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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의 진화]③폐쇄와 개방의 갈림길

  • 2014.02.20(목) 11:43

국내선 카스·밴드 '토종SNS' 대세
싸이월드 사례, 갈라파고스화 우려

'워킹맘' 김모씨(35)씨는 스마트폰으로 아기 사진을 찍어 카카오스토리나 밴드에 올리는 재미에 빠져 산다. 전에는 페이스북을 가끔 사용했지만 모르는 사람에게 사생활이 노출되는 게 꺼림직해 요즘엔 거의 안들어간다. 카카오스토리나 밴드는 지인들끼리 일상을 공유할 수 있어 그럴 걱정이 없다. 무엇보다 같은 연령대 지인들이 페이스북보다 카카오스토리나 밴드에 많이 몰려 있는 점이 이 곳을 찾게 한다.

 

페이스북이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토종 SNS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모바일 순방문자수 기준으로 지난 1월 국내 SNS 시장에서 카카오스토리와 밴드에 밀려 3위에 그쳤다.


국내 시장 1위 카카오스토리는 순방문자수가 1834만명으로 페이스북(955만명)보다 두배 가량 많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10월 밴드에 추월당하면서 3위로 밀려났다. 페이스북의 인기가 떨어진 이유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국내 SNS보다 사용법이 복잡한데다 성격 자체가 개방형이라 사생활 노출 등 이른바 'SNS 피로감'을 느낀 이용자들이 이탈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코리안클릭이 집계한 국내 모바일SNS 순방문자수(단위:백만명)

 

◇ 토종 SNS, 스마트폰·복고바람 타고 열풍

 

토종 SNS의 키워드는 '모바일'과 '폐쇄성'이다. 카카오스토리와 밴드는 각각 카카오톡과 라인이라는 모바일메신저를 기반으로 하면서 스마트폰 주소록에 저장돼 있는 지인들과 관계를 맺는 닫힌 형태의 커뮤니티 성격을 띄고 있다.

 

카카오스토리는 지난 2012년 3월 공개된 이후 누적 가입자수 5500만명을 확보한 국내 대표 SNS다. 이 서비스는 당초 카카오톡의 프로필 사진을 더 많이 담기 위해 내놓은 모바일 메신저의 변형판이었으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출시 2주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경쟁 서비스로 페이스북과 싸이월드의 모바일 버전이 있었으나 이들은 PC에 최적화돼 있다보니 모바일 사용이 어려웠다. 반면 모바일에서 시작한 카카오스토리는 스마트폰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는데다 페이스북같이 '좋아요' '멋져요' 등 감정표현으로 의사소통을 간단하게 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네이버의 자회사 캠프모바일이 개발한 '밴드'(2012년 8월 출시)는 원래 대학생 모임용으로 기획됐으나 작년말부터 동창 찾기 서비스가 추가되면서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밴드의 폭발적인 확장세는 과거 아이러브스쿨·다모임 같은 '동창찾기' 열풍이 재현되는 모습이다. 현재 밴드 자체 가입자 2300만명(추정) 가운데 국내 가입자는 1800만명에 달한다.

 

국내 이용자들이 폐쇄형 SNS에 유독 관심을 많이 보이는 이유는 모르는 사람과 새로운 관계를 맺기보다 가족과 친구, 동료, 동창 등 지인과 소통·관계를 맺으려는 경향이 강해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SNS의 이용과 개인의 사회관계 변화 분석'이란 최근 연구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지난 2010년~2011년 국내 SNS를 주도했으나 최근에는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라인 밴드 등 토종 SNS가 주류로 부상했다. 특히 카카오스토리와 밴드 등 폐쇄형 SNS의 주 이용자는 30~40대, 페이스북 등 개방형은 10~20대가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성은 KISDI 부연구위원은 "30대 전후 이용자와 40대 이용자들이 프라이버시에 대한 염려로 지인 중심의 소통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회적으로 불고 있는 '복고' 분위기도 폐쇄형 SNS 확산을 돕고 있다. '응답하라 1994' 등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드라마들이 인기를 끌면서 지인들과 추억을 되새김하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서 통할지 관심..'안방용' 그칠 수도

 

토종 SNS의 이러한 특성이 향후 과제인 '해외시장 개척'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는 두고봐야한다. 카카오스토리와 밴드는 각각 카카오톡과 라인의 지원 없이는 서비스 확대가 어렵다. 기반 서비스인 모바일 메신저가 해외 시장에 많이 깔려야 해당 지역에 안착할 수 있다.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는 중국 위챗과 미국 왓츠앱 등 쟁쟁한 경쟁 업체들이 버티고 있어 이들 틈바구니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국내 인터넷 시장이 글로벌 정보기술(IT) 흐름에서 고립돼 점점 '갈라파고스화'되고 있어 토종 SNS가 '안방용'에 그칠 것이란 시각도 나오고 있다. 2000년대 중반 '미니홈피' 열풍을 일으켰던 싸이월드도 해외선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등 성장 한계를 보여준 바 있다. 국내 인터넷 검색 시장만 봐도 구글과 야후 등 글로벌 기업들이 거의 존재감이 없는 반면 네이버가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토종 업체가 강세다.


다만 세계적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 개방형 SNS에 피로감을 느낀 이용자들이 폐쇄형 SNS로 옮기는 추세라 토종 SNS가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특히 공동체 의식이 강한 일본·대만·태국·중국·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서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어 해외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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