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아이폰XS를 포함해 신형 스마트폰 3종을 공개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선전하고 있고 후발주자 화웨이 마저 글로벌 강자로 급부상하는 와중에 나오는 제품이라 관심이 쏠린다. 신형 아이폰이 갖는 의미와 특징을 살펴본다. [편집자]
애플 아이폰XS 등 신모델들은 어느 때보다도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다. 전작인 아이폰X 판매가 부진한데다, 구형 기기 속도를 일부러 떨어뜨린 사실이 드러나 홍역을 치른 가운데 나온 제품이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아성이 견고한데다 화웨이도 바짝 추격하는 가운데 신형 아이폰을 통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흔들린 아이폰…잇따른 악재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X는 출시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2007년 아이폰 첫 모델을 선보인 후 10주년을 맞이하면서 출시한 제품인 만큼 기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애플 팬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에게도 탄성을 자아내도록 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아이폰X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고 물리적 홈 버튼을 없애 외형 변화를 준데다 얼굴 인식 기능인 페이스 ID, 카메라로 비춘 화면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보여주는 증강현실(AR)을 탑재해 혁신을 시도했다.
하지만 제품 가격이 최대 160만원에 이르는 것을 고려하면 아쉽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야심차게 선보인 페이스 ID의 인식이 원활하지 않은데다 지문 인식 기능이 없어 결제하기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 들어 애플이 구형 아이폰 속도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린 사실이 드러난 배터리 게이트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애플은 배터리가 오랫동안 작동하도록 하려는 조치라고 해명했으나 이용자에게 미리 알리지 않은 점이 문제가 돼 집단 소송에 직면했다.
비난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아이폰X로도 논란이 옮겨 붙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애플이 신형 아이폰을 더 많이 팔기 위해 구형 제품 성능을 의도적으로 낮췄다는 의혹을 제기해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이다.
잇따른 악재로 아이폰X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애플은 올해 스마트폰 사업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애플 실적 발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아이폰을 4130만대 판매해 전년동기(4180만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냈다.
◇ 삼성전자 입지 지키고 화웨이 급부상
애플이 사면초가에 몰린 사이 최대 라이벌인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 속에서도 글로벌 입지를 지켰다. 올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9 흥행이 부진하면서 우려를 샀으나 갤럭시노트9으로 분위기에 반전을 준 것이다.
갤럭시노트9은 터치 도구인 S펜에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해 스마트폰에 갖다 대지 않고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추가 메모리카드를 탑재하면 총 1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저장 공간, 역대 스마트폰 중 최대 용량인 4000밀리암페어(mAH)를 지원하는 배터리도 이목을 끌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노트9은 출시 초반에 시장의 확실한 반응을 얻으면서 갤럭시S9보다 잘 팔리고 있다”며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노트8과 비교해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화웨이도 시장 판도를 흔들면서 글로벌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상반기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9500만대로 세계 시장 점유율 2위(15.8%)를 기록했다. 애플(12.1%)을 제친 것은 물론 1위인 삼성전자(20.9%)도 바짝 추격하는 것이다.
화웨이는 올 들어 트리플 카메라를 장착한 스마트폰 P20 프로(Pro)를 선보이면서 삼성전자와 애플 못지않은 혁신을 꾀하기도 했다. 현재는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기기 전체를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Fordable)폰을 세계 최초로 출시한다는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웨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P20 프로가 속한 P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라면서 “중저가 스마트폰을 통해 시장 입지를 다진데 이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