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 새내기주들이 잇달아 주가에 날개를 달고 있다. 상장공모 당시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부진한 성적을 낸 곳이 적지 않다.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로 몸값이 대폭 깎인 탓에 상승 여력이 크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31일 코스닥 시장에서 마테크(마케팅+기술) 기업 오브젠은 전 거래일 대비 5.77%(2700원) 뛴 4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닥 지수가 0.25% 상승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큰 오름폭이다. 이 종목은 상장 첫날인 전일 시초가를 공모가(1만8000원)의 2배인 3만6000원에 형성한 뒤 30% 가격제한폭까지 추가로 올라 상한가인 4만68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오브젠은 앞서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에서 모두 흥행에 실패한 바 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이 기업은 98.4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참여 기관의 절반가량(49.56%)이 공모가 희망범위(1만8000~2만4000원) 하단인 1만8000원 미만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서는 경쟁률이 5.97대 1로 더 부진했다.
반도체 특수가스 제조업체 티이엠씨도 상장 이후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지난 19일 상장 이후 2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 마감했기 때문이다. 이날 종가는 3만3700원으로 공모가 대비 상승폭이 20%에 달한다.
티이엠씨는 특히 수요예측 부진은 물론 공모청약에서 미달까지 난 기업이다. 앞서 수요예측에서는 경쟁률이 31.33대 1로 저조해 공모가가 희망범위(3만2000~3만8000원) 최하단보다도 26%가량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이에 회사는 공모주식 수를 기존 220만주에서 180만주로 줄였지만 이어진 공모청약에서도 경쟁률이 0.81대 1에 그쳤다. 청약 미달 사태였다. 이는 2019년 7월 코윈테크 IPO 이후 약 3년반만이다.
그러자 시장에서는 상장 이후 하한가 우려가 일었다. 그러나 상장 첫날 2만8100원에 종가를 찍으며 공모가를 수성했고 지난 26일에는 3만6800원까지 뛰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커지는 시장 불확실성에 공모가가 과거보다 시장친화적인 수준으로 결정되면서 상장 이후 상승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유입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 개인투자자들은 티이엠씨에 대해 상장 이후 이날까지 24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개인이 코스닥 시장에서 2939억원을 내던진 것을 고려하면 의미있는 수치다. 오브젠에도 상장 이틀째인 이날까지 190억원가량의 개인 순매수가 몰렸다.
증권가에서도 이들 깜짝 반전 종목에 대한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도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프리미엄을 받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것이다. 최재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티이엠씨에 대해 "동종업종 내에서는 유일하게 반도체 희귀가스 원료 추출 단계에서부터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이라며 "프리미엄을 받을 여지가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