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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IPO 삼수' 자람테크놀로지, 증권신고서 읽기

  • 2023.02.13(월) 07:00

구주매출 없애고 공모가 희망가격도 24% 낮춰
상장일 유통물량 14%…최대주주 지분 2년 보호예수

통신장비 반도체 설계업체인 자람테크놀로지가 세 번째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어요. 회사는 앞서 작년 10월과 12월 코스닥 상장 계획을 두번이나 철회했었죠. 모두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한 데 따른 것이었어요. 

그렇다면 이번에는 어떨까요. 일단 자람테크놀로지가 금융당국에 새로 제출한 증권신고서는 387페이지에 이르는데요. [공시줍줍]이 회사의 이번 도전에서 달라진 점과 투자에 유의할 부분 등을 핵심만 짚어 드릴게요. 

▷관련공시: 자람테크놀로지 2월 9일 [기재정정]증권신고서(지분증권)

/그래픽=비즈니스워치

5G용 반도체 국내 최초 개발…'속도 더 낸다'

2000년에 문을 연 자람테크놀로지는 통신장비용 반도체를 생산 공정 없이 설계만 하는 팹리스(Fabless) 회사예요. 광케이블 미설치 건물에서도 별도 공사없이 기가급 인터넷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주는 기가와이어, 전기신호와 광신호를 쌍방향으로 변환해주는 광트랜시버가 주요 제품이죠. 초고속 통신 반도체에서의 강점으로 회사는 국내 통신 3사를 비롯해 핀란드 노키아, 중국 화웨이 등 국내외 유수 이동통신사 및 장비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어요. 

자람테크놀로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5세대 이동통신(5G)용 반도체인 XGSPON 시스템온칩(SoC)과 이를 광부품에 결합한 일체형 XGSPON 스틱을 차세대 핵심사업으로 밀고 있어요. 특히 다중(1:N) 장비 연결에 쓰이며 10Gbps(1초 전송량이 10기가바이트)의 전송속도를 지원하는 통신반도체 XGSPON SoC는 국내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했죠. 일체형 XGSPON 스틱은 이 칩을 탑재한 광트랜시버고요. 

이다음에 살펴보겠지만, 이번 공모가 희망범위 산정의 근거가 된 2024년 추정이익에서도 회사는 이들 XGSPON 및 관련 제품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약 70%까지 확대될 것으로 봤어요. 그만큼 앞으로 핵심사업이 될 것이란게 회사의 예측이죠. 다만 아직 이 부문에서는 매출이 거의 안 나고 있어요. 작년 3분기 누적 매출 136억원 가운데 XGSPON 및 관련 제품 매출은 1억원을 겨우 웃돌았죠. 같은 기간 기가와이어(약 49억원)나 광트랜시버(약 46억원) 매출에 한참 못 미치는 금액이에요. 

회사는 이번 기업공개(IPO)로 모집하는 자금 대부분을 더욱 빠른 속도의 통신을 지원하는 반도체 개발과 관련 생산 설비 구축에 쓸 계획이에요. 이는 현재 초기 단계인 5G 시장이 인공지능(AI)이나 자율주행 등 타 산업군과 융합해 관련 데이터 트래픽 처리가 급증할 것으로 회사가 판단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쉽게 말해 지금보다 더 빠르게 통신 신호를 연결하는 반도체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는 거죠. 

회사 측은 공모가 희망범위(1만6000원~2만원) 하단 기준 순수입금 약 145억원의 90% 이상을 작동 속도가 25Gbps인 칩 등 응용제품을 개발하고, 관련 생산 설비를 만드는 데 쓰겠다고 밝혔어요. 

구주매출 없애고 공모가격도 낮췄다

자람테크놀로지가 이번에 공모하는 주식 수는 총 93만주로 100% 신주발행이에요. 작년 IPO를 추진할때 존재했던 구주매출이 없어진 건데요. 이는 구주매출을 계획했던 재무적투자자(FI) KDB인프라 IP 캐피탈이 투자금 회수를 추후로 연기한 데 따른 것이에요.

두번의 실패후 재도전인 만큼 공모구조를 보다 시장친화적으로 바꾼 거죠. 그도 그럴 것이 이제 다음 달 말이면 상장 예비심사 승인 효력이 만료돼요. 회사의 상장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할 수 있죠.

공모가 희망범위 역시 1만6000원~2만원으로 낮아졌어요. 이는 직전 공모범위(1만8000원~2만2000원)는 물론, 맨 처음 자람테크놀로지가 제시한 2만1200원~2만6500원 대비로는 상·하단 모두 24% 이상 할인한 가격이에요. 

회사는 이번 공모범위를 정하기 위해 이노와이어리스, 아진엑스텍, 칩스앤미디어를 유사기업으로 선정하고 이들 3곳의 주가수익비율(PER) 평가방법으로 상대가치를 계산했어요. 작년 9월말 기준 최근 12개월(2021년 10월~2022년 9월) 순이익을 적용한 PER로 19.03배. 

