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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是是非非]②부동산 광고비로 1천만원씩?

  • 2013.07.18(목) 11:22

오픈마켓 시장 거대기업 포진..'골목' 무색
"디지털 시대, 콘텐츠 무료화 막을수 없어"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가장 많이 욕을 먹는 부분은 인터넷 골목상권에 뛰어들어 웹 생태계를 초토화시킨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부동산 정보서비스가 거론된다.

네이버도 할 말이 많다. '정보유통' 플랫폼이라는 속성상 자연스럽게 사업을 확대한 것이지 문어발식 확장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네이버는 정보 공급자와 수요자를 이어주는 거간 노릇을 업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이용자 실생활과 직결되는 부동산정보 역시 본업으로 당연히 손댈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한다.

네이버가 '부동산114' 등 전문 정보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이 시장에 참여한 것은 지난 2009년 6월이다. 당시 시장은 KB•우리은행 등 대형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기 시작했다. 허위매물로 인한 이용자 피해가 커지면서 온라인 부동산 정보시장 전반의 신뢰가 무너지자 네이버는 '확인매물'이란 차별화된 검증 시스템을 내걸었다.


[네이버는 부동산 허위매물 정보를 걸러내기 위해 '확인매물'이라는 검증 시스템을 도입했다.]

네이버는 허위매물을 걸러내는 검증 작업을 도입해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다. 수백만개의 부동산 정보 가운데 가짜 정보를 하나하나 집어냈고, 이를 위해 연간 수십억원의 비용을 투입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연간 매출 약 2조원 가운데 부동산정보 사업 비중은 2~3%에도 못 미친다. 쏟아 부은 노력에 비해 실속은 없고 욕만 실컷 먹다보니 부동산 서비스를 아예 접을 것이란 루머가 나돌 정도다. 사실 네이버에 부동산은 계륵과 같은 존재다.

◇ "부동산 비싼 광고비는 오해"

‘네이버가 부동산 중개업소에 살인적인 광고료를 요구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일부 사례를 부각시켜 전체인냥 해석했다는 대목이다.

부동산 중개업소가 '네이버부동산'을 통해 매물 정보를 잘 보이는 곳에 노출시키려면 '프리미엄 확인매물'이라는 광고 상품을 이용해야 한다. 프리미엄은 중개업소가 6개월당 건수에 상관없이 매물을 등록할 수 있는 일종의 정액 상품. 일부에서는 이 광고 상품비용이 1000만원을 웃돌 만큼 지나치게 비싸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측은 오해라고 말한다. 프리미엄 광고상품은 아파트 규모나 시세에 따라 비용이 달리 정해지고 있으며, 1000만원짜리 광고비는 전국에서 단 한곳에 적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1000만원짜리 광고비가 책정된 지역은 강남구 개포동 주공 1단지 한 지역이다. 이 곳은 네이버부동산에서 현재 가장 비싸다. 이곳 5000세대를 다루는 부동산 중개업소는 3개. 워낙 매물이 비싸 거래 한건만 성사되어도 중개업소가 적지 않은 수수료를 가져갈 수 있다.

반면 이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에선 광고 비용이 그리 높지 않다. 프리미엄 상품 가운데 68%는 30만원 이하이며, 19%는 30만~50만원 수준이다. 비교적 고가인 100만원이 넘는 아파트 단지는 4%에 불과하다. 네이버는 프리미엄 상품 외 건당 1만원에 이용할 수 있는 ‘포커스’와 한달에 무료로 10건을 등록할 수 있는 일반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 중개업소 가운데 19%는 무료로만 매물 정보를 등록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부동산정보로 벌어 들이는 수익은 기타 매출로 잡히는데 주력사업 검색광고와 게임에 비해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 기타 매출 가운데 모바일메신저 '라인'이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부동산을 포함해 소설, 웹툰, 음원 등이다.]

◇ "오픈마켓, 골목 상권 아니다"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 시장에 진출한 것도 골목 상권 침해로 오인받는 경우다.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 정확히 오픈마켓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 영역이 검색포털 업체라면 정보유통을 위해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상품 역시 검색 이용자 입장에선 정보물이다. 이용자가 옥션이나 G마켓 등 오프마켓 사이트에 직접 방문해 상품을 검색할 수도 있지만 많은 이들은 네이버나 다음 등 검색포털을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

네이버가 오픈마켓에 진출하기 전에는 기존 업체들로부터 상품 데이터베이스(DB)를 공급 받아왔다. 이러다 이용자가 네이버로 쏠림이 가속화되자 옥션, G마켓은 네이버에 DB 공급을 중단해 버렸다. 네이버가 직접 오픈마켓을 차린 이유는 이 때문이다. 구글 역시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네이버는 ‘골목 상권 침해’라는 지적에 대해 적잖이 억울해 한다. 이 시장에 진출한 옥션과 G마켓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의 자회사이며, 11번가 역시 SK텔레콤의 자회사 SK플래닛에서 운영하고 있다. 하나같이 쟁쟁한 업체들이다. 국내 오픈마켓 시장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지난 10년간 꽉 잡아왔기 때문에 골목상권이란 말이 무색하다는 것이다.

◇ "콘텐츠 공짜로 뿌린다?..새 부가가치 창출"

책이나 만화, 음악 등 콘텐츠 업체와의 거래도 불공정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들 콘텐츠를 공짜나 헐값에 뿌려 대중문화 시장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우려다. 이에 대해 네이버측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전환하면서 콘텐츠를 둘러싼 돈의 흐름이 바뀐 것을 주목하라고 말한다.

네이버 같은 포털을 비롯해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 인터넷 사이트에는 지금도 금전적 대가를 바라지 않는 콘텐츠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디지털 시대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롱테일 법칙’의 저자 크리스앤더슨은 'Free'라는 저서에서 "디지털 세계에서 이 같은 무료화의 흐름은 막을 수 없으며 공짜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며 “오늘날 가장 흥미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공짜를 중심으로 수익을 올리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이다.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를 통해 공짜로 세계 사람들에게 유통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이로 인해 싸이측은 정작 음원 수익보다 광고나 공연수입으로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공짜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이익을 창출한 것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도 저서에서 "미래에는 무한한 양의 콘텐츠를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사실상 모든 기기를 이용해 무료 내지는 소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며 “그렇더라도 콘텐츠 제공자들의 저작권과 수익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웹툰 등 다른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이용자가 무료로 웹툰을 보고 있어 작가들이 돈을 벌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각을 넓혀 보면 아니라고 주장한다. 네이버가 작가에게 따로 원고료를 주거나 콘텐츠를 수익화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그날그날 네이버에 올라오는 웹툰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과거 웹툰을 보려면 돈을 내야 한다. TV 지상파 생중계는 무료이지만 지나간 프로그램은 유료 VOD로 이용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네이버는 작가에게 단행본 출시나 웹툰 전용광고, 파생상품 판매 지원 등으로 구성된 종합패키지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를 통해 유명세를 탄 웹툰이 해외에 수출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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