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 기업 '그래프코어'가 한국에 진출한다.
그래프코어는 '지능처리장치(IPU:Intelligence Processing Unit)'라는 반도체로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주목받는 기업이다. 시스템반도체 육성에 나선 삼성전자가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델, 보쉬 등도 투자한 곳이다.
그래프코어의 한국 시장 진입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인 AI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인 경쟁 체제로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그래프코어는 최근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초대 지사장으로 강민우 사장을 선임했다.
강민우 사장은 데이터도메인, 블랙아이옵스, 퓨어스토리지 등 주로 외국계 컴퓨팅업계에서 한국 사업을 총괄한 인사다.
그래프코어는 2016년 영국에서 설립됐다. 나이절 툰 최고경영자(CEO)와 사이먼 놀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AI 시대와 머신러닝에 특화한 반도체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창업했다. 이들은 통신 칩 업체인 '아이세라'를 엔비디아에 매각한 바 있는 반도체 전문가다.
그래프코어가 독자 설계로 만든 IPU는 중앙처리장치(CPU)나 GPU와 달리 프로세서에 직접 메모리(온칩메모리)를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학습 및 추론 모델을 메모리에 적재한 후 바로 연산할 수 있게 해 CPU, D램, GPU 간 지연을 제거하고 연산 속도를 향상시켰다.
그래프코어의 IPU는 실제 글로벌 기업 컴퓨팅 시스템에 채택되면서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MS가 '애저'에 그래프코어 IPU를 채택한 게 대표적이다. MS는 자사의 핵심인 클라우드 서비스에 신생 기업 반도체를 택했다.
이 같은 기술력에 힘입어 그래프코어는 삼성전자, MS, 델, BMW, 보쉬 등으로부터 총 3억1000만달러(약 3600억원)를 투자 받았다. 구체적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삼성은 그래프코어에 상당한 비중의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