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미디어를 꿈꾸는 통신사]③콘텐츠는 풍요로워질까

  • 2020.02.04(화) 16:50

SKT·LGU+, 콘텐츠 투자 계획 밝혀
구체적인 청사진은 없어 지켜봐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케이블TV방송사 인수가 마무리되고 통신3사의 OTT 전쟁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통신사의 IT기술과 자본력으로 미디어 콘텐츠 질이 향상될지, 통신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미디어시장에 다양성과 공공성은 위축되는 것은 아닐지 등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비즈니스워치는 통신사 중심의 미디어시장에 어떠한 변화와 영향이 나타날지 짚어본다. [편집자]

국내 이통통신사들이 미디어 시장에 진출하는 상황에서 이용자 입장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콘텐츠가 다양해질 수 있을지다. 케이블TV방송사를 인수하고 OTT에 직접 진출하는 이통사들은 각 사마다 콘텐트 투자 규모를 발표했다. '킬러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를 잡기 위해서라도 이통사들은 매력적인 콘텐츠 개발에 앞장설 것으로 예상된다.

콘텐츠 투자 늘려라

이통사들은 케이블TV방송사를 인수하고 OTT를 출시하면서 콘텐츠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티브로드를 인수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오는 2024년까지 향후 5년간 4조621억원을 콘텐츠에 투자한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시했다. 이는 지난 2014~2018년에 투자한 규모 대비 78.9%(1조7911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케이블TV에 8937억원, IPTV에 2조2434억원, OTT(웨이브)·모바일 기반 콘텐츠에 92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보다 구체적인 투자계획은 티브로드 합병 승인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과기정통부에 제출하게 된다.

지난해 지상파3사와 연합해 출범한 웨이브는 외부 펀딩 자금 및 콘텐츠 투자 수익 재투자 등을 포함해 2023년까지 3000억원을 콘텐츠에 투자한다.

LG유플러스도 LG헬로비전(CJ헬로)에 대한 인수 승인을 받을 당시 과기정통부에 투자 계획을 제출했다. 향후 5년간 LG유플러스는 2조6723억원, CJ헬로는 1조1239억원을 콘텐츠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과거 5년에 비해 각각 110.6%, 23.2%가 증가한 규모다. LG유플러스는 IPTV 콘텐츠와 함께 실감형·양방향 콘텐츠와 케이블TV와의 연동 서비스 개발 등 다양한 콘텐츠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다.

'킬러 콘텐츠' 확보가 경쟁력

TV 방송과 스마트폰을 통한 영상 소비 콘텐츠가 크게 구분되지 않는 상황에서 유료방송이나 OTT 플랫폼은 '킬러 콘텐츠' 확보가 경쟁력이다.

킬러 콘텐츠 확보를 위한 투자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하거나 ▲해외 콘텐츠를 들여오거나 ▲국내 방송채널사에 대한 콘텐츠 사용료를 확대하는 등으로 나뉜다.

국내 IPTV 및 OTT는 그동안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해왔다. 웨이브와 합쳐진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는 '나는 길에서 연예인을 주웠다', '엑소의 사다리타고 세계여행' 등을 선보였으며 웨이브는 지난해 오리지널 자체 드라마인 '조선로코 녹두전'을 KBS를 통해 방영하기도 했다.

KT의 올래tv모바일을 통해 '연남동 패밀리' 등을, 최근에는 OTT 서비스 '시즌(Seezn)'을 통해 아이돌이 출연한 웹예능이나 웹드라마, 웹 영화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했다. LG유플러스도 영유아 및 시니어 맞춤 콘텐츠 등을 선보였다.

또 LG유플러스와 딜라이브가 넷플릭스 콘텐츠를 강화하면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접근성을 낮추고 왓챠가 HBO의 '체르노빌'을 독점 론칭하면서 가입자를 확보했듯이 해외 콘텐츠 수급에도 경쟁적이다.

딜라이브도 이러한 경쟁에 의식한 듯 올해 초 콘텐츠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딜라이브 측은 "넷플릭스 외에도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킬러 콘텐츠와의 협업을 통해 딜라이브플러스 OTT 박스의 밸류를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이다"라며 "이외에도 딜라이브에서만 볼 수 있는 '딜라이브 온리(Only)' 콘텐츠를 강화해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콘텐츠 수요는 늘어나지만, 방송사 협상력도↑

콘텐츠 투자가 확대되지만 국내 방송 콘텐츠 제작사 및 채널은 우려가 앞선 입장이다. 이통사에서 밝힌 투자 확대가 콘텐츠 산업을 위한 제작비용에 대한 것인지 다른 부가적인 부분에 대한 투자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관계자는 "IPTV 출범 당시에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케이블TV와는 다른 새로운 미디어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면서 "이번에도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되지 않아 투자가 콘텐츠를 위해 어떻게 사용될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IPTV를 운영하고 있는 이통사의 케이블TV방송사 인수로 PP(방송채널사업자) 프로그램사용료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과 함께 유료방송사가 덩치가 커진만큼 협상력이 높아지는 것도 PP사업자들에겐 우려되는 부분이다. 프로그램사용료는 콘텐츠 제작비용으로 사용된다. 케이블TV방송사는 PP사업자들에게 프로그램사용료를 수신료 매출의 25% 이상을 분배하고 있지만 IPTV 사업자는 15%를 분배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사전동의 조건 관련 "향후 합병법인이 투자 계획을 제출 할 때 ▲자체콘텐츠 투자 계획과 콘텐츠산업 일반에 대한 투자 계획을 구분하고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를 구분해 제출해 보다 투명하고 명확하게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미디어를 꿈꾸는 통신사]①2차 M&A 눈치전
[미디어를 꿈꾸는 통신사]②목표는 '스마트 파이프'
[미디어를 꿈꾸는 통신사]④꼬리표 붙은 공공성
[미디어를 꿈꾸는 통신사]⑤美 합병성적 저조 '우리는…'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