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개인투자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초단타매매 불공정거래 의혹 관련, 증권사 현장점검에 착수했다. 앞서 이달 중순 이복현 금감원장 주제로 열린 공매도토론회 당시 개인투자자들이 전수 조사를 요청한 부분이다.
금감원은 또 작년에 이어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와 관련 불법공매도 의혹에 대해서도 재점검에 나섰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8일부터 초단타매매 관련 증권사 현장점검을 진행 중이다. 점검 대상이 된 곳은 신한투자증권을 포함한 3곳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직접전용주문(Direct Market Access, DMA)를 통해 주문을 수탁받을 때 관련된 내부통제가 잘되어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이 제공하는 DMA는 기관투자자들의 알고리즘 매매를 돕는 서비스다. 이 라인을 이용하면 증권사의 주문 대행 없이 직접 주문을 거래소에 전송할 수 있어 초단타 매매가 가능하다.
금감원이 초단타매매 관련해 점검에 나선 건 외국인과 기관들이 DMA를 통해 불공정 거래와 불법공매도를 저지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앞서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지난 13일 이복현 금감원장 주재로 열린 개인투자자들과 진행한 공매도 토론회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DMA 전용선을 통해 알고리즘을 이용한 프로그램 매매, 고빈도 단타매매 심지어 무차입 공매도를 하며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며 "일반주문은 원장을 통해 모든 유효성을 체크하지만 DMA는 간소화된 주문으로 적정성을 체크해 무차입공매도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증권사들의 DMA 라인 운영 실태를 전수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복현 금감원장은 "하이프리퀀시트레이딩(고빈도매매)이 공매도와 직접 연결된 건 아니다"라면서도 "개인투자자들이 걱정하는 부분을 들었기 때문에 시스템을 점검해 보고 토론회 포맷이나 다른 기회를 통해 설명드리겠다"고 답했다.
이와 별도로 ETF LP 공매도와 과련해 증권사 6곳에 대해서도 18일부터 2차 현장점검에 착수했다. 이 역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불법공매도와 연루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부분이다.
검사 대상은 지난해 11월 검사를 받은 곳과 동일하다. 당시 금감원은 공매도 거래량 상위 6곳인 미래에셋, 한국투자, NH투자, 신한투자, 메리츠, BNK투자증권 등을 대상으로 공매도 거래 적정성을 현장점검했다. 당시 검사에서 LP 증권사로 인한 무차입 공매도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점검 대상 기간이 11월15~28일 10영업일로 짧았던 만큼 이번엔 기간을 확대해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2차점검대상 기간은 12월 이후부터로 최근까지다.
금감원 관계자는 "ETF LP에 대한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되다 보니 1차 점검 이후 감독당국이 분명한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다시 점검하게 됐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번 점검대상에 오른 증권사들 외에도 정기검사 등을 실시하며 의혹과 관련한 실태를 살펴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