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대규모 손실 위기에 처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의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당국은 향후 소비자 민원·분쟁조정을 비롯해 판매사 조치 등에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TF를 설치하기로 했다.
22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서울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ELS 관련 합동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를 주재한 이세훈 사무처장은 "H지수 기반 ELS와 관련하여 금융시장에 불필요한 불안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시장과 소통하며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안내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향후 대응에 있어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념해줄 것"을 당부했다.
당국은 이날 회의에서 금융권의 H지수 기반 ELS 판매 현황을 점검했다. H지수 기반 ELS는 주로 은행권 신탁(ELT) 또는 발행 증권사 직접판매(ELS) 등을 통해 판매됐으며, 은행권의 판매규모가 큰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11월 기준 H지수 기반 ELS 판매액 19조3000억원 중 82.1%가 은행을 통해 팔렸다.
문제가 되는 상품은 주로 H지수가 고점이었던 2021년 초 이후 발행된 ELS로서, 만기가 도래하는 내년 초부터 투자자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금감원에서는 지난 11월 말부터 KB국민, NH농협, SC제일,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은행 5사와 KB, NH투자, 미래에셋, 삼성, 신한투자, 키움, 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 7개사 등 12곳에 대해 현장, 서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점검 대상은 판매 의사결정 프로세스·인센티브 정책·영업점 판매 프로세스 등이다.
이번 회의에서 금융당국은 투자자 손실 현실화에 대비해 금감원에 'H지수 ELS 대응 TF'를 설치·운영하기로 했다. 소비자 민원과 분쟁조정에 대응하고 판매사에 대한 검사 결과에 따라 적정 조치를 내리기 위함이다. TF팀장은 박충현 은행담당 부원장보가 맡는 가운데, 은행검사국, 금융투자검사국, 자본시장감독국, 분쟁조정국 등이 TF를 구성한다.
이 사무처장은 "금감원 검사 결과를 토대로 금융회사의 위규 소지를 엄정히 파악하고, 불완전판매 등이 확인되면 관련 법규에 따라 신속하고 합당한 피해구제가 진행될 수 있도록 구제절차 마련에 힘써달라"며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제도개선 방안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