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정무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이하 MBK)에 일제히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MBK가 자구노력으로 홈플러스를 살릴 생각 대신 긴급 회생신청을 하고, 신용등급이 하락할 것을 알면서도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해 자본시장을 교란했다는 것이다. 여야는 특히 홍콩 출국을 이유로 전체회의에 불출석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질타하면서 한 목소리로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MBK 측은 회생절차를 통해 홈플러스 정상화하겠다고 답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국회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에 대해 증인출석을 요구했으나, 김 회장은 지난 14일 홍콩 등 해외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에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김병주 회장에 대해 11일 증인 채택을 했지만 이틀 후인 13일 홍콩지사 회의 일정을 잡았고 마치 국회를 피하듯이 17일부터 19일까지 출장 일정을 잡았다"며 "이는 국회는 굉장히 경시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위원회가 불렀는데 불출석사유서를 보니 13일 일정을 잡았다"며 "국회 경시를 넘어서 본인들 스스로가 토종 사모펀드라고 강조해 놓고, 국회에 나올 생각도 없고 명백히 많은 피해자가 있는 홈플러스 사태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자세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는 한 목소리로 MBK에 대한 청문회도 요구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약탈적 M&A를 하는 사모펀드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며 "청문회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김병주 회장의 태도와 사모펀드 경영 실태 등에 대해 MBK 청문회가 따로 필요하다"며 "여야 간사님들이 합의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건전한 시장경제를 망치는 대한민국 경제에 굉장히 심각한 파괴적인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국가적인 경제적 혼란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만큼 정식으로 청문회를 열어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본격적으로 현안질의에 들어간 여야 의원들은 증인으로 출석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에 대해 질타를 날렸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절차를 변칙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이 있고 개인에게 어음과 채권을 판매해 사람들을 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5년 홈플러스 고용인원이 2만6400명이었는데 지난해 6500명이 줄어 2만명이 남아있다"며 "MBK파트너스가 ING생명을 매각하면서 구조조정으로 인원 감축하고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 케이블TV 딜라이브, 철강구조 전문업체 영화엔지니어링, BHC 등이 적자전환하고 치킨값을 올렸는데도 김병주 회장은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자산이 많은 사람이 됐다"고 꼬집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다른 방식을 놔두고 왜 회생신청을 택했는지 의문"이라며 "사전에 회사가 상황을 충분히 알리고 경영진이 더 많이 노력하자고 할 수도 있는데 회생절차만이 유일한 답이라고 생각한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이에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A3마이너스 등급이면 기업어음이 거의 발행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3개월 동안 6000억~7000억원 정도 규모의 상환요구가 들어가면 부도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강명구 의원은 "MBK는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며 "협력사 점주들과 직원들, 고객,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지 않도록 홈플러스의 정상화와 피해자 구조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일 부회장은 "회생절차를 통해 꼭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하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병주 MBK 회장에 대해 다시 한번 국회 출석에 응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광일 부회장에게 "다음에 국회에서 부르면 꼭 나오라고 전하라"며 "저희가 예우할 때 나와야지 끌려나오지 마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