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개정안이 지난 1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토큰증권 발행(STO) 제도화의 법적 틀이 마련됐지만, 증권사들은 본격적인 사업화보다는 장외거래소 인가 결과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투자계약증권 유통 허용이라는 제도 변화에도 실제 시장 전개 속도는 유통 인프라 구축 여부에 달려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법 통과는 예상 수순…장외거래소 인가 남아
지난 15일 국회는 토큰증권 도입을 위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중 핵심은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투자계약증권의 유통을 허용한 점이다. 그동안 투자계약증권은 비정형적 특성을 이유로 증권사를 통한 중개가 금지돼 발행인이 직접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만 가능했다. 개정안에 따라 투자계약증권도 증권사를 통한 중개 대상에 포함되면서 제도권 유통이 가능해지고, 조각투자 상품의 투자 접근성과 정보 제공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증권사들의 반응은 아직 신중한 모양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실 자본시장법 통과 자체는 업계에서 대부분 예상하고 있던 흐름"이라며 "현재로서는 일단 한 발 물러서서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은 의미가 있지만 기존에 추진하던 STO 관련 계획의 우선순위에 변화를 줄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이 법 통과보다 더 주목하는 부분은 장외거래소 인가 여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조각투자 시장으로 가는 길이 열린 건 맞지만, 장외시장에서 조각투자를 할 수 있는 사업자나 컨소시엄이 정리돼야 그동안 준비해왔던 것들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다"며 "선정 결과가 나오면 분산원장 제공이나 플랫폼 운영, 계좌 관리 등 각 참여자의 역할 정의가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외거래소를 둘러싼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안건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으면서 장외거래소 출범 일정은 다소 표류하는 모습이다. 당초 지난 14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의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예비인가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예비인가 대상이 대형 기관 중심으로 좁혀지는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자 금융위가 추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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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업계에서는 인가 자체는 예정된 사안이라는 인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예비인가 일정이 지연되긴 했지만 최대 두 곳을 인가한다는 큰 틀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본다"면서도 "유통 컨소시엄에 많은 업체가 참여한 만큼 본 인가 이후 장외거래중개소 설립과 운영 과정에서는 일정과 속도 측면에서 허들이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유통 허용 의미있지만 상품다양화, 정책 보완 필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투자계약증권 유통 허용의 구조적 의미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환금성이 확보되면서 기존 조각투자 투자계약증권이 안고 있던 상품성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구조적 기틀이 마련됐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거래 활성화, 발행사 입장에서는 보다 넓은 유동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증권사의 역할 변화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이 관계자는 "투자계약증권은 발행사의 역량이 중요한 상품인 만큼 지금까지 증권사의 역할은 계좌 관리기관 등 제한적인 영역에 머물러 있었다"며 "법 개정을 통해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증권사가 직접 투자계약증권 발행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STO 시장의 추가 성장을 위해서는 취급 상품의 다양화, 정책적 보완 필요성도 거론된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STO는 미술품이나 부동산 등 일부 자산에 한정돼 있는데 K-컬처와 같은 IP 자산이나 제조업 프로젝트 등으로 투자 대상이 넓어질 필요가 있다"며 "비상장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 자산의 토큰화도 이뤄져야 시장 볼륨이 의미 있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가 다음 단계로 예고한 토큰증권 협의체 구성도 관심사다. 금융위는 협의체를 통해 STO 기초자산 범위와 증권신고서 세부 기준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협의체에 직접 참여해 규제 방향에 부합하는 형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상품화가 가능한 구조인지 여부는 결국 신고서 기준과 감독 당국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