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카카오톡 출시 10년을 맞아 여민수·조수용 투톱 체제를 이어간다. 양 대표의 안정적 운영으로 내실을 더욱 다져 장기적 발전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2018년부터 임기를 시작한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의 연임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대표이사 임기는 2년으로, 오는 2022년 정기 주주총회 때 까지다.
카카오가 2014년 10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한 후 대표를 재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여민수·조수용 체제가 카카오의 실적 개선 등 내실 다지기에 성공한 점을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가 선임되기 전인 2017년 카카오 연결 매출은 1조9724억원, 영업이익은 1650억원에 불과했다. 이들 공동대표가 임기를 시작한 2018년 매출액은 전년보다 23% 증가한 2조4167억원, 영업이익은 56% 감소한 729억원을 나타냈고, 지난해는 매출액이 전년보다 28% 상승한 3조898억원, 영업이익은 183% 증가한 2066억원을 기록했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는 각각 광고와 기업 브랜드 전문가다. 여민수 대표는 오리콤 광고기획과 LG애드 광고기획, NHN e비즈 부문장, 이베이코리아 상무, LG전자 글로벌 마케팅 부문 상무 등을 역임한 뒤 2016년 8월 카카오 광고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으로 왔다.
조수용 대표는 네이버에서 마케팅과 디자인 총괄 부문장을 거쳐 2016년 12월 카카오의 브랜드 디자인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돼, 공동체브랜드센터장도 역임했다. 이들이 힘을 모아 카카오톡 선물하기, 톡스토어, 톡보드(카톡 기반 광고 플랫폼) 등이 있는 사업인 '톡비즈'가 급성장해 카카오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공동대표 체제 자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음과 합병한 이후 최세훈·이석우 두 대표가 회사를 이끈 바 있다. 이후 2015년 9월 투자 전문가인 임지훈 단독 대표 체제로 바꾼 뒤 게임·음원·내비게이션 등 분야의 회사를 쉼없이 인수합병(M&A)하면서 몸집을 불렸다. 이에 따라 작년 9월 말 기준 카카오의 국내 계열사는 76개에 달하며, 해외 계열사도 29개사에 이른다.
이번 연임을 통해 카카오는 내실 다지기를 넘어 굳히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간 그랬듯 기업 이미지 개선과 실적 개선 등 두마리 토끼 잡기에도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카카오는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카카오 공동체 간 시너지를 더욱 확대하는 동시에 플랫폼 경쟁력 강화, 사회적 책임 실현, IT 혁신의 가속화를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해로 서비스 10주년을 맞이한 카카오톡이 앞으로 더욱 장수하기 위한 체제라는 것이다.
여민수 공동대표는 "새로운 10년을 위해 도약하는 길목에서, 카카오가 일상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쉼없이 혁신과 진화를 거듭해 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가는 것이 미션이라고 생각한다"며 "카카오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주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할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조수용 공동대표도 "사람, 기술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카카오가 일조할 수 있도록 크루들과 치열하게 고민해 나갈 것"이라며 "이용자, 파트너 등 이해관계자와 주주들에게 더 큰 가치를 선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카카오는 김범수 창업자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 등 총 6개 의안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또 사외이사 3인을 새롭게 선임했다.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는 윤석 윤앤코 대표이사,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박새롬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조교수다. 조규진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재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