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에서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개발했던 엔지니어들이 뛰쳐나와 만든 회사 '욜라'가 구글과 애플을 위협할 만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욜라는 지난 27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제품 공개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최초로 선보인 욜라폰(모델명 더 퍼스트원)은 사전주문으로 1만대가 팔렸다. 욜라는 현장에 온 이들에게 제품 450대를 나눠주기도 했다. 이 제품은 욜라의 첫번째 작품이자 레퍼런스폰(제조사나 앱 개발자가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뜨거운 관심을 받은 셈이다.
▲ 욜라가 선보인 스마트폰 |
욜라는 노키아에서 '미고'란 OS를 개발하던 이들이 퇴사해 설립한 회사이다. 원래 노키아는 자체 OS인 '심비안'이 있었으나 여의치 않자 이를 포기하고 인텔과 함께 미고 개발 프로젝트에 공을 들인다. 하지만 당시 경영진이 '오락가락'하는 판단을 내리면서 미고 마저 좌초됐다. 노키아 CEO가 미고를 '실험용'이라고 폄하하는 발언을 한데다 미고 개발이 막 결실을 보려는 찰나에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폰'에 올인하겠다고 선언까지 한 것이다. 이러자 많은 개발자들이 반발하면서 노키아를 떠났고 미고 개발에 참여했던 이들도 등을 돌렸다.
이들이 뛰처나와 만든 욜라폰은 '세일피쉬'라는 자체 OS를 사용한다. 이는 미고의 후속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세일피쉬의 특징은 우선 동작인식을 한다는 점이다. 기존 안드로이드나 아이폰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움직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욜라의 소프트웨어 사업을 이끄는 마크 딜런은 "욜라폰은 버튼없이 매우 쉽게 앞 뒤 화면으로 이동할 수 있다"며 "화면 가장자리나 중앙 부분을 미는 동작 만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스마트폰을 직관적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신제품 공개 행사장에서 최초로 욜라폰을 구매한 헬리 허튼(18)은 "욜라폰을 선택한 가장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직관적 UI"라며 "노키아 N9를 사용하고 있는데 지금껏 내가 쓴 휴대폰 가운데 가장 직관적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해도 스마트폰 구동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 안드로이드 OS와도 호환돼 유연하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욜라는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단독으로 나서기 보다 여러 업체들과 손잡고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처럼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협력사에 돌려주는 이익은 구글보다 높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욜라의 공동설립자이자 회장인 안티 사니오는 "이 제품은 욜라의 이상향을 보여주는 것이자 우리가 생각하는 모바일폰이란 것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사업적인 면에서 우리는 고전했으나 파트너들과 협력을 통해 우리는 수백만대 폰을 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욜라폰 가격은 통신사 보조금을 제외하고 399유로(한화 57만원)로 책정됐다. 이는 EU의 세금을 포함한 것이다. 욜라는 현재 136개국으로부터 선주문을 받았고 유럽나머지 지역과 중국 등에서 내년에 스마트폰을 판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