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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자체 플랫폼 찾는 BTS…'V라이브' 타격받나

  • 2019.11.21(목) 17:11

V라이브 최대 매출 '본보야지4' 기획사 플랫폼서 단독 방영
콘텐츠서비스 성장세 컸던 네이버 "기술력이 차별화" 우려낮춰

네이버 V LIVE(브이라이브)는 K-pop 아티스트들의 라이브와 웹드라마, 뷰티, 패션 등 다양한 주제의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글로벌 라이브 커뮤니티 플랫폼'입니다. 지난 2015년 론칭 후 아티스트와의 소통 창구이자 V라이브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 영상들로 젊은 층에게 많은 인기를 모았죠.

그런데 최근 V라이브에서 팔로우 수가 가장 많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V라이브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그간 V라이브를 통해 서비스하던 콘텐츠를 자체 플랫폼에서 단독 공개한 것인데요. 향후 아티스트들이 V라이브를 통하지 않고 자체 플랫폼을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V라이브의 주요 비즈니스모델은 유료 멤버십인 '팬십(FANSHIP)'과 특별영상을 판매하는 '브이라이브 플러스(V LIVE+)'입니다. 팬십은 쉽게 말해 월간 유료 멤버십입니다. 30일(4400원)·90일(1만3200원) 이용권을 구매하면 그 기간 동안 멤버십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영상, 사진 등을 볼 수 있죠.

V라이브 플러스는 라이브 공연 생중계나 인터뷰 등 특별 영상을 단편으로 구입해 시청할 수 있는 유료 콘텐츠를 말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6월 BTS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을 생중계한 것인데요. 당시 공연은 한국시간 기준 새벽 3시30분에 진행됐지만, 최다 동접 14만명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습니다. 가격은 3만3000원으로 지난 7월 월간 기준 최고 유료 콘텐츠로 꼽히기도 했죠.

V라이브에 있어 BTS는 굉장히 중요한 존재입니다. V라이브에 등록된 약 1200개의 채널 중 가장 구독자 수가 많은 채널이기 때문인데요. 21일 기준 BTS 채널 팔로워 수는 1615만명에 달합니다. 그 뒤를 잇는 2위 그룹은 823만명으로 2배가량 차이가 납니다. 팔로워 수의 차이는 팬십 가입자 수와 직결될 뿐만 아니라 V라이브플러스 구매와도 직결될 수밖에 없죠.

그런데 최근 BTS의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플랫폼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자회사 '비엔엑스'를 설립하고 지난 6월 팬 커뮤니티 플랫폼인 '위버스(Weverse)'를 론칭했습니다.

지난 8월 빅히트 회사 설명회에서 비엔엑스 서우석 대표는 위버스와 커머스 플랫폼인 위플리에 대해 "위버스와 위플리만 켜면 모든 게 가능한 '음악 산업계의 원스톱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었죠.

실제 위버스는 론칭 5개월 만에 370만 회원을 유치하는 등 대표적인 글로벌 팬 커뮤니티로 성장했습니다. 기존 팬카페의 역할 뿐만 아니라 BTS의 다양한 영상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업데이트 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BTS의 여행 리얼리티 예능인 '방탄소년단 본보야지 시즌4(BTS BON VOYAGE Season 4)'를 위버스에서 단독 방영해 화제가 됐는데요. 이전까지 본보야지 시리즈는 네이버 V라이브를 통해 단독 방영됐던 콘텐츠였습니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한 시즌을 출시하며 가장 많은 누적 판매수를 기록하고 있죠.

지난해 8월 네이버는 "V라이브 유료 거래액이 최근 230억원을 돌파했으며, 그중 가장 많이 구매된 콘텐츠가 본보야지 시리즈였다"고 밝히기도 했었습니다.

취재 결과 위버스 측은 네이버 V라이브를 통해 제공했던 콘텐츠를 위버스로 옮겨갈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는데요. 실제 본보야지 시리즈뿐 아니라 인기 예능인 '달려라 방탄(RUN BTS)'도 V라이브와 함께 위버스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V라이브를 통해 콘텐츠를 공개하는 것은 기획사의 전략적 선택이겠지만 글로벌적인 라이브 기술과 넓은 팬 데이터 등은 V라이브만의 차별화된 강점"이라며 "이같은 장점을 계속 가져가면서 차별화를 꾀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체적으로 제작한 콘텐츠는 기획사 자체 플랫폼을 통할 수 있지만 공연 라이브 생중계 등 기술이 필요한 부분은 결국 V라이브를 통할 수밖에 없다는 자신감인데요.

실제 BTS는 위버스가 활성화 된 이후에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나 팬미팅 등의 생중계를 V라이브에서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네이버 3분기 콘텐츠 부문 매출.

그럼에도 기획사의 자체 플랫폼 사례가 네이버에 위기로 인식되는 이유는 네이버의 사업 중 콘텐츠서비스 부문의 매출 성장세가 가장 크기 때문입니다.

올 3분기 웹툰, V라이브 사업 등이 포함된 콘텐츠 서비스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64.1% 성장했는데요. 이는 매출 비중으로는 가장 적지만 가장 높은 성장세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몇년간 네이버는 V라이브 등 콘텐츠 서비스를 앞세워 실적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바 있습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대표 선임 전까지 네이버 서비스 총괄이사를 맡으며 V라이브 서비스를 책임져왔고 대표 취임과 동시에 콘텐츠 강화에 심혈을 기울였죠.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한성숙 대표는 "V라이브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증가했다"며 "앞으로 혜택을 강화하고 사용성을 개선해 올해 안으로 100만 유료회원을 확보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비엔엑스는 위버스를 통해 BTS와 함께 빅히트의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쏘스뮤직의 여자친구의 커뮤니티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BTS뿐만 아니라 다른 아티스트들도 브이라이브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자체 채널이 늘어난 셈이죠. 빅히트의 자체 플랫폼 사업이 성공할 경우 다른 아티스트들의 소속사에서도 이같은 사업을 시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위버스는 개발자 수를 분리해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달 기준 임직원 수는 약 70명으로 급격하게 늘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기술력이 언제까지 통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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