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패키지 상품이 아닌 자유 여행으로 다녀왔다면 숙소 때문에 한번쯤 고민했을 것이다. 일본의 호텔, 비즈니스호텔, 호스텔, 료칸 등의 요금이 워낙 비싸 금전적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 같은 숙박공유 앱을 통해 민박을 이용할 수 있으나 현재 일본 정부는 민박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어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올 하반기부터 달라질 전망이다. 새로운 주택숙박 사업법이 시행되면서 저렴한 민박을 합법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마침 일본 최대 인터넷 기업 라쿠텐이 국내 숙박앱 야놀자와 손잡고 숙박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라 일본 여행을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게 됐다.
숙박앱 야놀자는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와 전략적 업무 제휴를 체결하고 양사가 보유한 숙박 및 여행 상품 정보를 교환, 한국과 일본 여행 고객에게 판매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 야놀자는 7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사옥에서 일본 라쿠텐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야놀자 김종윤 부대표, 이수진 대표, 라쿠텐 무네카츠 오타 대표, 켄시로 오기 사업총괄. |
라쿠텐 라이플은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이 부동산·주택정보 사이트 운영사 라이플과 작년 6월 공동출자(51 대 49 비율)해 설립한 라쿠텐의 자회사다. 일본 정부가 관광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숙박 규정을 완화하자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기 위해 만든 회사다.
일본 정부는 오는 6월15일부터 그동안 불법으로 규정했던 민박을 합법화하는 '주택숙박사업법'을 시행한다. 엄격한 관리 하에서 외국인 등도 민박의 예약 및 이용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다. 일본의 관광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데다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 등 대형 이벤트를 개최하기 위해선 지금의 숙박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라쿠텐 라이플은 새로운 숙박법 시행에 맞춰 민박 사이트 '베이케이션 스테이(Vacation STAY, 가칭)'를 오픈하고 민박 정보를 야놀자에 제공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이용자는 야놀자 사이트에서 일본의 민박 시설 객실 예약을 할 수 있게 된다.
세계적인 숙박공유앱 에어비앤비에서도 지금처럼 일본의 민박을 이용할 수 있으나 라쿠텐은 현지화한 서비스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는 "에어비앤비는 글로벌 플랫폼이라 로컬 서비스에선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라며 "라쿠텐과 야놀자는 각각 일본과 한국에 특화한 숙박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숙박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여행 상품을 공유할 예정이다. 야놀자에 등록된 숙박업주들 또한 라쿠텐 플랫폼을 통해 유입되는 일본을 비롯한 해외 여행객들을 보다 쉽게 유치해 공실 감소와 매출 향상 등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 무네카츠 오타 대표는 "한국 여행객들에게 흥미로운 여행지로 일본을 소개하고 인바운드 고객 수요를 확장하기 위해 야놀자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양사의 플랫폼에 더욱 많은 숙박 및 여행 상품들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