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1·2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의 걱정이 커졌다.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시장 진출을 추진중이기 때문이다. 동일 사업군에서의 경쟁도 걱정이지만, 가계통신비 절감이라는 알뜰폰 산업정책은 사라지고 마치 대기업이 중소기업 고유업종을 침해한다는 시선이 커지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2일 "알뜰폰 수요가 점차 많다지고 있다"면서 "지금까진 신경을 못썼는데 LG유플러스 망을 쓰길 원하는 알뜰폰 수요자를 흡수할 필요가 있어 사업추진을 구상중이다"고 말했다. 현재 LG유플러스는 자회사 형태로 알뜰폰 시장 진출을 구상중이다.
이동통신 3사 중에서 SK텔레콤이 자회사 SK텔링크를 통해 알뜰폰 사업에 진출했고 이번에 LG유플러스가 가세한다면 KT까지 뒤늦게라도 진입할 수 있다.
이 경우 현재 알뜰폰 1·2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는 LG유플러스 및 KT 자회사와 경쟁해야 한다. 특히 같은 대기업군에 속해 있어 여론의 향배가 우려된다는 속내다. 대표적인 대기업 알뜰폰 사업자에는 CJ헬로비전, SK텔링크뿐만 아니라 태광그룹 계열의 KCT, 삼성그룹 계열의 에스원이 있다.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 사업자도 가세한 상태다.
때문에 최근 알뜰폰 정책은 거대 통신 계열사의 사업참여와 대기업의 자회사 참여 등으로 사회적 논란을 빚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알뜰폰 사업도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는 알뜰폰 사업은 중소기업 육성정책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알뜰폰 사업이 시작된 배경은 중소기업 육성이 아니라 가계통신비 절감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장사하든 중소기업이 장사하든 가계통신비를 인하시킬 수 있는 결과를 우선시 했다.
하지만 사업자 입장에선 여론의 눈치도 살피고 있는 정부가 언제 마음을 바꿀지 몰라 고민이다.
현재 알뜰폰은 전체 이동전화 시장에서 5%나 차지하고 있다. 가입자 수는 2월말 기준 273만여명 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말까지 알뜰폰 가입자가 4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존 통신사보다 30~40% 싼 요금이 가장 큰 매력이다. 요금은 싼데 통신망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망을 그대로 빌려쓰는 통화품질에 차이가 없다는 점이 강점이다.
알뜰폰 시장에서 대기업의 역할도 컸다. 중소사업자에 비해 구매력을 갖고 최신 단말기를 수급,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킨 요인이 있다. 요금은 싸지만 믿을 수 있을까 걱정했던 소비자에게는 대기업의 브랜드가 품질보증 역할도 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