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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애니 제작사 스튜디오미르, 증권신고서 읽기

  • 2023.01.22(일) 09:00

총괄제작 강점·글로벌 OTT 고객사 보유…공모가 1만9500원
상장일 유통물량 24.63%…최대주주 66.68% 2년 보호예수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미르가 오는 2월 코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어요. 

▷관련 공시: [발행조건확정]스튜디오미르 증권신고서(지분증권)(2023.01.19)

앞서 회사가 금융당국에 낸 증권신고서 분량은 발행조건이 확정되기까지 수백 페이지에 달했는데요. [공시줍줍]에서 스튜디오미르의 사업 내용과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눈여겨봐야 할 점을 핵심만 분석해 드릴게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애니메이션 '총괄제작' 무기…넷플릭스와는 장기계약

2010년 10월 문을 연 스튜디오미르는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사. 넷플릭스와 디즈니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에 작품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에요. 

'코라의 전설'이나 '도타:용의 피', '위쳐:늑대의 악몽' 등 주요 작품들이 북미시장에서 두터운 인지도를 쌓아 왔어요. 이는 회사가 설립과 동시에 북미 애니메이션 시장에 진출한 영향이 큰데요. 현재 북미시장에서는 영업부서를 따로 두고 있지 않을 정도로 네트워크가 활발하게 형성돼 있어요.

스튜디오미르는 원화 제작 등 메인 프로덕션에 집중하는 국내 애니메이션 업체들과는 달리 그 전후 단계를 모두 포괄하는 총괄 제작을 하고 있어요. 애니메이션은 통상 그 기반이 되는 스토리의 기획부터 원화 제작, 편집, 녹음 등을 거쳐 만들어지는데요. 스튜디오미르는 메인뿐만 아니라 프리, 포스트 프로덕션까지 모두 수행하는 거예요. 

이런 경쟁력을 기반으로 회사는 2019년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 분야 5년 장기계약을 따냈어요. 국내 기업 중에서는 최초였죠. 

회사는 이번 공모를 계기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에요. 자체 지식재산권(IP) 개발을 확대하고 외주 제작사 등 협력업체에 직접 투자도 해서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꾀하겠다는 건데요. 실제 이번 공모를 통한 약 152억원의 순수입금 가운데 54%인 82억원가량은 지분투자와 인수·합병(M&A)에, 나머지 70억원은 IP 자체개발과 IP 매입, 미국법인 확장 등에 쓸 예정이에요. 

미래 추정이익으로 환산한 공모가

스튜디오미르가 이번에 공모할 주식 수는 총 100만주예요. 이 중 80%는 새로 주식을 발행해 투자자에게 파는 신주모집, 나머지 20%는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유재명 대표이사의 구주매출인데요. 구주매출은 스튜디오미르의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파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이번 공모로 회사 금고에 들어가는 건 신주로 모집한 부분만이에요. 

구체적으로 금액을 따져볼게요. 스튜디오미르의 공모가는 지난 16~17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토대로 희망범위(1만5300원~1만9500원) 상단인 1만9500원으로 확정했어요. 이에 따른 공모금액은 195억원. 이 중 20%를 차지하는 구주매출대금 39억원을 제외하고, 발행비용까지 빼면 회사가 진짜 가져가는 자금은 약 152억원이에요. 

공모주식 100만주 중 3만5000주는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해요. 71만5000주는 기관투자자가 가져가고요. 나머지 25만주는 일반청약자에게 돌아가요. 

이러한 공모가를 산정하기위해 회사는 우선 팬엔터테인먼트와 에이스토리, 스튜디오드래곤 등 3곳을 비교기업으로 정했는데요. 모두 드라마 제작사로, 스튜디오미르처럼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지는 않아요. 다만 현재 국내 상장사 중에서 애니메이션 제작을 주력으로 매출을 올리는 회사가 없다는 점,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한다는 유사성 측면에서 비교기업으로 선정했어요. 

