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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넘기지마' 증권신고서 제출 이례적 속전속결...왜?

  • 2023.06.29(목) 07:00

예비심사 통과 IPO 예정기업 100% 최초제출 완료
통상 한두달 걸렸는데 최근 일주일도 등장…이례적
내달 기관 허수청약금지 영향 풀이…"일단 피하자"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은 기업들이 최근 속전속결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납입 능력을 초과해 주문을 넣는 '허수성 청약'이 당장 내달부터 어려워지는 등 증권 인수업무 규정이 바뀌는 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간 허수성 청약은 수요예측 경쟁률과 공모가를 '뻥튀기' 하는 원인으로 지적돼왔다. 

/그래픽=비즈워치

두달도 걸렸는데...예심승인부터 신고서 제출까지 일주일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17곳(이달 21일 기준) 모두 최초 증권신고서 제출을 완료했다. 이번 집계에선 예비 승인이 난 지 일주일이 채 안 된 기업 3곳(파두, 코츠테크놀로지, 넥스틸)은 제외했다. 

제출 기업 중에는 거래소의 예비심사 승인 이후 보름에서 짧게는 일주일 만에 증권신고서를 낸 회사가 상당수다. 특히 이달 예비 승인이 난 기업들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기까지 기간이 보름을 넘기지 않았다.

지난 2일 예비심사를 통과한 와이랩은 승인 일주일 만인 9일 최초 증권신고서 제출을 마쳤고, 1일 심사가 승인된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뷰티스킨은 16일 제출을 끝내 보름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난 8일 예비승인이 떨어진 엠아이큐브솔루션도 16일 최초 증권신고서를 내 해당 기간을 단축했다.

IPO 추진 회사들이 이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거래소의 예비승인 이후 증권신고서를 작성해 제출하기까지는 통상 한두달은 잡고 움직이는 게 예사이기 때문이다. 

불과 지난달까지만 해도 그랬다. 올해 4~5월 예비심사를 통과한 시지트로닉스, 센서뷰, 알멕, 시큐센 등은 증권신고서를 내기까지 한달 이상을 소요했다. 이에 앞서 심사를 승인받은 포커스미디어코리아와 파로스아이바이오는 해당 기간이 두달도 넘게 걸렸다. 

기업들, 투심 분산 감안하고도 '1호 피하자'

이들 증권신고서는 '최초' 제출을 기준으로 본 것이기 때문에 이후 정정 과정 등으로 일정이 밀릴 순 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현재로선 일정의 부분 중복이 불가피하다. 수요예측이나 공모청약 날짜가 완전히 겹치진 않아도 앞뒤로 몰리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시장의 관심이 분산된다면 IPO 기업엔 마이너스 요소다. 

그럼에도 IPO 예정 기업들이 증권신고서 제출에 '속전속결'인 것은 당장 다음 달 증권신고서를 낸(최초분 기준) 기업부터 기관의 '뻥튀기 청약'을 금지하는 등 제도 변화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그간 일부 기관이 담보나 증거금 없이 자기자본의 수십배를 초과하는 주문을 내 경쟁률과 공모가를 부풀리면서 지적이 일어왔다. 다만 이런 상황은 IPO 기업 입장에선 일반청약을 앞두고 흥행몰이에 더 유리하다.  

하지만 뻥튀기 청약에 대한 문제제기가 지속되자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제5조의3)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오는 7월1일 증권신고서를 낸 IPO 기업부터는 기관투자자가 수요예측에서 자기자본이나 참여펀드 운용자산(AUM)을 초과한 주문을 넣을 수 없다. 이를 어기면 일정 기간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제재금도 따른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수요예측 경쟁률과 공모가에 거품이 다소 빠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다시 그 다음 단계인 공모청약에서의 투자심리를 좌우하고, 결과적으로 상장예정기업의 공모 조달금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익명을 원한 한 IPO 예정기업 관계자는 "바뀌는 규정 때문에 제출 기한을 이렇게 맞췄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순 없다"면서도 "하지만 기관 납입능력을 확인하는 제1호 기업이 되는 것은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 관계자는 "증권신고서 제출을 원하는 시기로 맞추는 게 쉬운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제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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