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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광풍]②LG엔솔이 당긴 불씨…화두는 '의무보유확약'

  • 2022.01.28(금) 08:30

외국계 매물 폭탄에 주가 '롤러코스터'
감독당국, 규제 마련 고민…개입 시사 

국내 주식시장 개장 이래 최대어로 평가받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전무후무한 기록들을 쏟아내며 증시에 데뷔한 가운데 의무보유확약이 올해 기업공개(IPO)시장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상장 첫날 LG에너지솔루션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은 외국계 기관투자자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배정 물량의 3분의 2 이상이 의무보유 미확약이었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외국계도 의무보유확약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고민해 봐야 하는 시기에 진입했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당국도 의무적으로 보호예수기간을 부과하는 방법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공모주 의무보유 기간이 올해 IPO시장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매 앞에 장사 없다…LG엔솔 '반쪽의 성공'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LG에너지솔루션의 종가는 50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 59만7000원 대비 15.41% 하락했다. '따상(시초가 공모가 2배 형성 후 상한가)' 가능성에 무게를 뒀던 시장의 전망은 빗나갔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은 외국인들의 매물 폭탄이 크게 작용했다. 시초가 부근에서 40만주 가까이 던지기 시작한 외국계 증권사들은 이날 장 마감까지 140만주 이상을 팔아치웠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배정받은 1285만6250주 가운데 10% 이상을 상장 첫날 처분한 셈이다. 의무보유 미확약 비중이 컸던 게 외국인 매도세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체 물량 중 937만7750주가 의무보유확약을 걸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72.9%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의무보유확약이란 기관투자자들이 일정기간 공모주를 팔지 않겠다는 약속을 뜻한다. 기관은 개인과 달리 공모주를 대량으로 배정받는다. 주가 변동성 제어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6개월 이상 의무보유확약을 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연기금·은행·보험 등이 86.4%, 자산운용사 68.0%, 투자매매·중개업자가 52.6%의 비율을 나타냈다.

3개월 이상도 운용사가 23.7%, 투자매매·중개업자 28.4%, 연기금 등이 4.6%로 집계됐다. 적어도 석달에서 반년 동안은 배정 물량의 대부분을 유통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한 셈이다.

반면 외국계 기관의 경우 18.4%만이 6개월 이상 보유하겠다고 확약했고, 3개월간 가지고 있겠다는 증권사는 전무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배정 물량에서 알 수 있듯이 국내 기관 대다수는 의무보유확약을 걸었다"며 "이와 동일하게 외국계의 보호예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머리 싸맨 감독당국

이와 관련해 감독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대어급 상장으로 인해 시장에 과열이 양상이 나타나면서 여러 잡음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자본시장연구원 주최로 열린 '2022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 세미나에 참석한 이윤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IPO시장에 대형주들이 상장하다 보니 여러 이슈들이 나오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일어나고 있는 이슈에 대해 당국 입장에서 상당 부분 검토하고 있는 게 있다"고 말했다.

그중 하나가 의무보유확약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이를 강제할 만한 근거가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이를 의무적으로 하는 게 아닌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의무보유확약이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기관들도 외국계처럼 미확약 물량 비중을 대폭 늘릴 수는 있다"며 "다만 단기매매에 대한 사회적 정서를 무시할 수 없고 여론이 악화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보호예수 기간을 걸어 놓는다"고 밝혔다.

감독 당국은 시장의 자율성이 우선 원칙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에 의한 투자 환경 조성이 더 바람직하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규제의 사각지대를 악용한 시장 거래질서 교란 행위가 심화될 수 있어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국장은 "시장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는 주관사가 자율성, 책임성 원칙에 따라 관리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기관투자자들이 IPO 공모주에 참여할 때 현재는 그런 규정이 없지만 일정기간 의무보유를 시키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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