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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해외주식 각축전…이번엔 '미국 주식 멀티 호가'

  • 2022.05.23(월) 06:10

미래에셋·키움증권, 미국주식 20호가 제공 개시
대형 증권사들 고객 안 뺏기려 속속 합류

전 세계적 긴축 기조와 금리인상 여파에 '반토막' 실적을 낸 국내 증권사들이 서학개미를 잡기 위한 각축전에 한창이다.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미국 주식 투자 수요는 커지고 있다는 점을 겨냥한 전략으로 읽힌다.

미국 증시 정규장뿐만 아니라 주간거래에 실시간 멀티 호가 제공을 시작한 증권사가 등장한 가운데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관련 서비스 확대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등 향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호가 제공범위가 확대된 미래에셋증권 앱 m.Global 화면/사진=미래에셋증권

미 증시 정규장에선 국내 주식처럼 '20호가' 확인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은 미국 나스닥 상장 종목에 대해 매도호가와 매수호가를 각각 10개씩 보여주는 20호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 정규장 거래시간(썸머타임 기준)인 밤 10시30분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제공하는 것으로 이용료는 무료다. 

현재 국내 증권사 대부분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미국 주식을 거래할 때는 국내 주식과 달리 매도호가와 매수호가를 각각 1개씩만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단일 호가 및 잔량만으로는 실시간 주문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빠른 대응이 쉽지 않다.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이 이번에 새로 제공하는 '나스닥 토탈뷰'(Nasdaq TotalView)는 미국 나스닥이 자사 거래소 산하의 모든 주문에 대한 건별 데이터를 이용해 국내 주식과 동일하게 매도와 매수 각각 10개씩 총 20호가와 주문 잔량을 보여준다. 이미 모건스탠리 등 미국 대형 증권사에서도 이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다. 

호가 매물대를 20개까지 확인 가능한 만큼 투자자는 더 다양한 금액대에서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장기투자로 가져가는 주식에는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지만 시장 대응에는 제격이란 평가다. 한 투자자는 "시드 대부분이 장기투자 몫이지만 포트폴리오의 10% 정도는 단타라 유용하게 쓰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앞서 지난달 29일부터 미국 주식에 대한 멀티 호가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다만 정규장이 아닌 주간 거래(오전 10시~오후 4시)에 한한 서비스다. 매도와 매수 각각 5개씩 총 10호가와 잔량으로 미래에셋·키움증권보다 제공 범위가 적다. 

이외에도 NH투자증권과 KB증권, 신한금융투자가 미국 주식 멀티 호가 서비스 도입을 앞두거나 검토하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미국 주식 호가창 확대를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빠르면 오는 3분기, 늦어도 연내에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증권 관계자는 "주요 제반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도입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내부적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서학개미 순매수액 2배 껑충…대형사 경쟁 가속화

대형 증권사들이 이처럼 미국 주식 호가 서비스에 열을 올리는 건 증시가 부진함에도 미국 주식에 러브콜을 보내는 서학개미들은 오히려 급증하고 있어서다. 결국에는 반등한다는 '학습효과'로 저가 매수 대응이 일반화된 영향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반영된 최근 한 달간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금액은 25억7811만달러(한화 약 3조2592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2억2435만달러(한화 약 1조3710억원) 대비 무려 2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이는 국내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급감을 필두로 1분기 실적에서 죽을 쑨 대형 증권사들로선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 할 유의미한 수치다. 수요가 큰 만큼 관련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유인인 것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니즈가 있으면 당연히 해야 한다"고 말했고,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더 많은 고객 유치를 위해 '최초' 타이틀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실제 주간거래에 한해서였지만 삼성증권이 지난달 국내 '최초'로 미국 주식 멀티 호가 서비스를 제공하자 다른 증권사에서는 현지에 항의까지 했다고 알려진다.

한편 올해 1분기 국내 대형 증권사의 해외 주식 수수료 수익은 △미래에셋증권(402억원) △키움증권(331억원) △삼성증권(315억원) △NH투자증권(198억원) △한국투자증권(197억원) 순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일부 순위 변동은 있었지만 이들 모두 톱5를 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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