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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 '인공지능 T맵' 나온다면…

  • 2016.10.11(화) 15:21

SK텔레콤, '티맵'에 인공지능 '누구' 탑재 준비
각종 소음속 음성인식·네트워크 진화 등 필요

"팅커벨!" "네?" "집에 가기 싫다. 여자친구 직장 앞으로 안내해줘" "여자친구 3년째 없으시잖아요. 집으로 다시 안내합니다"

 

SK텔레콤이 내비게이션 'T맵'에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누구'(NUGU)를 연계한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T맵과의 이 같은 대화도 가능하겠지요.

 

T맵은 전체 가입자가 1800만명에 달하는 국내 1위 내비게이션입니다. 지난 7월 무료 개방돼 가입자가 더욱 증가하고 있죠. '누구'는 사람의 말을 듣고 지시에 응하며 이를 학습해 더욱 고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피커 형태의 인공지능으로 지난 8월 말 공개됐습니다. '팅커벨', '레베카'와 같은 인공지능의 이름을 부른 뒤 각종 명령을 말로 하면 응답하는 기기입니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두 서비스가 결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일단, 손가락이 아닌 입으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겁니다. 운전 중 목적지를 바꿔야 할 때가 있죠. 고속도로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손으로 내비게이션을 조작하거나 주행을 멈출 필요 없이, 말만 하면 인공지능이 목적지를 바꿔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주유소, 맛집, 쇼핑, 관광지 등 주변장소 검색도 말만 하면 가능할 수 있습니다. 택시 승객의 경우 내비게이션 조작이 능숙하지 않은 택시기사님의 초행길에 불안감을 느낄 필요도 없어지겠죠.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이런 음성검색 목록에 들어가는 장소를 대상으로 영업도 할 수 있을 겁니다. 네이버 처럼요.

 

인공지능이 학습을 거듭하면, 장거리 여행의 말동무가 될 수도 있지요. "심심하다."라고 말하면, "지금 지나고 있는 장소에 얽힌 이야기 해드릴까요? 흥겨운 음악 틀어드릴까요?"라고 응답할 수도 있겠죠. 술에 취한 김유신 장군을 기생 '천관'의 집으로 이끈 말처럼 승차하자마자 길 안내를 시작하는 형태로 진화할 수도 있겠죠. 3년 전 헤어진 애인 집으로 안내했다고 내비게이션을 박살 내지는 마시고요.

 

▲ 내비게이션 T맵. [사진=SK텔레콤]

 

다만, 인공지능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몇 가지 기능이 개선돼야 한다는군요.

 

인공지능 '누구'는 실내용으로 개발돼, 소음이 발생할 경우 음성 인식이 잘 안 되는 단점이 있다고 하는데요. 차량이 운행 중일 때는 소음이 더욱 심하기 때문에 음성인식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말해도 못 알아듣는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이라면 무용지물이겠죠.

 

또 아직은 '누구'가 화자를 구별하지 못하는 점도 개선돼야 합니다. '누구'는 운전자와 승객 등 여러 명이 각각의 목적지를 말할 경우 명령을 따를 사람을 선택할 수 없는 수준이라서 운전 중 혼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승객이 운전자의 개인정보를 인공지능에게 물어봤을 때 응답이 여과 없이 나올 우려도 존재하지요. 가령 "어젯밤에 어디에 갔더라?"고 물었을 때 소름이 돋을 운전자도 있겠죠.

 

한 가지 더. 데이터 송수신 관련 문제입니다. '누구'에 음성 데이터가 계속해서 쌓이면, 데이터 송수신량도 더욱 증가해 대량 트래픽 발생에 따른 서비스 제한이나, 데이터 소비량에 따른 소비자 부담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를 마음껏 쓸 수 있는 요금제를 써야 이동 중에도 마음 편히 인공지능을 부를 수 있겠죠. 차량용 와이파이 라우터를 설치해야 한다면 추가 비용도 들어갈 수 있고요.

 

SK텔레콤은 음성인식 기술이 점점 개선되고 있고, 음성 압축기술과 LTE 네트워크 또한 과거보다 크게 발달돼 데이터 송수신과 관련된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하는데요. 여러모로 개선된 인공지능 내비게이션이 바꿀 미래 모습이 어떨지 기대됩니다.

▲ 인공지능 '누구'[사진=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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