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코리아 지주사인 NXC 지분 매각을 포함해 다양한 변화방안을 고민중인 김정주 대표. 그는 왜 갑자기 게임사업을 포기하려는 카드까지 고민했을까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김 대표가 직접 설명에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과거 김 대표의 발언들을 하나하나 살펴봤다. 유추해 볼 사안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결과적으로 보면 게임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은 없지만 항상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의욕은 강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 "유저는 왜 가상공간서 사람을 만나려할까 공부해 새 것 만들겠다"
김정주 NXC 대표는 지난 2016년 7월1일 한국정보과학회가 제주도에서 개최한 '20세기 한국 컴퓨터 개발 역사 워크샵'에 발표자로 나선 적 있다.
김 대표는 당시 기네스북에 등재된 최장수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1996년 4월 상용서비스)'의 개발 과정을 설명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갔다.
'바람의 나라'는 게임과 네트워크가 연결된 최초의 프로그램이었다면서, 운좋게 IBM의 투자금을 조금 받아 개발을 시작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김 대표는 "당시 같이 일했던 박정협은 코딩을 좀 했고, 박원용은 그림을 좀 그렸고, 송재경이 거의 모든 것을 주도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1995년초 타이틀도 없었던 시절 '바람의 나라'란 만화로 그림을 만들어보자고 해서 두 페이지 짜리 계약서를 썼던 일화, 식사하러 나갔다가 동시접속자가 늘어나 사냥 콘텐츠가 고갈되면 재빨리 들어와 콘텐츠를 풀어야 했던 애피소드, 이후 서버확장·분산처리·부분유료화 등 개발과 서비스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지난 20년, 앞으로의 20년'이라는 마지막 내용을 설명하면서 "앞으로는 새로운 플랫폼, 새로운 기술이 제공하는 새로운 세상에서 사용자 욕구는 무엇인지, 그들은 왜 게임을 하는지, 왜 가상의 공간에서 사람들을 만나는지 더 공부하고 이해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새로운 것'이란 새로운 게임을 지칭하는지, 게임 이외의 새로운 콘텐츠를 의미하는지는 알 순 없다. 다만 새로운 세상에서 유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의지는 확고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 김정주 NXC 대표는 지난 2016년 7월1일 한국정보과학회가 제주도에서 개최한 '20세기 한국 컴퓨터 개발 역사 워크샵'에서 발표하고 있다. [자료=넥슨컴퓨터박물관 자료화면] |
◇ "다시 대학생이 된다면…게임을 또 하겠다는 건 아니고"
시간을 조금 더 거슬로 올라가도 김 대표의 새로운 것에 대한 욕망을 발견할 수 있다.
지난 2012년 열린 'TT콘서트-맨토에게 길을 묻다'에 맨토 자격으로 참석한 김 대표는 "내가 만약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온라인게임을 또하겠다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이 일하는 사람과 어울려 새로운 일을 하는 것,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즐겁다"면서 "만약 (대학생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회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넥슨도 처음 만든 회사는 아니다"면서 "그 전부터 하다 망하고를 여러번 했고, 그런게 즐거웠다"고 밝혔다. 'IT를 사업아이템으로 한 이유'에 대해서도 "내가 공부했던 분야와 일치했고, 그래서 좋은 사업기회가 있었다"면서 "난 아직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회사를 만들어가는 중이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또 '자신의 맨토가 누구냐'는 질문에 "어떤일을 하든지 세상엔 항상 참고자료가 있다"면서 "게임으로 성공한 회사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 산업에서 규모가 비슷한 회사들을 살펴보면 정답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슬럼프 극복방법과 관련 "제품이 안 팔리는 일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슬럼프 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라면서 "회사의 위기는 다른데서 오는데, 예를들면 친한 친구가 회사 떠날 때 등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