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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 다 갈아엎어주세요"…LG전자 스마트폰 새 전략짠다

  • 2020.03.30(월) 16:40

G시리즈 버리고 브랜드 전면 개편…5월 새 브랜드
국내 '매스 프리미엄폰' 해외 '프리미엄 5G폰' 공략

LG전자가 스마트폰 전략을 대대적으로 갈아엎는다. V시리즈와 G시리즈로 이원화했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을 6년만에 내려놨다. 작년 5G 통신 서비스가 도입된 국내에는 '매스(대중) 프리미엄' 스마트폰, 올해 5G 태동기에 접어든 해외 시장에는 5G 스마트폰을 내놓는 등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함으로써 적자 해소에 한 발 더 다가간다는 전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5월 선보이는 올해 첫 스마트폰부터 새로운 브랜드를 적용한다. 당초 업계에서는 해당 제품이 새로운 G시리즈로 제품명은 'G9 씽큐'가 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구체적인 제품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제품별 디자인을 강조한 네이밍을 적용할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과거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 '프라다폰', '초콜릿폰' 등 디자인에서 착안한 제품명이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스마트폰도 이같은 네이밍을 통해 승부를 보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V시리즈의 경우 교체 여부가 아직 불분명하다. V60 씽큐가 지난달 미국과 일본에 출시돼 이름을 알리고 있는 만큼 브랜드명을 변경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향후 V60 씽큐의 판매 성과가 브랜드명 변경의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LG전자 V60 씽큐.

V·G 정체성 변화 주기 빨라졌다 

그간 G시리즈와 V시리즈의 정체성은 꾸준히 변모해왔다. 다만 변화의 주기는 점차 빨라지는 추세다.

G시리즈의 첫 시작은 2012년 선보인 '옵티머스G'였다. 당시 옵티머스G는 일명 회장님폰으로 불리며 3개월만에 100만대를 판매하는 등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이후 출시한 G시리즈 성적이 예상을 밑돌자 2015년부터는 V시리즈라는 새로운 라인업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랜드를 이원화했다.

당시 G시리즈는 폭넓은 고객층을 상대로 한 사용성을 장점으로 내세웠다면, V시리즈는 멀티미디어 기능을 중시하는 세대를 위해 동영상과 오디오 기능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었다. 차로 빗대면 G시리즈는 세단, V시리즈는 SUV라고 볼 수 있는 셈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 G시리즈와 V시리즈의 차별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이에 LG전자는 2018년 G시리즈에 LCD(액정표시장치), V시리즈에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적용했다.

나아가 지난해 G시리즈는 LTE, V시리즈는 5G를 적용해 차별성을 더했다. 기존까지 상반기 G 시리즈, 하반기 V 시리즈로 고정됐던 출시 기준도 없애고 상반기 V50 씽큐와 G8 씽큐를 동시에 선보였다.

LG전자는 같은 해 하반기 또 변화를 꾀했다. 전작을 계승한 V50S 씽큐와 G8X 씽큐를 하반기 전략폰으로 선보이면서 V50S은 국내, G8X는 해외에서만 출시한 것이다. V60을 해외서만 출시하고, 국내서 G시리즈의 후속으로 선보일 매스 프리미엄폰에 5G를 적용한 최근의 결정과는 완전히 상반된 것이다.

5G 대중화 노린 '매스 프리미엄폰'

이처럼 변화의 폭이 커지고 주기가 빨라진 것은 스마트폰 시장 변화가 그만큼 격동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5G가 도입되면서 시장 상황은 빠르게 바뀌었다.

국내의 경우 작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하며 시장이 안정화에 접어든 반면, 미국·일본 등 해외에서는 5G 시장이 이제 본격적으로 태동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V시리즈를 5G폰, G시리즈를 LTE폰으로 이분화해 각각 국내와 해외를 공략하는 것이 적절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5G가 본격화될 해외에서는 5G 프리미엄폰, 대중화가 필요한 국내에서는 5G 가성비폰을 내놓는 것이 적절한 상황이 됐다. 국가별 5G 도입 차이에 따른 전략 수정인 셈이다.

이에 따라 G시리즈를 이을 매스 프리미엄폰은 5G폰으로 출시되는 대신 이전에 비해 가격 부담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프리미엄급 사양은 유지하면서 가격대는 80만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지금까지 국내 5G폰 중 출고가가 100만원 이하로 떨어졌던 제품은 없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부터 해외 시장에서는 이동통신사들이 높은 마케팅 비용을 들여 5G 가입자를 끌어모으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국내에서는 5G 시장 안정화에 따라 작년에 비해 이통사 마케팅 비용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내의 경우 제조사에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단말을 출시해 소비자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택하는 게 맞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연모號 MC…2021년 도약 가능할까

이같은 전략 수정에는 지난해 취임한 이연모 MC사업본부장의 의지가 강력히 반영돼 있다. 이연모 본부장은 취임 후 V60 씽큐를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만 출시하기로 하고,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 예정이던 'MWC 2020' 불참 여부를 전세계에서 최초로 결정하는 등 유연한 대응 방식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19분기 연속 적자 늪에 빠진 MC사업본부의 회생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조3208억원과 영업손실 3322억원을 기록하며 1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LG전자의 지휘봉을 잡은 권봉석 대표는 스마트폰 흑자전환 목표를 2021년으로 정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V60 5G의 북미, 일본 출시와 디자인의 변화를 도모한 G9의 한국시장 타깃, 4분기 혁신적인 뉴 폼팩터의 스마트폰 출시를 통해 재기를 도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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