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플린트센터에서 '애플워치(Apple Watch)'란 이름의 스마트워치를 공개했다.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처럼 스마트워치에도 '아이워치'란 이름을 붙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저작권 문제로 애플워치로 제품명이 결정됐다.
이로써 애플은 지난 2010년 태블릿PC '아이패드'를 내놓은 이후 4년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3년 전에 스티브 잡스 후임자로 선임된 이후 처음으로 새로운 형태의 기기를 내놓게 된 셈이다.
이날 쿡 CEO는 신형 아이폰6를 공개한 뒤 잡스처럼 '하나 더(one more thing)'를 언급하며 애플워치를 소개했다. 그는 애플워치를 "우리가 만든 기기 가운데 가장 개인적인 제품"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제품은 기본형인 '워치'와 이보다 가볍고 튼튼한 재질로 이뤄진 '워치 스포츠', 본체를 18K 금으로 만든 '워치 에디션' 3개 모델로 구성된다. 각 모델은 가로화면크기는 고정됐으나 세로는 각각 38mm, 42mm 2개로 이뤄져 남성과 여성용으로 구분했다. 다양한 디자인의 시계줄을 갈아 끼울 수 있다. 제품 가격은 349달러부터 시작하며 내년초부터 판매한다.
애플워치는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단단한 사파이어 유리를 사용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아이폰5 이후 기종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칼로리나 심박수 측정 등 건강관리 기능도 들어있다.
▲ 애플워치는 다양한 형태의 시계줄을 장착할 수 있어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 |
애플워치는 디자인면에서 애플이 상당히 공을 들인 제품이다. 애플은 스마트워치의 디자인을 위해 지난 7월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 임원을 영입하기도 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애플 제품 디자인을 맡고 있는 조너선 아이브 부사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애플워치가 "스위스 시계 산업을 곤경에 처하게 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나온 애플워치의 디자인은 기존 스마트워치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데다 오히려 더 투박해 보인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둥근 손목시계 형태의 LG전자 'G워치R'이나 모토로라 '모토360'보다 못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애플은 애플워치 출시 시기를 내년 초로 명시했다. 아이폰 시리즈처럼 제품을 발표하고 곧바로 출시하는 것과 다른 행보다. 출시 시기를 석달 뒤로 늦춘 것은 여기에서 구동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워치가 공개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기존 스마트워치 제품들과 어떠한 경쟁을 벌일 지에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5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각각 '기어S'와 'G워치R' 등 신형 스마트워치를 공개했다. 기어S의 경우 내장 키보드와 음성인식 기능인 S보이스 기능을 갖췄으며 유심(USIM) 칩을 꽂으면 3G 통신망으로 스마트폰과 연동해 직접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다.
LG전자의 G워치R은 원형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 기존 스마트워치의 투박한 외관과 달리 세련된 아날로그 손목시계를 닮은 유려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제품 가격은 미정이며 출시는 올 4분기 초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