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식시장의 침체가 더욱 심화되는 가운데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의 순항이 이어질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두 증권사 모두 주식시장 호황기에 발맞춰 출범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현재와 같은 증시 냉각기가 낯설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두 새내기 증권사에 우려의 시선을 던지고 있다. 아직 사업이 다각화되지 않은 탓에 이번 고비가 어느 때보다 매섭게 느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주린이(주식+어린이)를 주 고객층으로 삼고 있는 두 핀테크 증권사가 점차 심화되고 있는 증시 보릿고개를 어떻게 극복할지 위기관리 능력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증시 냉각기, 현재 상황은
증시의 계절이 확 바뀌었다. 지표로도 나타난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이달 9일 기준 9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5월 한 때 22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으로 급감했다.
코스닥시장도 거래 둔화의 여파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현재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6000억원 수준. 마찬가지로 10조원을 넘나들던 작년 상황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다. 그만큼 많은 투자자들이 지갑을 닫았다고 볼 수 있다.
투자심리가 싸늘하게 식으면서 카카오페이증권, 토스증권 등 2020년 대 이후 출범한 새내기 핀테크 증권사들은 때 이른 위기를 맞았다. 영업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가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단순한 게 약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 두 회사 모두 리테일 비중이 큰 편이다. 그만큼 시장 상황에 대한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는 기성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을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키움증권이 올해 1분기 거둔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연결 기준으로 2132억원, 1411억원이다. 각각 전년 대비 38%, 47% 이상 깎였다. 지난 3월 기준으로 집계된 키움증권의 시장 점유율은 31%를 넘어섰다. 17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Project Financing)에 특화된 메리츠증권은 이번 1분기에만 2800억원 이상을 순이익으로 챙겼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대내외 주식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투자은행(IB)를 통해 시장 기대치 이상의 실적을 달성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 핀테크 증권사 모두 아직 성장단계라 이번 조정 국면에서의 대처가 일반 증권사들과 다를 수밖에 없다"며 "기업 금융이나 PF 등 리테일외 사업을 준비하거나 병행하고 있지만 IB쪽 트랙 레코드가 없어 단기간내 성과를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고전하겠지만 이 낯선 환경을 두 증권사가 어떻게 극복할지 의견이 분분하다"고 전했다.
비슷하지만 다른 타개책
두 회사 모두 시장 상황 악화에 대해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공통 키워드는 서비스 고도화다. 카카오페이증권은 계열사와 연계를 통한 서비스 고도화를, 토스증권은 거래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신상 서비스 출시를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격전지는 해외 주식이다. 국내 주식보다는 해외 주식에 더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두 증권사는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로 신경전을 벌인 적이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지난 3월말 해외주식 실시간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실시하자 이에 질세라 토스증권도 그 다음 달 서비스 개시를 알렸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시장에서도 격돌이 예고되고 있다. 이번에는 토스증권이 선수를 쳤다. 올해초 대대적인 시스템 업데이트를 통해 국내외 주식종목 확대, 매매기능 추가 등 다양한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향후에도 투자자 눈높이에 맞춘 양질의 서비스로 승부하겠다는 방침이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연초 이후 국내와 미국 주식시장 모두 예년같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 변동기에도 투자자들이 안전하고 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증권도 이번 2분기내 MTS 업데이트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카카오페이증권은 신규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카카오톡 친구에게 해외 주식을 원하는 만큼 선물할 수 있는 '주식 선물하기'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달 대략적인 시간표를 발표한 만큼 공개가 임박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다만, 최근에는 노선을 달리하는 사업도 눈에 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우 전통의 증권업에 더욱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줄긴 했어도 법인 및 기관을 대상으로 위탁매매 및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홀세일 부문에서 실적을 내고 있다. 더불어 신용융자, 주식담보, 매도대금담보, 대주거래 등 대출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 핀테크 증권사의 충돌이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타깃으로 하는 고객 층, 사업모델 및 방식 등이 대부분 중첩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라이벌 의식이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두 증권사는 출범 시기부터 사업 목표 및 모델이 유사했다"며 "일부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사업 영역에서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서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