그런데 자람테크놀로지는 이들 비교기업과 동일한 기간이 아닌 2024년 추정 당기순이익(137억8500만원)으로 주당 평가가액을 산출했어요. 미래 추정이익으로 공모가를 환산한 거죠. 회사는 제품 개발과 본격적인 이익 창출 시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에요. 다만 2021년 순이익은 11억7000만원, 작년 3분기 누적 순익은 15억4100만원. 이를 고려하면 내년 실적은 현재보다 7배 가까이 급증해야 해요. 

다시 공모가 산출 과정으로 돌아가면요. 이로써 회사의 주당 평가가액은 2만7089원이 됐고요. 여기에 26.14%~40.91%의 할인율을 적용한 결과가 현재 공모가 희망범위예요. 

자람테크놀로지는 오는 15일과 16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해요. 이후 같은 달 22일과 23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실시하죠. 대표 주관사는 신영증권. 이 증권사 본·지점이나 온라인에서 청약에 참여할 수 있어요. 청약수수료는 증권사 고객 등급에 따라 면제하거나 2000원, 영업점 내점 시 5000원이에요. 

무선통신업황에 민감…외주생산 리스크도

자람테크놀로지 공모주 청약을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사전에 회사의 위험 요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통신반도체 설계회사여서 국내외 무선통신산업의 업황에 매우 민감해요. 통신사업자들의 설비투자 정도에 따라 매출에도 부침이 있죠. 특히 국내 이동통신 설비투자는 장기간의 꾸준한 투자보다는 전국망을 커버하는 2~3년 동안의 막대한 초기투자 이후 그 규모가 줄어 관련 산업도 영향을 받아 왔어요. 

회사가 앞으로 주력하겠다고 밝힌 5G 분야 또한 2~3년간 집중적으로 설비투자(CAPEX)가 이뤄진 이후 투자금액이 줄 가능성이 있어요. 때문에 회사는 해외 통신사업자의 매출을 늘려 그 공백을 메우겠다는 복안이에요. 국가별 통신 사업자의 CAPEX 지출 시기를 고려해 매출이 끊이지 않게 하겠다는 거죠. 실제 미국은 3G 설비투자가 우리나라보다 약 4~6년 느린 2009년까지 집중됐어요. 4G 또한 2013년~2015년 집중적으로 이뤄졌죠. 

웨이퍼 수급이나 가격 변동성도 주시해야 해요. 웨이퍼는 반도체 기판을 제작하기 위한 둥근 실리콘 원판인데요. 통신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해요. 웨이퍼를 만드는데는 폴리실리콘이 쓰이죠. 따라서 향후 시장에서 웨이퍼 공급난이 발생하거나 폴리실리콘 가격이 오르면 회사 경영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어요. 

팹리스 업체인 만큼 제품 생산이 100% 외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도 장기적으로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어요. 통상 외주생산은 본 사업자가 직접 품질을 관리하지 않아 품질 관련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죠. 다만 회사는 제품 생산 이후 본사에서 품질 관리 작업을 거친 다음 고객사에 제품을 넘기고 있다는 설명이에요. 그럼에도 생산 공정에서 비롯한 제품의 하자나 외주 업체와의 관계 악화 등 예측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기면, 회사의 수익성은 감소할 수 있죠. 매출원가에서 외주가공비 비중이 최근 3개년(지난해는 3분기까지) 기준 15%대로 적지 않다는 점 또한 눈여겨 볼 부분.

상장일 유통물량 14%…절반이상 2년 보호예수

자람테크놀로지는 내달 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에요. 상장예정주식수(619만7730주)의 약 14.14%에 해당하는 87만6500주가 상장 첫날 유통물량이에요.

보호예수가 걸린 나머지 532만1230주 중 32만8638주(5.29%)는 상장 한달 후에 유통이 가능해요. 석달 후에는 이보다 더 많은 52만857주(8.41%)의 보호예수가 풀리고요. 또 상장 반년 뒤에는 82만1595주(13.26%)가 시장에 나올 수 있어요. 

다만 최대주주인 백준현 대표이사의 지분 187만4880주(30.25%)와 서인식 사장, 박성훈 부사장이 각각 보유한 86만8080주(14.01%), 82만6440주(13.33%)는 모두 상장일로부터 2년이라는 의무보유기간이 설정됐어요.

*독자들의 제보와 피드백을 환영합니다. 궁금한 내용 또는 잘못 알려드린 내용 보내주세요. 열심히 취재하고 점검하겠습니다.  

*공시줍줍의 모든 내용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분석일 뿐 투자 권유 또는 주식가치 상승 및 하락을 보장하는 의미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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