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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 약정할인 20%→25%…'소급적용 안돼'

  • 2017.08.18(금) 18:36

신규 가입자만 혜택…시민단체 반발 예고
"타협물 아니다"…정책 강행에 통신사 고심

[과천=김동훈 기자] 가계통신비 절감 정책을 추진 중인 정부가 예정대로 내달 15일부터 선택약정 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로 상향하기로 했다. 다만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기존 가입자에 대한 소급적용 문제는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반발이 예상된다.


◇ 기존 가입자 혜택 받기 어려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내달 15일부터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제도(선택약정)'의 할인율을 현행 20%에서 25%로 상향 시행한다고 밝혔다.

▲ 양환정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이 18일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 시행일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이번 제도는 신규 가입자에 한정했다. 기존 가입자들이 할인을 받기 위해선 재약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위약금이 발생할 수도 있다. 기존 가입자가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양환정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현행법 상 기존 가입자에 대해 요금할인율을 상향하도록 통신사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며 "기존 가입자들의 요금할인율 조정, 위약금 부담 경감 등의 조치는 통신사들의 자율에 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참여연대와 녹색소비자연대 등 소비자 단체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소급적용 없는 선택약정할인제도는 무용지물"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정책에 대해 뒷말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할인율 상향으로 1900만명 정도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연간 1400만명이 선택약정할인제도를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선택약정할인 제도는 이른바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법)에 의해 도입된 제도다. 단말기 지원금을 받지 않는 대신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연간 요금할인 규모가 현재보다 약 1조원 규모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약 4만원짜리 요금제 이용자 700만명이 월 1만원씩 연간 12만원을 할인 받으면 8400억원이라는 점에서 이런 계산이 나왔다.

◇ 정책 의지 드러내.."통신사 합의물 아니다"


원래 과기정통부는 요금할인율 상향을 내달 1일부터 시행하려 했으나 통신사들의 전산 시스템 조정과 검증, 유통망 교육 등에 필요한 시간등을 고려해 미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먼저 만나 제도 시행에 대한 협조를 구한 이후 시행일을 확정할 계획이었으나 CEO들이 대부분 휴가를 간 상태라 시행일을 이날로 확정했다.

 

특히 이번 할인율 상향은 통신사들과 합의한 결과물이 아니라 정부의 단호한 정책 의지를 담은 것임을 강조했다. 유 장관이 통신사 CEO를 따로 만났다 해도 정책을 바꾸진 않았을 것이란 얘기다. 양 실장은 "유 장관의 정책적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과기정통부는 기존 가입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통신사들과 위약금을 줄이거나 면제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발 더 나가 통신사의 경영 상황을 고려한 추가 할인율 상향 가능성도 시사했다. 통상 휴대전화 약정 기간을 고려해 2년마다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양 실장은 "통신 사업자들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경영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에 따르는 불안인데, 이에 대해 정부도 심사숙고할 것"이라고 했다.

과기정통부가 예정대로 할인율 상향을 강행하자 통신사들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통신 3사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시행일까지 아직 한 달 가까이 남았기 때문에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한 통신업체 임원은 "CEO가 현재 휴가 중이므로 신중하게 대응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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