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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金맥]⑩사업화 vs 사생활 '아슬아슬 줄타기'

  • 2014.07.15(화) 14:45

산업발전·개인정보보호 균형필요
빅데이터 분석 결과 맹신도 금물

올해 3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논문 한 편이 실렸다. '사회관계망을 통한 대규모 감정 전염의 실험적 증거'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신체접촉 없이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람의 감정이 전염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혔다. 페이스북에서 우울한 내용을 많이 접한 사람은 우울한 분위기의 글을 많이 생산한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이 논문의 결과치는 어떻게 얻어졌을까.

 

논문의 저자는 다름아닌 페이스북 데이터 사이언스팀 관계자 등 3명이다. 페이스북이 사용자 동의없이 임의로 감성조작 실험을 해서 얻어진 결과다. 실제 페이스북 데이터 사이언스팀은 지난 2012년 사용자 68만9003명의 뉴스피드에서 긍정적 또는 부정적 감정과 연관되는 단어가 포함된 콘텐츠가 자동으로 삭제되도록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사용자의 감정 상태를 바꾸면 긍정적 또는 부정적 콘텐츠가 올라오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페이스북에 대한 비난여론이 확산됐고, 페이스북 2인자로 불리는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나서 사과했다. 하지만 미국 국립과학원은 "동의를 구하지 않은 페이스북의 감정조작 실험은 합법적인 일이 아니다"고 밝혔고, 사생활 보호단체는 정부 당국에 페이스북에 대한 긴급 조사를 요구했다. 나아가 영국 정보보호위원회(ICO)도 문제의 실험 경위를 조사키로 하는 등 이 문제는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논란이 사용자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것과 데이터를 통제하는 기업의 사업적·지적 야망 사이에서 소셜미디어 산업이 얼마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업·개인정보보호 사이에 서다

 

최근 빅데이터가 활성화 되면서 개인·산업·공공부문뿐 아니라 정책결정의 효율성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선 개인정보 및 사생활 보호논란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개인정보 및 사생활이 보호되면서 빅데이터를 가치있게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 지역별로 다른 사생활 보호 기준을 이해해야 한다. 미국은 사생활 조차도 상품으로 보고 거래 가능한 대상으로 간주하다. 반면 우리나라와 유럽은 사생활은 엄격하게 보호받아야 할 기본 인권으로 규정한다. 국가가 사생활 보호수준을 강화해 기업에게 더 많은 의무와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 때문에 빅데이터 산업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와 유럽의 경우 미국에 비해 빅데이터 분석 효과에 한계가 있다.

 

빅데이터 전략연구센터 이유택 수석연구원은 "개인 데이터의 안전한 흐름을 보장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데이터 공유·거래 프레임워크 설정이 필요하다"면서 "개인정보 보호에 초점을 둔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즉 데이터는 자체적으로 가치를 창출하거나 문제를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의 사용이 문제를 초래하므로, 개인 데이터 자체에 대한 보호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데이터 사용권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와함께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 수집 및 활용에 대해 보다 효과적으로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

 

예를들어 구글은 개인정보 통합관리 방침에 따라 이용자의 정보를 이메일부터 위치정보까지 광범위하게 수집하면서, 이용자가 거부 의사를 밝히면 정보 수집을 줄이고 있다. 페이스북도 약관을 통해 이용자로부터 포괄적인 정보 제공 동의를 얻는다. 하지만 실제로 어떤 개인정보가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는다. 때문에 구글과 페이스북 개인정보 제공 동의절차의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부분을 개선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 [자료=한국정보화진흥원]

 

◇빅데이터 맹신 말라

 

빅데이터를 너무 장밋빛으로만 바라봐선 안된다는 주장도 있다.

 

빅데이터의 진정한 가치는 데이터 자체가 아니라 분석을 통해 얻어진 솔루션에 있다. 다만 급속도로 늘고 있는 데이터 양에 비해 이를 분석, 해석하는 기술에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최근 빅데이터 붐이 호들갑스럽다는 평가다. 

 

때문에 빅데이터의 유용성에 대해 과도한 믿음이나 무조건적인 반대는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빅데이터는 하나의 의사결정 도구에 불과하다"면서 "기업 CEO들이 한때 유행처럼 컨설팅사 보고서를 토대로 경영방향성을 결정했듯이 빅데이터 분석만을 보고 의사결정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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