적 감소

1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ELS의 발행량은 올해 1분기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원화와 외화 합산 ELS 발행 규모는 1분기 15조2370억원에서 2분기 13조6175억원으로 1조6000억원 넘게 줄었고, 3분기에는 10조8246억원으로 1분기 대비 30% 가까이 축소됐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ELS 유형은 지수형을 비롯해 국내와 해외 주식형 등 총 6개로 나눌 수 있는데, 이 가운데 발행액 기준 규모가 가장 큰 ELS는 지수형 공모 상품이다. 최근 1년간 발행된 액수만 46조7237억원으로 두 번째로 많은 혼합형(개별 종목+지수) 2조2666억원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지수형 ELS는 활용하는 기초자산 수에 따라 세분화할 수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나 유로스톡스50 등의 벤치마크 지수를 3개 사용한 ELS의 발행액은 공·사모 합쳐 40조6443억원에 달했고, 1개 지수만 사용한 상품이 5조3647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지수형 가운데서도 기초자산으로 가장 많이 활용된 지수는 S&P500으로 이를 활용해 발행된 ELS 규모만 43조711억원에 이른다. 이어 유로스톡스50, 코스피200, 홍콩H지수가 각각 34조50억원, 20조9793억원, 20조5355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조기상환 쉽지 않다

그중에서도 국내 투자자들의 시선은 온통 홍콩H지수에 쏠려있다. 발행액 기준 상위 5개 기초자산에 포함될 만큼 해당 지수를 활용한 상품이 많이 나온 상황에서 최근 지수 하락으로 미상환 잔고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홍콩H지수는 ELS의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지수들 가운데 미상환 잔액 증가폭이 가장 크다. 지난 4월 12조원에 채 미치지 못했던 미상환 잔액은 9월 기준으로 16조원까지 불어났다. 불과 5달 만에 4조원가량 급증한 셈이다.

문제는 지난 4월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ELS 발행액이 연중 최대치를 기록한 데 있다. 당시 한 달간 집계된 규모는 3조1637억원으로 다른 달 대비 적게는 1.5배에서 많게는 3배 넘게 찍혀 나왔다. 

통상 ELS는 발행 후 6개월 되는 시점에 첫 번째 자동 조기상환을 위한 평가를 실시한다. 1차 평가 때 기초자산으로 활용된 지수들의 하락폭이 5% 이내일 경우 투자 원금과 함께 약속한 금리를 포함해 지급한다.

이를 고려할 때 홍콩 증시 상황에 극적인 변화가 있지 않은 한 당시 ELS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자금은 예상 시점에 상환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 6개월 간격을 두고 다음 평가일이 찾아오는데, 이 기간에 지수가 반등에 실패하면 또다시 반년을 기다려야 한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6월에 발행한 홍콩H지수 관련 ELS들이 조기상환되기 위해선 지수가 적어도 1만포인트를 상회해야 하는데 9월 말일 기준으로 보면 8726포인트 수준에 불과하다"며 "지수가 강하게 반등하지 않는다면 4분기에도 관련 ELS들은 대부분 조기 상환에 실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향후 전망도 녹록지 않아

향후 홍콩 증시를 둘러싼 전망도 밝진 않다. 중국 정부의 빅테크 기업 때리기가 계속되면서 홍콩H지수의 변동성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해당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ELS 상품들이 원금손실구간(녹인 배리어)을 벗어나는 데 상당히 애를 먹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말 한국은행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항셍지수 및 H지수 내 중국 빅테크 기업 비중이 크게 증가하면서 기술기업 등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가 홍콩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커지고 있다.     

실제 H지수를 구성하는 상위 5개 종목들의 면면을 보면 규제 영향권에 드는 빅테크 기업이 4개사나 포함돼 있다. 중국 최대 비디오게임 업체인 텐센트(8.3%)를 비롯해 음식 배달 플랫폼 메이퇀(8.1%),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7.9%),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4.8%) 등이다.

여기에 중국 굴지의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 위기설 등의 여파로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한동안 변동성 높은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은행은 "최근 중국 정부가 빅테크와 부동산 기업들에 대한 다양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홍콩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홍콩H지수의 경우 국내에서 발행되는 파생결합증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ELS의 준거자산으로 활용되고 있어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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