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게임 업계에서 주목받은 기업을 꼽자면 단연 컴투스다. 업계 핫 키워드인 '모바일'과 '글로벌'을 동시에 충족시키면서 펄펄 날았기 때문이다. 그것도 한개가 아닌 두개의 게임으로 연달아 '대박'을 터트렸다. 이로 인해 해외 매출 비중이 국내를 압도할 정도로 커진 것은 물론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기존 국산 게임이 이루지 못한 성과를 거둠과 동시에 '카카오톡' 같은 외부 플랫폼에 크게 기대지 않고도 성과를 내는 등 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짚어주기도 했다.
컴투스는 지난 1998년에 설립된 모바일게임 전문업체다. 이듬해인 1999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휴대폰용 모바일게임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현재까지 16년 동안 모바일게임을 다뤄왔다. 그동안 온라인게임사들에 밀려 주목도가 떨어졌으나 올해 들어선 얘기가 달라졌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드라마틱하게 성장했으며 잠재력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컴투스가 올해 상반기 흥행 포문을 연 게임은 지난 3월 출시한 '낚시의 신'이다. 이 게임은 이전까지 대부분 국내 무대에만 머물렀던 모바일 게임의 시야를 밖으로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컴투스의 글로벌 흥행 포문을 연 모바일게임 '낚시의 신'. |
'낚시의 신'은 출시 나흘만에 중국에서 애플 앱장터 인기 게임 2위를 기록했으며, 한달 만에 25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이후 홍콩과 마카오, 베트남의 주요 앱 마켓에서 게임매출 순위 1등 자리를 꿰차며 반향을 일으켰다. 이 게임은 현재까지 애플 앱스토어 기준으로 48개국 게임 매출 상위 10위권을 오르고 있으며, 일일 게임 이용자수(DAU) 최대 130만 명을 기록하는 등 고른 인기를 얻고 있다.
흥행 바통을 이어받은 게임은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이하 서머너즈워)'다. 지난 4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구글과 애플 앱장터 게임 매출 10위 안팎의 순위를 유지, 안정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이후 6월에 글로벌 시장에 출시되면서 중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8위, 미국 구글 플레이 11위, 일본 애플 앱스토어 11위을 달성했다. 대만과 싱가폴, 캐나다, 브라질, 네덜란드, 호주 등 최대 72개국 애플 앱스토어 및 40개국 구글 플레이에서 게임 매출 상위 10위에 오르며 아시아와 북남미, 유럽에 이르기까지 세계 무대에서 흥행을 이어갔다.

▲ 두번째 글로벌 흥행작 '서머너즈워'. |
이 두개의 게임은 지난 11월말 현재 각각 2000만건 이상의 누적 다운로드 수를 달성했다. 대부분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이나 '라인', '위챗' 등 외부 메신저에 의존하지 않고 자력으로 일군 성과라 의미가 있다. 모바일게임이 성공하려면 2차 유통 플랫폼인 메신저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흥행 공식을 깬 것이다. 대신 자체 플랫폼인 '하이브'를 통해 각국의 게이머들을 직접 관리한다. 이들에 자사 게임들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면서 단골 고객으로 만드는 전략은 국내 다른 게임사들도 벤치마킹하고 있다.
컴투스의 성장은 모회사이자 컴투스와 함께 국내 모바일게임의 '양대산맥'을 이루는 게임빌의 측면 지원이 있어서 가능했다. 컴투스가 해외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내는 것은 게임 자체의 힘도 있었으나 게임빌의 해외법인 지원이 컸다. 게임빌은 국내 모바일게임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 법인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해외에서 게임을 출시하는 것부터 현지화 과정이나 마케팅 전략, 문제점 대응 속도의 강점을 가질 수 있게 만든다. 또한 성공한 게임에 몰려있는 이용자들을 다른 신작으로 넘어가게 하는 전략도 짤 수 있다.
컴투스가 만든 '서머너즈워' 소개 동영상
이에 힘입어 컴투스는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 868억원, 영업이익 46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해외 매출은 전체의 80%인 693억원에 달한다. 증권가에서 추산한 컴투스 올 한해 매출은 2777억원, 영업이익은 1260억원이며, 영업이익률은 45%다. 이는 세계적인 모바일게임 기업인 프랑스의 '게임로프트'와 견줘 크게 밀리지 않는다. 흥국증권이 추산한 게임로프트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3330억원, 영업이익은 190억원으로 영업이익률(5.7%)은 오히려 컴투스에 못 미친다.
컴투스는 앞으로 서머너즈워를 글로벌 게임으로 키우기 위해 더욱 공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대만에서 인지도를 확대하기 위해 TV 광고와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안드로이드 마켓과 같은 미개척 시장에 진출하고 각 해외 법인을 통한 글로벌 운영체계 구축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차기작들도 준비하고 있다. 현지화를 고려한 언어 지원 및 해외 통신 환경을 대비한 용량 최소화 등의 준비를 거쳐 퍼블리싱 작인 축구 카드RPG(역할수행게임) '사커스피리츠'를 지난 9월 해외에 공개했다. 향후 3D 액션 RPG '소울시커'의 글로벌 출시도 준비 중이다. 국내 서비스를 통해 검증 및 보완을 거친 두 게임의 게임성과 콘텐츠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에는 자체 개발한 콜렉팅 SNG(소셜네트워크게임) '쿵푸펫'을 국내외 동시 출시했으며, RPG인 '이스트'와 '원더택틱스', 스포츠게임인 '컴투스프로야구 2015'와 '9이닝스 MLB for 매니저'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