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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줍줍]한국전력 '끝없는 어둠'…한 줄기 희망은?

  • 2022.03.03(목) 16:30

사상 최대 적자에 유가 상승 지속
대선 이후 요금 인상이 유일한 해결책

한 때 '국민주'로 불렸던 한국전력은 어느새 시가총액 상위권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불과 몇년전까지 2위 자리를 지키면서 국내 증시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아왔지만 어느덧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과거의 영광은 빛이 바랜 상태다.

한전 주가가 꾸준히 내리막을 걸은 것은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재무 구조가 악화한 탓으로 풀이된다. 원유와 천연가스 등 전력 생산에 쓰이는 원자재 가격이 계속해서 오른 반면 전기요금은 제자리걸음을 걸으면서 실적이 꾸준히 나빠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선 전기요금 인상이 필수적이라는 분석과 함께 대선 이후 있을 에너지 정책 변화가 한전의 유일한 희망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위→23위'…순위권서 사라진 한국전력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국전력은 전날보다 4.10% 오른 2만4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전력 주가는 최근 한달간 15.3% 오르면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하락한 주가를 감안하면 최근 상승폭은 주주들의 마음을 달래기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한국전력은 지난 2016년 5월 장중 6만3700원까지 오른 이후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한 하락세를 보여왔다. 코로나19로 증시가 패닉에 빠졌던 2020년 3월에는 1만5550원까지 하락하면서 주가가 고점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기도 했다.

지난해 코스피 지수가 33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의 호황 속에서도 한국전력 주가는 하락하면서 지수와 동떨어진 행보를 보였다.

주가가 나홀로 행보를 거듭하면서 한국전력의 이름은 시가총액 순위 상위권에서도 사라진 지 오래다. 한국전력은 삼성전자 이전에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대장주였다.

삼성전자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이후에도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주가가 고점을 기록한 2016년만 해도 시가총액 2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이후 꾸준한 주가 하락 속에 시가총액 순위도 내리막을 걸으면서 이날 종가 기준으로 23위에 이름을 올렸다.
역대 최악 실적인데…계속해서 오르는 에너지 가격

한국전력의 주가가 그간 힘을 쓰지 못한 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실적의 영향이 컸다. 2016년 이후 영업이익이 꾸준히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지난 24일 실적 발표를 통해 5조86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 기록한 역대 최대 적자인 2조7981억원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지난 2020년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일시적으로 흑자 전환했지만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 4분기에만 4조73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력 수요량이 늘어나면서 매출은 전년대비 5.6% 증가했지만 연료비가 전년대비 83.8% 늘면서 적자 전환했다. 원유와 무연탄·천연가스 등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한 탓으로 풀이된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발전단가가 상승한데다 연료비 연동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원가가 전기요금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탓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난해보다 올해 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민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올해에도 비용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올해는 지난해보다 적자 폭이 커지면서 9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요금 인상이 유일한 희망…대선 이후엔 오를까

증권업계에선 한국전력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선 전기요금 인상이 필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반기까지 원자재 가격이 계속해서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한전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두바이유 가격이 기존 전망치 대비 10%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석탄과 전력도매가격(SMP)는 더욱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면서 "올해 한전의 영업적자는 약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대선 결과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과 원전 등의 에너지 정책에 대규모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한전의 경영 상황에도 대선 결과가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민재 연구원은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1원 인상할 때마다 6000억원씩, 원전을 가동할 경우 1기당 1조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선 이후 나타나는 에너지 정책 방향의 전환은 한국 전력의 경영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대선이후 기준연료비, 요금 인상 등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며 "연료비 연동제의 상한 폭 등을 감안하면 연속적인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에너지 원자재 가격 등 원가 인상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원가 부담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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