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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키운 IP 하나 열 게임 안 부러운 이유

  • 2020.05.26(화) 17:35

'리니지'·'던전앤파이터' 강력 IP가 회사가치 올려
IP 권리 확보 후 실적 개선 기대

주요 게임사들의 IP(지식재산권)가 실적뿐 아니라 기업 가치까지 흔들면서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리니지', '던전앤파이터' 등 누구나 알만한 잘 키운 IP 하나가 회사 전체를 하드캐리하는 양상이다.

리니지 밖에 없다? 리니지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말 출시한 리니지2M 흥행에 힘입어 지난 1분기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호실적을 기록한 이후 상장 이래 처음으로 80만원대를 돌파했다. 시가총액 역시 지난해 말 25위에서 현재 15위까지 올랐으며 전일 장중에는 현대모비스를 제치고 시총 순위 13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간 엔씨는 리니지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문제로 지적되곤 했다. 리니지의 뒤를 이을 IP의 부재로, 리니지 인기가 떨어지면 실적이 곤두박질 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리니지2M의 성공으로 이같은 우려의 목소리는 잠잠해진 분위기다. 오히려 리니지 IP 기반 게임을 통해 국내에 쏠려 있는 매출 구조를 해외로 확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황승택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신규게임과 리니지2M의 해외진출은 중장기 성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이슈"라며 "기존 게임들의 성과를 토대로 신규 게임의 흥행 기대치가 높고 해외 진출도 소기의 성과를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던파' 등에 업고 시총 최대치 돌파

넥슨 역시 '던전앤파이터' IP 기반 모바일 게임의 중국 진출 예고 덕분에 기업 가치가 크게 올랐다. 올 여름 출시를 목표로 하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중국에서 사전예약자 4000만명을 넘기며 큰 화제가 됐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은 지난 15일 주당 2152엔에 마감하며 시가총액 약 1조9000억엔(2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시총 20조원을 돌파한 것은 한국 게임업체 중 최초다.

온라인 강자 타이틀이 강했던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뿐만 아니라 여러 유명 자체 IP를 활용해 모바일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규 IP인 'V4'의 장기 흥행 궤도에 진입했으며, 오리지널 IP 중 하나인 '카트라이더'의 신작 모바일 게임인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아울러 내달 10일 '피파 모바일'도 출격을 앞뒀고 '바람의나라 : 연'도 개발에 한창이다.

특히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경우 26일 기준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와 구글플레이 스토어 최고매출 4위를 기록했다. 출시 3일 만에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 10위권 안에 진입한 후 꾸준한 상승세다.

서비스 16주년을 앞둔 장수 IP지만 카트라이더에 익숙한 기존 세대뿐 아니라 1020대까지 끌어모은 것이 흥행을 이끌었다는 것이 넥슨 측 설명이다. 앱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국내 이용자 중 절반 가량인 46.5%가 10대였다. 30대가 19.9%, 20대 16.0%, 40대 13.8% 순으로 뒤를 이었다.

넥슨 관계자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원작의 향수를 모바일에서 재현한 것은 물론 드리프트에 생소했던 어린이·청소년까지 불러모았다"며 "캐주얼 장르로서 놀라운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기반을 다양한 연령층으로 마련한 셈"이라고 부연했다.

IP 권리 인정받으면 실적에도 영향

위메이드는 '미르의전설' IP 관련 중재에서 승소 분위기를 이어가는 등 약 20년간 지리하게 이어진 분쟁의 결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22일 위메이드는 중국 게임회사 지우링을 상대로 대한상사중재원에 제기한 라이선스 계약 위반 및 로열티 미지급 중재에서 승소판정을 받았다. 판결로 인한 배상금은 이자비용을 포함해 2946억원이다. 이는 위메이드의 지난 한 해 매출의 2.5배가 넘는 수준이다.

중재 절차가 마무리돼 배상금을 받고 중국 게임사들과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관계를 이어가게 되면 높은 수준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그간 위메이드는 미르 IP 분쟁의 여파로 지지부진한 실적을 기록해왔다.

위메이드는 단일 게임 중 이례적으로 큰 배상금 지급 판결이 내려진 만큼 현재 싱가포르에서 진행 중인 셩취게임즈(구 샨다게임즈)와의 미르의 전설2 중재에서도 큰 규모의 배상금 판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르2 소송 관련 배상금은 약 6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배상금 규모도 중요하지만 중국 내에서 위메이드가 미르 IP의 저작권 권리를 주장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미르 IP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라이선스 사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 진행 중인 여러 중재의 결론이 나면) 중국 내 미르 IP 저작권 권리 관계가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라이선스 사업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위메이드는 중재 판결의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받아 미르 IP의 권리를 공식적으로 행사하는 동시에, 오는 6월 미르4를 시작으로 미르 트릴로지 신작 출시에도 시동을 건다는 구상이다. 현재 신작 모바일게임 3종인 '미르 트릴로지' 오픈 준비를 빈틈없이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6월 미르4를 시작으로 미르W, 미르M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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