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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를 꿈꾸는 통신사]①2차 M&A 눈치전

  • 2020.01.30(목) 11:23

유료방송·미디어 시장 재편 2차전 돌입
KT, 1위 유지 위해 딜라이브 인수 속도?
SKB, 추가 M&A 가능성도 거론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케이블TV방송사 인수가 마무리되고 통신3사의 OTT 전쟁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통신사의 IT기술과 자본력으로 미디어 콘텐츠 질이 향상될지, 통신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미디어시장에 다양성과 공공성은 위축되는 것은 아닐지 등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비즈니스워치는 통신사 중심의 미디어시장에 어떠한 변화와 영향이 나타날지 짚어본다. [편집자]

지난달 15일 LG유플러스가 CJ헬로(현 LG헬로비전)를 인수한데 이어 SK텔레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이 최종 승인되면서 유료방송 시장재편이 마무리됐다. 인터넷TV(IPTV)를 주도하는 통신사가 케이블TV 업계 1~2위를 모두 끌어안으면서 유료방송 시장도 통신사 중심으로 완성된 것이다.

재편에 따라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KT 계열의 점유율이 31.31%, LG유플러스 계열의 합산 점유율이 24.72%,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의 합산 점유율이 24.03%로 변경된다. 이전까지 12.44%의 점유율로 3위에 머물렀던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1위인 CJ헬로를 품으며 2위로 올라섰다. 그간 시장 2위를 유지하던 SK브로드밴드가 약 0.7%p 격차로 그 뒤를 바짝 쫓는 모양새가 됐다.

유료방송 시장의 통신사 3강 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업계에서는 추가 M&A(인수합병)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가장 유력한 대상으로는 딜라이브와 CMB, 현대HCN 등이 꼽힌다.

1위 위협받는 KT…딜라이브 인수 손댈까

특히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KT의 경우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LG유플러스에 이어 SK브로드밴드까지 합병 절차를 마무리짓게 되면 압도적인 1위였던 KT군(KT·KT스카이라이프)과의 격차가 7%p대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전히 1위지만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KT 역시 M&A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그간 KT는 딜라이브 인수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하지만 KT의 발목을 잡는 것은 합산규제다. 합산규제란 IPTV,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사업자의 점유율이 전체 가입자 수의 3분의 1(33%)을 넘지 못하게 한 것이다. KT가 딜라이브(6.45%)를 인수하게 되면 KT의 총점유율은 37% 이상을 넘어서 합산규제에 반하게 된다.

KT가 M&A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회에서 합산규제를 대신할 사후규제안을 내놓겠다고 했으나 이마저도 지지부진하면서 KT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차기 CEO에 구현모 사장이 내정되면서 딜라이브 인수 성사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구현모 CEO 내정자가 앞서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으로서 미디어 분야 사업을 주도해왔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합산규제가 '낡은 규제'라는 것에 공감하고 있는 것도 KT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지난 13일 '2020년 과학기술·정통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구현모 CEO 내정자는 M&A에 대한 질문에 "2월 중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SKB, 추가 M&A 가능성 솔솔

3위로 물러난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에 이어 또 다른 M&A를 진행할 가능성 또한 높다. SK브로드밴드가 시장 점유율 4.07%인 현대HCN를 인수하게 되면 점유율 28.1%로 LG유플러스를 앞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업계에서는 SK브로드밴드가 현대HCN과의 합병을 추진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현대HCN의 최대주주인 현대홈쇼핑이 "합병 또는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하며 소문은 잦아들었지만 이날 현대HCN 주가는 장초반 20% 가까이 치솟으며 시장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대HCN은 딜라이브보다 시장 점유율은 낮지만 더 매력 있는 매물이기도 하다. 서울 지역 중에서도 알짜 권역으로 꼽히는 서초·관악·동작 지역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딜라이브 채권단이 매각가로 1조원이 넘는 가격을 내세우는 반면, 현대HCN 매각가는 7000억원 정도로 알려져 가격적 이점도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17일 '2020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추가 M&A와 관련해 "티브로드와의 합병 작업이 마무리돼야 가능하다"며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만약 KT가 딜라이브를, SK브로드밴드가 현대HCN를 인수합병하게 되면 KT군의 점유율은 37.76%, SK군은 28.1%, LG유플러스 24.72%로 통신사의 유료방송 점유율은 90.58%로 90%를 넘어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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