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 업체들인 네이버 자회사 라인과 카카오가 사업 전선을 넓히고 있다. 라인은 게임 자회사를 국내 설립하고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본격화했다. 카카오는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 미니'의 9월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 중이다.
▲ 김민규 라인게임즈 대표 [사진=네이버] |
◇ 라인, 게임 공략 본격…국내외 '두 마리 토끼' 잡는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은 최근 게임 글로벌 퍼블리싱 전담 자회사인 '라인게임즈'(LINE GAMES)를 서울 강남 모처에 설립했다. 네이버가 NHN엔터테인먼트(구 한게임)와 분할한 이후 게임 자회사를 설립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라인게임즈는 국내 개발사 '넥스트플로어'(NextFloor)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지분 51%도 확보하고, 넥스트플로어의 김민규 대표를 라인게임즈 대표로 선임하는 등 게임 사업에 과감한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분석이다.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과거 사례에서 유추 가능하다. 위메이드가 지난해 3월 넥스트플로어에 100억원 규모로 6.9% 지분투자할 당시 가치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적어도 700억원 이상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넥스트플로어가 드래곤 플라이트 등 모바일 인기 게임을 배출하고 데스티니 차일드, 크리스탈 하츠 등 게임을 성공적으로 퍼블리싱한 경험이 기업가치 산정에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위메이드는 이번 딜과 관련 각사와 협의를 거쳐 넥스트플로어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 라인의 투자 규모가 더욱 커졌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한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넥스트플로어는 그동안 게임 성과도 좋았고 인기 게임인 창세기전 지적재산권(IP)을 확보해 콘솔 게임 등을 준비하고 있어 전망도 밝다"고 설명했다.
일단 라인게임즈는 국내외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전문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라인은 주무대였던 일본·대만·태국·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활용한 게임들을 선보인 바 있으나, 그 외 국가나 국내 성과가 아쉽다.
네이버는 자회사 캠프모바일의 밴드를 통해 국내 게임 사업을 해왔으나, 일본 라인의 눈부신 성과에 미치진 못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작년 4분기 기준 네이버의 콘텐츠(네이버 뮤직·웹툰·라인 게임 등) 매출액 가운데 일본 등 해외 비중이 87%에 달했다.
이런 까닭에 게임 퍼블리싱 전담 자회사를 국내 설립함으로써 국내 게임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국내 게임 개발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아시아 일부 지역을 넘어선 글로벌 게임 퍼블리싱 회사로 올라서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라인 관계자는 "독자적인 퍼블리싱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카카오 미니 제품 디자인. [사진=카카오] |
◇ 카카오 AI 스피커 출시 '초읽기'
카카오는 늦어도 9월 중 출시목표로 개발 중인 AI 스피커의 명칭과 디자인을 공개하며 시장 기대감을 높이는 작업을 본격화했다.
카카오가 선보일 AI 스피커의 이름은 카카오미니(Kakao Mini)다. 카카오미니는 카카오의 AI 음성 인터페이스가 적용된 첫 기기다. 크기는 작지만 다양한 기술과 편의 기능을 갖춘 카카오 AI 스피커의 특징을 이름에 담았다. 카카오가 제품 기획과 제작을 주도하고 있으며, 지난 2015년 인수한 IT 디자인 전문 회사 '탱그램'은 디자인 부문에서 협력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미니는 곡선을 기본으로 한 외형에 패브릭 소재가 적용돼 따뜻하고 편안한 아날로그 감성을 담고 있다"며 "자연스럽고 친숙한 디자인으로 어느 곳에 놓더라도 주변과 잘 조화되도록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미니에는 우선 음원 서비스 멜론, 포털 다음 등을 음성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적용될 예정이다. 나아가 카카오의 각종 서비스를 음성대화를 통해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카카오미니를 시작으로 가정, 자동차, 사무실 등 다양한 장소에 적용한 모델로 확대할 계획이다. 스피커에만 주목하진 않는다는 얘기다. 카카오가 스마트폰 기반의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벗어난 새로운 기기를 통한 사업에서도 플랫폼 플레이어로 성공할 수 있을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도 발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제품 가격은 합리적 수준으로 적용할 것"이라며 "제품 판매처로는 카카오톡 플랫폼, 오프라인 매장인 카카오프렌즈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