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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를 꿈꾸는 통신사]④꼬리표 붙은 공공성

  • 2020.02.05(수) 10:00

"M&A 조건, 이행여부 지켜봐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케이블TV방송사 인수가 마무리되고 통신3사의 OTT 전쟁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통신사의 IT기술과 자본력으로 미디어 콘텐츠 질이 향상될지, 통신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미디어시장에 다양성과 공공성은 위축되는 것은 아닐지 등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비즈니스워치는 통신사 중심의 미디어시장에 어떠한 변화와 영향이 나타날지 짚어본다. [편집자]

통신사 주도의 유료방송 업계 인수·합병(M&A)이 마무리 수순을 밟으면서 지역성 유지와 같은 미디어 다양성 보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전국 단위 기업이 주도한 미디어 시장 재편은 지역성보다는 수익성 제고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미디어 빅뱅 시대에 대응하려면 이같은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성 제고가 요구되는 것도 사실이나, 많은 사람에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의 특성상 지역성을 간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주무부처가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 LG유플러스-CJ헬로 인수 건을 인가하면서 지역성 조건을 다양하게 부과했지만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LG유플러스-CJ헬로 조건 살펴보니

실제로 과기정통부가 LG유플러스-CJ헬로를 인수를 인가하면서 부과한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 및 공익성의 실현 가능성' 등 지역성 관련 조건을 살펴보면 지역성 약화에 대한 우려와 대책들이 동시에 드러난다.

물론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에 대해 CJ헬로의 지역채널 정체성 확보 및 지역사회 기여를 위한 다양한 계획을 제시했다며 지역성 강화 의지는 반영됐다고 판단했다.

LG유플러스는 지역채널에 향후 5년(2019~2023년)간 1939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과거 5년 대비 490억원 증액한 것이다. 또 2019년 대비 2023년 지역채널의 본방 비율과 자체제작 비율도 각각 1.3%포인트, 2.5%포인트 제고할 방침이다.

다만 지역채널 시청규모 축소와 실질적인 지역성 약화, 직사(직접사용)‧지역채널의 독립성 훼손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고 과기정통부는 지적했다.

지역채널 수신의 경우 전국사업자인 IPTV의 SO 인수로 인해 지역채널 시청 규모 축소 등 SO에 부여된 지역성 구현 책무 약화가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과기정통부는 "여러 SO를 보유하고 있는 CJ헬로(CJ헬로하나방송 포함)는 전체 24개 중 7개 SO가 8VSB 기본상품(최저가상품)에 지역채널이 미포함됐다"며 "지역채널 시청 가능 가입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조건을 부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CJ헬로는 8VSB 기본상품에 지역채널을 포함하고, LG유플러스는 지역채널 콘텐츠를 '무료 VOD'로 제공하도록 했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이것만으로는 불안정하지만, 인수 기업이 콘텐츠를 구매 후 무료로 트는 방식이므로 피인수 기업의 지역성 콘텐츠 제작비용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과기정통부는 아울러 IPTV와 같은 전국 사업자의 SO 인수는 지역채널의 광역화를 가속화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지역성 가치 훼손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CJ헬로 지역채널의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투자규모와 본방송 비율, 지역보도(재난방송 등), 지역 밀착형 콘텐츠 비중 확대 등과 관련한 계획을 수립해 승인일로부터 3개월 내 과기정통부장관에 제출하기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한 이행 실적도 매년 제출해야 한다.

◇ 더 복잡한 SKB-티브로드…"이행여부 지속 모니터링"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경우는 합병인 탓에 LG유플러스 사례보다 다소 더 복잡하다.

과기정통부는 앞선 사례와 마찬가지로 이들의 지역채널 정체성 확보와 지역사회 기여를 위한 다양한 계획에 대해서는 의지가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SK브로드밴드는 지역채널에 향후 5년(2020~2024년)간 1793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는 과거 5년 대비 553억원 증액된 것이다. 또 2019년 대비 2024년의 본방 비율은 6.0%포인트, 자체제작 비율도 4.0%포인트 높일 방침이다.

또 지역민 제작 지원 및 미디어 교육을 위한 '미디어창작지원센터'를 오는 2021년까지 구축하는데 3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그러나 LG유플러스 사례와 같이 지역채널의 시청규모 축소, 실질적인 지역성 약화, 직사‧지역채널의 독립성 훼손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고 과기정통부는 지적했다.

이에 거의 유사한 조건들이 붙었다. 8VSB 기본상품에 지역채널을 포함하는 등 현행 방식을 유지하고, SK브로드밴드는 지역채널 콘텐츠를 무료 VOD로 제공하라는 것이다. 지역채널 투자규모, 본방송 비율 등 지역채널 운영계획을 제출하고 이와 관련한 실적을 제출하라는 내용도 그렇다.

이와 함께 SK브로드밴드는 지역과의 상생방안을 포함한 공적책임 확보방안을 마련해 변경허가‧승인일로부터 6개월 이내 과기정통부장관에 제출하라고 요구받았다.

티브로드가 운영하던 권역별 지역채널을 합병 이전보다 광역화해 운영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도 붙었다. SK브로드밴드가 사업계획서에서 제시한 유료방송 역무별(SO, IPTV) 분리·독립적 운영 방안도 오는 2022년까지 유지해야 한다.

이처럼 SO와 IPTV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 점이 LG유플러스-CJ헬로 건과 가장 다른 대목으로 파악된다.

이런 까닭에 업계 일각에선 M&A 기업들의 이행 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부처의 인가 조건이 붙으면서 지역성 유지 혹은 강화에 대한 우려와 대안이 함께 제기됐으나 관건은 지속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특히 딜라이브, 현대HCN 등 나머지 케이블TV 사업자에 대한 M&A가 추가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보이는 만큼 선례를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충분하진 않지만 현행법상 조건을 세게 붙인 것으로 본다"며 "정부와 사업자 모두 공개적으로 약속한 것이므로 제대로 이행되는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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