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파격적인 요금제를 연이어 선보인 가운데 KT도 요금 경쟁에 뛰어 들었다. 지금보다 데이터 용량을 2~3배 늘린 LTE 요금제를 약정조건 없이 제공키로 한 것. 내년 5세대(5G) 통신 서비스 상용화를 앞두고 이동통신 3사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요금 할인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KT는 약정 없이 기존 데이터 선택 요금제 보다 2배에서 최대 3.3배 데이터 제공량을 늘린 ‘LTE 데이터 선택(무약정)’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월 3만2890원에 데이터 300메가바이트(MB)를 제공하던 기존 '데이터 선택 32.8'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은 1기가바이트(GB)로 3.3배 증가한다.
월 5만원대의 '데이터 선택 54.8 요금제'의 경우 데이터 용량이 6GB에서 12GB로 2배 늘어난다. 앞서 LG유플러스가 내놓은 요금 할인이 월 8만8000원의 고가 요금제에 맞춰 있는 것을 감안하면 KT는 저가 요금제에도 데이터 용량 확대를 통한 요금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KT는 자사 고객간 데이터를 쉽게 주고 받을 수 있는 전용 앱 서비스 ‘Y데이터박스’를 출시했다. 이를 이용하면 특정인 1명 혹은 최대 10명에게 데이터를 나눠줄 수 있다. 내 데이터 현황 확인과 데이터 관련 특화 서비스를 쉽게 설정할 수 있다.
아울러 KT는 로밍 요금제를 분 단위에서 초단위로 개편할 계획이다. KT는 올 하반기에 로밍 음성통화 요금을 기존 분 단위에서 초 단위로 부과하는 방식으로 개편할 예정이다. 국내 유일하게 제공하는 실시간 요금 알림 역시 초 단위로 제공한다.
이 외에도 KT는 기존 20% 선택약정 고객이 25%로 재약정 할 경우 잔여 약정기간 상관 없이 할인반환금 전액을 유예하도록 제도를 개편해 고객의 부담을 줄인다. 단말기 구매 없이 사용하던 핸드폰으로도 재약정 시 할인반환금이 유예되어 20% 요금할인을 사용중인 300만 고객들이 부담 없이 25% 요금할인으로 변경할 수 있다.
박현진 KT 유무선사업본부 본부장은 “저가 요금제에 최대 3.3배 데이터를 제공하는 무약정 요금제와 Y데이터박스, 선택약정 할인제도 개편 등이 KT 고객들에게 즐거운 혜택으로 다가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폭 넓은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LG유플러스가 국내 최초로 데이터·속도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한 이후 이통사들의 요금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통사들은 월정액 요금을 깎는 대신 제공하는 데이터 용량을 크게 확대하는 방식으로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이는 내년 3월 조기 상용화가 예정된 5G 서비스를 앞두고 고객의 이탈을 막으면서 지금보다 데이터 사용량이 급격히 확대될 5G 시대를 미리 경험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기에 정부가 제시하는 '보편적 데이터 요금제' 등의 요금 인하 압박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요금제 개편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내놓은 기본료 폐지 공약이 사실상 무산되자 월 2만원대로 데이터를 최대 1GB 제공하는 보편요금제 등으로 통신비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