이를 감안해도 스튜디오미르가 공모가 계산에 현재가 아닌 미래 추정이익을 적용한 점은 주의 깊게 봐야 할 대목이에요. 회사는 2024년 추정 당기순이익을 약 69억원으로 잡고 여기에 연 할인율 20%를 적용해 올해 말 현가로 약 48억원을 책정했어요. 여기에 비교기업 3곳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27.60배 등을 적용해 주당 평가가액을 2만4603원으로 산출했고 여기에 38.0%~20.8%의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 밴드를 설정했어요.  

그런데 스튜디오미르의 가장 최근 연간 실적인 2021년 당기순이익은 약 21억원, 작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3억원가량에 그쳤어요. 이를 고려하면 이번 공모가 산정의 근간이 된 2024년 추정이익은 다소 과도하다고 볼 수도 있죠.

다만 근거가 없는 수치는 아니라는 게 회사측 입장이에요. 이미 계약을 완료한 애니메이션 작품들은 제작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총괄제작으로 진행돼, 실제 해당연도에 실현이 가능한 실적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에요.    

투자 시 주의할 점

스튜디오미르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라면 사전에 회사의 리스크 요인을 짚어볼 필요가 있어요. 먼저 애니메이션 산업의 특성을 알아야 하는데요. 지식재산권(IP) 즉 '정신적 재화'라는 특성상 필수 소비재보다 경기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해요. 특히 회사는 설립 때부터 매출 타깃을 북미시장으로 정했고 실제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의 100%, 2021년 매출액의 약 99%가 북미향 수출에서 나왔어요. 북미지역 경기 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 구조예요.

미국과 캐나다는 그간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왔고 이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어요. 북미 OTT 플랫폼 소비자들의 애니메이션 소비심리 또한 크게 위축돼 회사의 실적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죠. 코로나19 봉쇄 정책 완화로 이전보다 집에서 영상을 시청하는 소비자들이 줄어들면 애니메이션 시장 자체 성장이 둔화될 위험도 있어요. 

주요 매출처가 넷플릭스에 편중된 점도 눈여겨볼 점이에요. 회사의 넷플릭스 매출 비중은 2020년 64%에서 2021년 70%로 확대됐다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48%까지 줄어들었는데요. 여전히 전체 매출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예요. 회사는 매출처 다각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어요.

주요 매출처인 계약 상대방이 유수의 글로벌 OTT 플랫폼인 만큼 교섭력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어요. OTT에서 콘텐츠 제작을 의뢰받아 매출을 일으키는 구조인 만큼 제작비 절감 요구나 마진율 인하 압력이 들어올 수 있어서예요. 의견이 맞지 않으면 기존 파트너십 계약이 해지될 가능성도 있고, 해당 OTT가 경쟁사와 제작을 결정하면 시장점유율이나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주세요.  

콘텐츠 사업은 또한 정부 규제에도 흔들릴 수 있어요. 애니메이션은 특히 사회문화적 영향력이 커서 '청소년보호법' 같은 법규 준수 여부나 콘텐츠 유해성 등을 두고 비판 여론이 발생할 수 있죠. 이런 점에서 회사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이나 속도로 규제가 급격하게 강화되거나, 관련 법규 미준수로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해요. 

상장 후 유의할 점

스튜디오미르는 내달 7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해요. 이때 상장하는 주식 515만500주 가운데 당일 시장에 풀리는 유통물량은 전체의 24.63%인 126만8900주예요. 상장 당일 출회 물량에 주의해야겠죠. 

보호예수가 걸린 나머지 388만1650주 가운데 기존주주인 LB 넥스트유니콘펀드의 26만3000주(5.12%)는 상장 한달 후에 시장에 나올 수 있어요.  석달 뒤에는 상장주선인인 미래에셋증권의 의무인수분 3만주(0.58%), 반년 뒤에는 또다른 기존주주인 코리아 르네상스 OTT 투자조합의 5만4094주(1.05%)가 차례대로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점. 

다만 최대주주인 유재명 대표이사가 보유한 343만4556주(66.68%)는 상장일로부터 2년간의 의무보유기간을 설정했어요. 

*독자들의 제보와 피드백을 환영합니다. 궁금한 내용 또는 잘못 알려드린 내용 보내주세요. 열심히 취재하고 점검하겠습니다.  

*공시줍줍의 모든 내용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분석일 뿐 투자 권유 또는 주식가치 상승 및 하락을 보장하는 의미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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