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 포털 맞수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 1분기 온라인 광고 비수기에도 양호한 성적표를 꺼냈다.
특히 네이버는 국내에선 광고 사업이 선전했고 외국에선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달렸다. 카카오는 주춤거리는 광고와 게임 실적을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 사업으로 이겨냈다. 양사는 올해 인공지능(AI) 분야 신사업으로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 김범수 카카오 의장(왼쪽)과 변대규 네이버 의장.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 압도적인 네이버…수익·성장성 모두 앞서
1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각각 1조822억원, 4438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08억원, 383억원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의 매출액은 네이버의 41.0% 수준으로 분석됐다. 이는 전년동기 25.9%에 비해 급증한 것이지만 전 분기 41.8%와는 유사하다. 카카오가 지난해 초 인수한 로엔엔터테인먼트 실적을 제외하면 규모의 차이는 여전하다는 의미다.
성장성을 보면 카카오의 1분기 매출액 4438억원은 전분기(4538억원)보다 2.2% 감소한 것이다. 이로 인해 분기 매출 증가세가 7분기만에 꺾였다. 로엔 실적이 반영되기 전인 전년(2425억원)보다는 두 배가량 증가했다.
네이버의 경우 1분기 매출액 1조822억원은 역대 최대를 달성했던 전분기(1조850억원)보다 소폭 감소한 것이나 전년동기(9373억원)에 비해 15.5% 늘었다. 이 회사 매출액은 작년 3분기에 1조원을 첫 돌파한 이후 3분기 연속 1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수익성은 네이버가 더욱 앞선다.
카카오 1분기 영업이익 383억원은 전분기(382억원)와 비슷했다. 전년동기(211억원)보다는 82%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8.63%로 전분기(8.42%)와 전년동기(8.7%)와 비슷한 8%대를 유지했다.
네이버 영업이익 2908억원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전분기(2903억원)보다 0.2% 증가한 것이다. 전년동기(2568억원)에 비해선 13% 늘었다. 지난 2015년 3분기 이후 7분기째 최대 행진이다. 영업이익률은 26.9%에 달한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 네이버 광고 플랫폼 파워풀…카톡 게임 플랫폼은 약세
사업별로 보면 카카오 광고 매출액은 모바일 부문의 성장으로 전년동기(1294억원)보다 3% 증가한 1333억원을 달성했다. 광고 시장 비수기 여파로 전분기(1415억원)보다는 6% 줄었다. 카카오는 올 3분기 새로운 광고 상품 '카카오 모먼트'를 내놓고 실적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네이버의 디스플레이(배너)·동영상 등 광고 부문 매출액은 비수기 여파로 전분기(1230억원)보다 19% 줄어든 997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검색광고와 쇼핑검색 등 클릭당과금(CPC) 상품을 포함하는 비즈니스플랫폼 부문은 모바일 검색 강화 등에 힘입어 전분기(4913억원)보다 3.7% 늘어난 5097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자회사인 라인주식회사도 전분기(381억엔)와 전년동기(341억엔)에 비해 각각 15%, 2.9% 증가한 392억엔의 매출을 달성했다.
카카오톡과 같은 강력한 모바일 게임 플랫폼의 영향력이 약화된 점도 눈길을 끈다.
카카오의 1분기 게임 매출액은 803억원으로 전년동기(703억원)에 비해 14% 증가했으나 전분기(932억원)에 비해 14% 감소했다. '리니지2 레볼루션' 등 구글 등 글로벌 플랫폼에 수수료를 내는 모바일 게임들이 인기를 끄는 바람에 카카오톡의 플랫폼 파워가 약화됐다는 설명이다.
◇ 인공지능 경쟁 본격화
네이버와 카카오 양사 모두 AI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다. AI 관련 기기는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으면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하는 영역이다.
카카오는 올 7월 AI 서비스 앱을 내놓고 이어 3분기 중으로 AI 스피커를 출시할 계획이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대화형 인터페이스는 카카오의 본질이므로 가장 잘할 수 있다"며 "카카오톡뿐만 아니라 카카오의 모든 서비스에 AI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도 라인과 함께 AI 플랫폼 '클로바'의 앱을 선보이고 AI 스피커 '웨이브'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양사의 경쟁이 AI 부문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