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SK텔레콤] |
#1. "나 회사 다녀왔어." 아무도 없는 거실인데, 직장인 오준호(가명) 씨가 인사를 한다. 외로움에 지쳐 혼잣말을 내뱉은 것일까. 거실에 있는 홀로그램 인공지능(Hologram AI) 스피커에 말을 건넨 것이다. 오씨의 목소리를 인지한 아바타 '웬디'가 스르륵 나타나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한다. 웬디는 오씨에게 "오늘 힘들었냐"며 음악을 틀어준다.
#2. 일정을 자주 깜빡하는 대학생 지선형(가명) 씨는 외출할 때마다 홀로박스의 웬디를 스마트폰에 담고 다닌다. 지씨는 학교 가는 길에 웬디를 불러내 강의 일정을 물어보는 등 대화하면서 등교한다.
사람 모습의 아바타와 일상을 나누는 이들의 하루가 현실이 된다.
SK텔레콤은 인기 걸그룹 아바타와 대화할 수 있는 '홀로박스(HoloBox)'를 오는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8에서 공개한다고 22일 밝혔다.
홀로박스는 차세대 미디어 기술인 홀로그램(Hologram)에 SK텔레콤의 인공지능 플랫폼 '누구'(NUGU)를 결합해 인공지능(AI) 아바타와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할 수 있는 스피커 형태의 서비스다.
높이 365mm·지름 170mm 크기의 원통형 디자인으로, HD급 고화질 이미지로 아바타를 구현하기 위해 레이저 기반의 초단초점(Ultra Short Throw) 프로젝션 기술을 이용했다.
대화 맥락을 이해하는 인공지능, 몸짓과 표정까지 구현하는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음성 입출력이 가능한 마이크 등으로 구성됐다.
▲ [자료=SK텔레콤] |
특히 아바타 캐릭터의 부드러운 모션을 위해 'T리얼 아바타 프레임워크'(T real Avatar Framework)를 도입했다. 이를 적용하면 3D 캐릭터의 동작을 실제 사람의 행동에 맞춰서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캐릭터의 얼굴 표정 역시 약 100개 이상으로 세분화해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캐릭터를 스마트폰에서 증강현실로 불러내기 위해 T리얼 플랫폼(T real Platform)의 트랙킹 기술까지 적용,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홀로박스의 아바타를 이용 가능토록 했다.
홀로박스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나 스마트홈 등과도 연동된다. ▲조명, 제습기, 플러그, TV 등 가전기기 제어 ▲음악 추천 및 자동 재생 ▲날씨, 일정 등 정보 안내 ▲안부인사 등 다양한 정보와 편리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홀로박스에 SM엔터테인먼트의 인기 걸그룹 '레드벨벳'의 웬디를 실사화해 탑재했다. SK텔레콤과 한류 콘텐츠 대표 사업자인 SM엔터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의 성과라고 SK텔레콤은 강조했다. 양사는 앞으로도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홀로박스에 들어가는 웬디를 3D로 만든 곳은 국내 스타트업 '리얼리티 리플렉션'(Reality Reflection)이었다. 이 회사는 SK텔레콤이 지난해 진행한 5G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바 있고, 작년 말 비즈니스워치 보도로 이같은 협업 계획이 알려진 바 있다. 관련 기사 ☞ SK텔레콤 '누구'에 사람닮은 아바타 들어간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 기술을 바탕으로 대용량 콘텐츠인 홀로그램과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 환경에서 가상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증강현실 등 복합 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청사진을 지속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