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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과기정통부 업무보고에 가려진 그림자

  • 2018.01.24(수) 10:54

시장은 쟁점 사안에 대한 정책방향 궁금
정부는 말하기 좋은 장밋빛 정책만 발표


'블록체인 퍼스트무버(First Mover)로 세계 시장 선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4일 발표한 올해 업무보고 내용 중 그나마 눈에 띄는 대목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세종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18년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 구현을 뒷받침하기 위한 초연결 지능화 인프라 구축 ▲국가 R&D(연구개발) 시스템 혁신 ▲과학기술·ICT(정보통신기술)를 통한 국민 삶의 문제 해결 등 세 가지를 주요 업무로 보고했다.


하지만 이들 세 가지는 이미 작년부터 과기정통부 차원에서 수차례 알린 것들이다. 그나마 새롭게 등장한 대목은 '블록체인 퍼스트 무버'라는 선언인데 이마저도 별다른 내용은 없다.


물론 블록체인을 비롯 과기정통부가 나열한 주요 업무는 중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낙관적 전망과 방향성 정도가 나열되는 것이 업무보고일까. 정작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관심은 왜 부족할까 의구심이 든다.

실제로 정부가 주요 과제로 꼽은 사안 외에도 업계에선 첨예하게 대립되는 쟁점이 많다.

 

올 6월 일몰될 예정인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합산규제와 통신-방송 사업자 간 인수·합병(M&A)은 연초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인수·합병(M&A) 이슈가 불거진 바 있다. 양사는 공시를 통해 유보적 입장을 내놨으나, LG유플러스의 경우 "특정 업체에 한정하지 않고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혀 불씨를 남겼다.

 

이 불씨는 정부·업계 시각을 탐색하는 시도라는 평가다. 정부의 정책 의지가 M&A 성사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SK텔레콤-CJ헬로의 M&A 딜이 공정거래위원회 불허 결정으로 무산된 바 있다.

 

더군다나 올해 합산규제가 일몰되면 현재 합산 점유율이 30%를 넘는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공격적인 영업이 가능해지고, LG유플러스는 점유율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몸집 불리기를 통한 생사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정부 정책 방향성이 오리무중이라면 기업들의 올해 경영계획도 혼란을 빚을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다. 알뜰폰, 보편 요금제, 5G 관련 필수설비 공동활용, 가계통신비 인하 조건의 5G 인프라 비용 감면 등 논란이 되는 이슈에 대해서도 과기정통부는 별다른 방향성이나 구체적 내용을 제시하지 않았다. 정부 부처는 이름을 바꾸거나 실패한 정책을 다른 부처로 보내 면피라도 할 수 있지만, 기업은 적절한 기회를 놓치면 최악의 경우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 

골치 아픈 주제는 뒤로하고 수식어가 화려하게 붙는 영역에서만 정책을 발표하기 바빴던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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