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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판 흔드는 '넷마블-네이버' 연합

  • 2015.03.18(수) 15:32

신작 '레이븐' 닷새만에 최고매출 기록
네이버 공동 마케팅 주효..脫카톡화 가속

모바일게임 '강자' 넷마블게임즈가 검색포털 1위 네이버와 손잡고 벌인 공동 마케팅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넷마블의 신작 모바일게임 '레이븐'이 출시한지 일주일도 안돼 구글과 애플 앱 장터에서 '최고매출'을 기록한 것. 이러한 성과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카카오톡' 도움 없이 이뤘다는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 넷마블게임즈 자회사 에스티플레이가 개발한 모바일 액션 RPG 레이븐은 PC 게임 못지 않은 화려한 그래픽과 타격감으로 이용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8일 넷마블게임즈에 따르면 신작 '레이븐'은 출시 닷새만인 지난 17일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최고매출 1위를 차지했다. 이 게임은 넷마블 자회사 에스티플레이(STPLAY)가 개발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장르. 현재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누적 다운로드 80만건, 최고 DAU(일 게임실행이용자수) 50만명을 돌파했다.

 

레이븐은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출시 이틀만에 최고매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구글과 애플 양대 앱 장터를 휩쓸어 버린 것이다. 구글은 각 게임의 매출 순위와 다운로드 수만 표시할 뿐 구체적인 매출 규모는 밝히지 않고 있으나, 관련 업계에서는 '최고매출 1위'를 기록하는 게임은 대략 하루에 10억원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레이븐은 '단기간 최고매출'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네시삼십삼분이 지난해 4월 내놓은 '블레이드'는 출시 8일만에, 넷마블이 지난 2013년 출시한 '몬스터 길들이기'는 출시 16일만에 각각 구글 플레이 스토어 최고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우선 레이븐의 돌풍은 글로벌 인기작 '클래시 오브 클랜'을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클래시 오브 클랜은 핀란드 게임사 슈퍼셀의 대표작. 슈퍼셀은 작년부터 국내에서 300억~400억원의 마케팅비를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로 인해 클래시 오브 클랜은 작년 9월 구글 플레이 스토어 1위 자리에 오른 이후 5개월 이상 정상 자리를 지켜왔다. 그동안 클래시 오브 클랜은 국내 게임사들에 '넘기 힘든 벽'이었는데 판도가 깨진 것이다.

 

레이븐은 넷마블이 네이버와 공동 마케팅 제휴를 맺고 내놓은 기대작이다. 네이버는 PC와 모바일 버전을 통해 레이븐 배너 광고를 대대적으로 노출하면서 이용자에 대한 관심과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아울러 두 회사는 지난 14일부터 블록버스터 영화와 같은 TV 광고를 방영하기도 했다. TV 광고 제작과 집행에는 대부분 네이버의 자본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가 외부 업체의 게임을 대대적으로 밀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게임사와 인터넷 업체간 협력은 '채널링' 정도에 그쳤다. 채널링이란 사용자가 많이 몰려 있는 플랫폼에 외부 게임을 입점시켜 서비스하는 것으로, 게임에 접속하는 통로를 추가로 열어 놓는 수준이다. 이번에 네이버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자사 플랫폼을 마케팅 도구로 최대한 활용하는 등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넷마블측은 레이븐의 빠른 흥행 성공 요인으로 네이버의 참여를 꼽고 있다.

 

무엇보다 레이븐의 돌풍은 카카오톡의 도움 없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플랫폼으로, 사실상 '흥행의 지름길'로 통했다. 하지만 지난해 외산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이 카카오톡 의존 없이도 1위 자리에 오르는 사례가 나오면서 '카카오톡=흥행의 등용문'이란 공식이 깨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게임 업계에서는 '카카오톡 게임하기' 대신 직접 구글과 애플 앱 장터에 신작 게임을 출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카카오톡 게임하기 서비스의 까다로운 심사 절차와 수수료가 부담으로 작용해서다. 넷마블 역시 레이븐에 이어 올 상반기 출시할 '크로노블레이드'란 신작을 카카오톡에 의존하지 않고 서비스할 계획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레이븐 돌풍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탈(脫)카카오톡' 현상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가 새로운 수익모델로 게임 사업을 키우고 있는 만큼, 카카오톡을 대신할 새로운 '흥행 보증수표'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카카오톡에 대한 입점사들의 불만이 많았는데, 네이버를 통한 게임 마케팅이 자주 성공 사례를 만들면 카카오톡의 영향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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