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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게이트]上 '등돌린 이용자'…소송확산

  • 2017.12.28(목) 14:54

커뮤니티서 제기된 의혹 사실로
美서 1070조원 천문학적 소송전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속도를 일부러 떨어뜨린 사실을 인정하면서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애플은 처리 능력을 낮춰 배터리를 오랫동안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하지만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고 고의로 성능을 저하시켰다는 점에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신제품 판매를 촉진하려는 의도적인 사기 행위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국내에서 애플에 대한 집단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마침 신형 아이폰X(텐)의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어 애플은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편집자]

 

 

애플의 이른바 '배터리 게이트'는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레딧(Reddit)에서 촉발됐다. 최근 들어 이 사이트에선 아이폰 사용자들이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면서 속도가 느려졌다는 게시물이 이어졌다.


이에 한 사용자가 아이폰의 배터리를 새것으로 교체하자 다시 제 속도로 돌아왔다는 게시물을 올리면서 의혹은 더욱 커졌다. 급기야 정보기술(IT) 기기 성능측정 사이트 긱벤치(Geekbench)에서 아이폰6와 7 모델에서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수록 성능이 떨어지는 것을 데이터로 입증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애플은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리튬이온 배터리는 주변 온도가 낮거나 충전이 덜 됐거나 노후한 상태일 때 최고 성능을 내지 못할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작년 아이폰 업데이트를 통해 전력 수요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즉 예기치 않게 아이폰이 갑자기 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구형 폰의 처리 능력을 저하시킨 것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자 애플에 대한 비난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애플이 최신폰을 더 많이 팔기 위해 구형 제품의 성능을 의도적으로 낮췄다는 것이다. 애플이 이용자 동의 없이 계획적으로 제품의 성능을 떨어뜨렸다는 점에서 애플팬 사이에선 배반당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해외에서는 애플에 대한 이용자 집단 소송이 본격화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의 IT 전문매체인 폰아레나 등에 따르면 미국의 비올레타 마일리안이라는 이용자는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무려 9999억달러(약 1071조원)의 손해배상청구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기준 애플의 시가총액이 8757억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1200억달러 이상 많은 금액이다. 

 

현재까지 ‘배터리 게이트’와 관련한 소송은 미국에서 9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에서도 애플이 소비자 보호법을 어겼다며 1억2500만달러 규모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이 제기됐다. 하지만 1조달러에 육박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의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올레타측은 "애플은 소비자에게 아무 고지 없이 아이폰 성능을 의도적으로 떨어뜨렸고 결국 소비자는 새 아이폰을 구입할 수 밖에 없었다"라며 "구형 아이폰 사용 어려움을 야기했고 이용 가치를 훼손시켰다”고 주장했다.
 

국내에서도 법무법인을 중심으로 집단소송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28일 애플을 상대로 피해배상을 청구하는 법적 조치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집단소송 희망자를 모집하고 있다.

 

한누리측은 "애플은 자사의 이익을 위해 배터리 결함을 숨기고 신형 아이폰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의무를 게을리했다"라며 "고객들에게 전혀 알리지 않은 채 성능저하 OS업데이트를 시행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아이폰의 성능저하에 따른 피해, 저렴한 배터리 교환보다는 신형 아이폰 구매를 함에 따른 손해를 야기하였는바, 이는 민법 제390조의 채무불이행 또는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집단소송은 원고가 승소하면 다른 피해자들 역시 별도 소송없이 배상을 받을 수 있어 애플이 패할 경우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선 애플이 배터리 문제를 미리 이용자에게 적극 알렸으면 피할 수 있었으나 투명하지 못한 전략 탓에 지금의 화를 키운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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