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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감자 네이버]②포털, 법으로 다스린다?

  • 2018.05.09(수) 14:39

규제로 뉴스관리 책임 강화…경쟁력 저해도
구글·페이스북도 여론 형성…국내만 역차별

 

네이버 뉴스 댓글 조작 논란 이후 포털의 뉴스 서비스를 규제하는 법안이 쏟아지면서 자칫 인터넷 산업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자유로운 서비스 운영을 제약해 편의성을 떨어뜨리고 이용자 이탈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인터넷기업도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서비스를 운영하는데도 국내 포털의 뉴스 서비스만 문제 삼아 역차별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자칫 우리나라만 글로벌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 규제 적용시 서비스 편의 떨어져

 

정치권은 네이버 댓글 조작 논란 이후 뉴스 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 달 '드루킹'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한 조작 혐의로 구속된 이후 한 달 새 발의된 관련 법안만 13건일 정도다.

 

이들 법안이 발의된 것은 포털의 뉴스 서비스가 공적인 성격을 띄는 만큼 관리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기사를 모아 댓글을 달게 하고 추천 순으로 보여주면서 여론 형성 기능을 한다는 것. 이에 따라 여론 왜곡을 방지하고 정확히 전달할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일부 법안은 여론 관리 의무를 부과하는데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서비스 운영방안까지 규제하고 있다. 예컨대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들은 모두 기사를 누르면 언론사 사이트로 넘어가는 아웃링크를 의무적으로 도입하도록 했다.

 

강도 높은 규제가 쏟아지면서 포털의 자유로운 서비스 운영을 제약해 경쟁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비스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규제를 일괄 적용해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뉴스 서비스 개편 시 이용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아웃링크 등 일부 개편방안은 이용자 입장에선 선호할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아웃링크의 경우 언론사 사이트의 팝업 광고가 기사를 가리는데다 댓글을 달기도 어렵다는 것. 이 같이 서비스 운영을 제약했다간 불편을 느낀 이용자들이 이탈하고 국내 포털이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목소리가 있다.

 

포털의 뉴스 서비스를 정치권에서 규제하기보다 시장과 이용자의 판단에 맡기는 게 자연스럽다는 시각도 있다. 포털이 부실하게 서비스를 관리했다간 자연히 신뢰를 잃어 도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댓글 조작은 포털의 이용자 유치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뉴스 서비스 관리는 포털 자체적으로 서비스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진행할 일이지 의무는 아니다"고 말했다.

 

◇ 구글도 여론 형성하는데

 

뉴스 서비스 규제법안들이 국내 포털을 역차별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 인터넷기업도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버젓이 여론 형성 기능을 하는데도 국내 포털의 뉴스 서비스만 문제 삼기 때문이다.

 

차재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실장은 "해외 인터넷기업은 뉴스 서비스를 하지 않거나 이미 아웃링크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포털 규제 법안 통과 시에도 별 다른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외 인터넷기업은 뉴스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지 않을 뿐이지 여러 방식으로 여론을 형성하고 있어 국내 포털만 발목을 잡힌다는 반발이 거세다.

 

예컨대 구글은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를 통해 방송사의 뉴스 영상을 보여주고 실시간 방송을 지원한다. 유튜브의 뉴스 영상에도 국내 포털과 마찬가지로 댓글이 달린다. 추천 수가 높은 댓글을 화면 상단에 노출시키는 것도 같은 방식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사업자도 여론 형성 기능을 한다. SNS에 올린 글에 누군가 추천을 누르면 그와 친구관계인 이용자의 타임라인에도 뜬다. 즉 추천 수가 높을수록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확산되면서 여론으로 자리잡는 구조다.

 

이 같이 해외 인터넷 기업도 여론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데도 국내 포털의 뉴스 서비스만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결국 국내 포털만 원활한 서비스 운영에 제약을 받으면서 경쟁력이 뒷걸음질 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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