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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베터리 교체하러 갔다가 5시간 기다렸다

  • 2018.12.31(월) 16:18

연말까지만 베터리 교체 비용인하 적용
예약 끝났고 사정 모른 고객들 발길 되돌려

지난 29일 오전 10시50분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애플 공식 서비스대행 업체. 50여명이 영하 12도의 매서운 추위를 이기고 찾아와 번호표를 뽑았다.

 

토요일 업무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하지만 이미 번호표를 뽑아 든 50여명의 애프터서비스(AS) 업무만 처리해도 오후 2시는 훌쩍 넘길 수준이다.

 

이들이 원하는 AS 목적은 대부분 베터리 교체다.

 

▲ 애플 공식서비스 대행매장 안내문

 

올초 애플이 고의로 아이폰 성능을 저하시켰다는 '베터리 게이트' 사태가 불거지자 아이폰6 이상 이용자를 대상으로 배터리 교체 지원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사용자 중 보증기간이 남았으면 무료로, 보증기간이 지났으면 올 12월31일까지 평소 배터리 교체비용인 10만원에서 6만6000원 인하된 3만4000원에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

 

특히 애플은 지난 9월 신형 아이폰을 공개하면서 배터리 교체 비용을 내년 1월1일부터 인상한다고 밝혔다. 내년이 되면 3만4000원에서 5만9000원으로 2만5000원이나 오른다.

 

업체 관계자는 "최근 AS 방문자의 90% 이상이 베터리 교체를 원한다"면서 "평소보다 월등히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워낙 AS 희망자들이 많다보니 이미 예약은 다 마감된 상태라 매장에서 줄서는 사람들이 더욱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오전 10시50분경 52번 번호표를 뽑아들고 기다려봤다.

 

자신의 번호가 호명됐을 때 자리에 없으면 AS를 받지 못한다는 말에 사람들이 넓지 않은 매장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AS를 원하는 사람은 이후에도 계속 밀려들었다. 이윽고 업체측에선 90번대를 끝으로 번호표 발급을 중단했다.

 

오후 12시경 겨우 10번대 AS 접수가 시작되는 것을 보고 인근 커피전문점으로 발길을 옮겼다가 오후 1시가 넘어 다시 돌아왔다.

 

▲ 지난 29일 애플 공식서비스 대행매장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

 

결국 52번이 호명된 시점은 오후 3시경이다. AS업체는 2시에 업무가 종료되지만 연말 상황 등을 감안해 번호표를 받은 사람에 한해선 늦게까지 업무를 진행했다.

 

AS 접수후 단말기를 맡기고 수리가 완료된 시간은 오후 3시50분경. 약 5시간을 소비한 셈이다. 이중에서 실제 베터리 교체작업을 한 시간은 10여분에 불과했으니, 대기시간만 4시간50분을 넘긴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홍대입구 매장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발생되고 있다.

 

아이폰을 10년간 사용했다는 한 소비자는 "평소에도 애플제품 AS를 받으려면 적지 않은 시간을 허비했는데 연말 베터리 교체수요가 몰리니 더 심한 분위기다"면서 "최근 안드로이드폰으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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