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가 최근 주가상승으로 예상치 못한 회계적 이슈에 직면했다. 부채로 인식하는 전환우선주의 가치가 오르면서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다. 회사는 단순 회계상 착시현상으로 향후 보통주 전환 시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2일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 52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순손실 41억원)와 비교해 적자폭이 커지면서 주가도 크게 흔들렸다.
13일 오후 2시 30분 기준 에이비엘바이오의 주가는 전일대비 9.6% 하락한 3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에이비엘바이오가 속한 코스닥 지수는 2.4% 떨어지는데 그쳤다.
당기순손실이 확대된 것은 최근 이중항체 기반의 ADC(항체약물접합체) 개발 기대감 등으로 주가가 상승하면서 39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 평가손실(금융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환우선주는 회계 기준상 자본이 아닌 부채로 인식된다. 만약 주가가 전환우선주 발행금액보다 더 오르면 그만큼의 증가분이 손실로 기록된다. 투자자가 전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발행금액보다 더 높은 주식가치를 회사가 제공하게 되기 때문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7월 주당 2만4229원에 전환우선주 577만8196주(총 발행금액 1399억원)를 발행했는데 지난 9월 말 주가는 3만1000원으로 이보다 27.9% 증가했다. 이로 인해 전체 발행금액의 약 30%가 손실로 반영됐다.
하지만 이 같은 손실은 회계적 착시에 가깝다. 보통주 전환의무가 이행되면 부채가 줄고 자본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향후 투자자들이 보통주로 전환할 때 커진 부채 전체가 자본으로 바뀌면서 평가손실로 줄어들었던 자본을 되살려줄 것"이라며 "전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확보한 R&D(연구개발) 자금은 은행 예금을 통해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회계적 이슈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는 것과 달리 시장은 에이비엘바이오의 사업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날 다올투자증권은 에이비엘바이오의 목표주가를 기존 4만5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리포트를 발간했다. 최근 사노피로부터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받은 'ABL301'을 비롯해 주요 파이프라인의 개발이 순항 중이기 때문이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의 퇴행성뇌질환 플랫폼(그랩바디-B)에 대한 증명이 되고 있어 추후 임상 성과에 따라 추가적인 기술이전이 기대된다"며 "2025년에는 파킨슨병 치료제뿐만 아니라 다수의 항암제 파이프라인의 임상 데이터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