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채굴 반감기(halving)와 제도권 진입 등 연이은 호재에도 코로나19 여파로 가격이 반토막 나는 위기를 맞았다.
16일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2일(현지시간) 4970.79달러로 마감하는 등 올해 최고가 1만142달러 대비 51%나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3일 한때 4106.98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하락은 지난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실제로 이달 11일만 해도 비트코인 가격은 7911.43달러였다.
비트코인의 이번 하락세는 시장에 어느때보다 더욱 큰 실망감을 주고 있다. 비트코인은 올해 5월 반감기를 앞두고 있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감기가 오면 채굴에 대한 보상으로 새롭게 발행되는 비트코인의 양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되므로 수요-공급의 원리에 따라 가격이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오는 5월 초 비트코인 반감기 진행되면 채굴에 따른 비트코인 보상이 기준 12.5개에서 6.25개로 감소할 예정이다. 이번 반감기는 2012년, 2016년 이후 세번째다. 이런 까닭에 연초 가격인 7200.17달러에서 1만달러를 돌파했던 것이다.
게다가 국내에선 지난 5일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특금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가상화폐의 제도권 진입에 대한 기대감도 더해진 상황이라 실망감이 더욱 크다.
특금법은 가상화폐 사업자에 대한 준허가제 도입과 금융권 수준의 자금세탁 방지 의무 부과가 골자다.
공교롭게도 지난 6일 비트코인 가격은 9122.55달러로 이번달 최고점을 기록한 바 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긍정적 측면부터 보면, 포브스 등 외신은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세계적 유동성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같은 하락은 과잉 반응이므로 저가 매수 기회일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내놓고 있다.
그러나 "돈을 모두 잃을 것에 준비해야 한다"고 발언한 앤드류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 총재 지명자 등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전망도 있다. 이와 함께 시장 반응이 북미·유럽보다 빠른 한국과 같은 아시아 시장의 반응을 주목해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